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철 시집/비
< 박용철 시집
비가 조록 조록 세염없이 나려와서•••
쉬일줄도 모르고 일도없이 나려와서•••
나무를 집웅을 고만이세워놓고 축여준다•••
올라가는 기차소리도 가즉이 들리나니•••
비에 홈추리젖은 기차모양은 애처롭겠지•••
내마음에서도 심상치 않은놈이 흔들려 나온다•••
비가 조록 조록 세염없이 흘러나려서•••
나는 비에 홈출젖은닭같이 네게로 달려가련다•••
물 건너는 한줄기 배암같이 곧장 기어가련다•••
감고붉은 제비는 매끄름이 날러가는것을•••
나의마음은 반득이는 잎사귀보다 더 한들리여•••
밝은불 혀놓은 그대의방을 무연이 싸고돈단다•••
나는 누를향해쓰길래 이런하소를 하고있단가•••
이러한날엔 어느강물 큰애기하나 빠저도 자최도 아니남을라•••
전에나 뒤에나 빗방울이 물낯을 튀길뿐이지•••
누가 울어보낸 물 아니고 설기야 무어 설으리마는•••
저기가는 나그내는 누구이길래 발자최에 물이 괸다니•••
마음있는듯 없는듯 공연한비는 조록 조록 한결같이 나리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