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1955년)/흐르는 거리

흐르는 거리

 

으스럼히 안개가 흐른다. 거리가 흘러간다. 저 電車, 自動車, 모든 바퀴가 어디로 흘리워 가는 것일까? 定泊할 아무 港口도 없이, 가련한 많은 사람들을 실고서, 안개속에 잠긴 거리는,

거리 모통이 붉은 포스트상자를 붙잡고 섰을라면 모든 것이 흐르는 속에 어렴푸시 빛나는 街路燈, 꺼지지 않는 것은 무슨 象徵일까? 사랑하는 동무 朴이여! 그리고 金이여! 자네들은 지금 어디 있는가? 끝없이 안개가 흐르는데,

「새로운날 아침 우리 다시 情답게 손목을 잡어 보세」 몇字 적어 포스트 속에 떨어트리고, 밤을 새워 기다리면 金徽章에 金단추를 삐었고 巨人처럼 찬란히 나타나는 配達夫, 아침과 함께 즐거운 來臨,

이밤을 하염없이 안개가 흐른다.

一九四二•五•一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