해동염사/고조선 광부 처 여옥과 여용

第三編. 烈女·貞婦女[제3편. 열녀, 정부녀]
箜篌引 (공후인)哀話 (애화) 古朝鮮 (고조선) 狂夫 (광부) ()

—朝鮮 最初 女流 音樂家 麗玉 麗容—

여옥은 위만 조선 시대(衛滿 朝鮮 時代)에 패하(浿河—今 大同江)에서 사공 노릇하던 곽리자고(霍里子高)의 처였다. 집안이 미천하고 가난한 탓으로 비록 나룻배 사공에게로 시집을 갔으나 이름 글자 그대로 얼굴이 옥같이 곱고 음악을 잘하는 중 특히 공후(箜篌)라는 기악이 명수였으니 우리 조선 역사상으로 본다면 아마도 그가 최초의 여류음악가일 것이다. 그의 남편 자고는 어느 날 새벽에 일찌기 일어나 전과 같이 강으로 가서 배를 젓고 있었다. 그 배가 점점 중류에 이를 즈음에 저편을 바라보니 어떤 노인 하나가 하얗게 센 머리를 풀어 헤뜨리고 강가로 달려오더니 배를 건너 달라는 말도 없이 그냥 깊은 물을 막 건너오려고 뛰어든다. 아무리 보아도 그 노인은 술이 취한 사람이 아니면 미친 광객이었다.

그 뒤에는 그의 마누라가 쫓아 와서 그 노인을 붙잡으며 물이 위험하니 제발 건너가지를 말라고 애를 쓰며 만류한다. 그러나 그 미친 노인은 성낸 황소 모양으로 인정도 사정도 다 모르는 듯이 뿌리치고 건너갈쑤록 물은 점점 깊고 물결이 또한 심하니 늙고 약한 아내로서는 더 다시 쫓아가서 말릴 수도 없고 하여 다만 애를 태우고 소리를 치며 도로 나오라고 야단을 할 뿐이었다. 그러나 그 늙은이는 자꾸자꾸 들어가다가 필경은 그 사납고 무정한 물껼이 내밀리는 바람에 그만 물속으로 싸여 들어가서 불과 몇 분 동안에 수중 원귀가 되고 말았다. 그 얼마나 가련하고 비참한 일이냐. 그의 마누라는 할 수 없이 강가에 홀로 앉아서 목이 메게 울다가 다시 몸에 가졌던 공후(箜篌)를 타며 슬프게 노래 한 곡조를 하더니 그도 역시 자기의 남편의 뒤를 따라 물에 빠져 죽고 말았다.

그 광경을 목격한 자고는 집에 돌아가서 그 아내에게 그 이야기를 하였다. 원래에 다정 다한한 여류 음악가인 여옥은 그 말을 듣고 자기가 그 일을 당한 듯이 슬퍼하며 조반도 먹지 않고 노래를 지어 공후(箜篌)에 맞추어 타니 그것이 곧 고대 비곡으로 유명하던 공후인(箜篌引)이라는 것으로서 멀리 중국에까지 전파되었던 것이다.

箜篌引

  公無渡河러니, 墮河而死하니
  公竟渡河로다. 公將奈何오.

  임더러 강 건너지 말라고 했더니
  그여히 그 물을 건너만 갔네
  일이 나를 두고 빠져 죽었으니
  이 일을 장차 어찌할가나

여옥은 이 노래를 지어 다시 그 이웃에 사는 여용(麗容)에게 전하였으니 여용은 역시 당시 여류 음악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