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철 시집/밤
< 박용철 시집
마음아 너는 더 어질어 지렴아
너는 다만 헛되이……………
아─ 진실로 헛되지 아니하냐.
남국의 어리석은 풀잎은
소김수많은 겨을날 하로햇빛에 고개를 들거니.
가믄 하날에 한조각 뜬구름을 바랐고
팔을 벌려 볼타오르는 나무가지같이.
오─ 밤길의 이상한 나그네야
산기슭 외딴집의 그물어가는 촛불로
네 히망조차 헛되이 날뛰려느냐 아─
그 현명의 노끈으로 그 히망의 목을 잘라.
거르라 거르라 무거운 짐 곤한다리로
거르라 거르라 가도 갈길없는 너의길을
거르라 거르라 불꺼진숫을 가슴에안아
새벽 돌아옴없는밤을 거르라 거르라 거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