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철 산문집/피란델로 작 바보에 대하야

劇硏(극연)의 第五回公演(제오회공연) 上演劇本解說(상연극본해설)

劇硏(극연)도 이제第五回(제오회)의公演(공연)을 맞이하게 되었다. 五(오)라는數(수)가 큰것은아니나 實地(실지)로 演劇運動(연극운동)의 內面(내면)에들어서본사람이면 짐작하는일이지마는 한回(회)의演劇(연극)을 準備(준비)해가지고 公演(공연)까지하는데는 無數(무수)한困難(곤란)이있다. 더구나 完全(완전)한 物質的基礎(물질적기초)를가지지못하고 迎合主義的(영합주의적)이아닌 理想(이상)만가지고 새로운境地(경지)를向(향)해나가는데는 絶大(절대)의困難(곤란)이있다. 이러한困難(곤란)을克服(극복)하면서 第五回(제오회)의公演(공연)을成遂(성수)하는 우리에게는 이제 야릇한微笑(미소)의境地(경지)가있다할수있다.

이번公演劇本(공연극본)의하나인 『바보』의作者(작자) 피란델로는 伊太利(이태리)의現代劇(현대극)을 世界的(세계적)으로有名(유명)하게한巨人(거인)이다. 누구나 그것을 한번읽거나 그上演(상연)을보거나한다음에는 理解(이해)의與否(여부)는 그만두고 그奇怪性(기괴성)마는 永遠(영원)히 잊을수없는 저『作者(작자)를찾는 六人(육인)의登場人物(등장인물)』이라는劇(극)의作者(작자)를 여러분은 記憶(기억)하고게실것이다. 그는 五十歲(오십세)가되기까지는 有名(유명)치못한小說作家(소설작가)에 지나지못하였지마는 一九一七年(일구일칠년)부터 劇作(극작)으로 轉向(전향)한지 不過十年(불과십년)에世界的名聲(세계적명성)을얻고 一九二七年(일구이칠년)에는 저國民的榮譽(국민적영예)인 노―벨賞(상)까지를받었다.

그는 舞臺技巧(무대기교)의 革命家(혁명가)라는말을 듣는다. 過去(과거)의 모든戱曲形式(희곡형식)을 自由(자유)로驅使(구사)하고 任意(임의)로 破壞(파괴)하고 奇拔(기발)한 新形式(신형식)을創造(창조)하고있는것이다. 그이같이 舞臺(무대)의모든效果(효과)를 意識的(의식적)으로 利用(이용)한作者(작자)는 없을것이다 그는俳優(배우)를 觀衆(관중)을 演出(연출)을 裝置(장치)를 卽(즉) 舞臺(무대)의 可能性(가능성)을 最後(최후)의 一線(일선)까지 利用(이용)한作者(작자)이다. 舞臺(무대)에올라야 비로소 그戱曲(희곡)의眞價(진가)를안다는 一般的眞理(일반적진리)가 그의作品(작품)에있어 더욱 强調(강조)되는것이다.

그는 언제나外面(외면)으로 懷疑的(회의적)인微笑(미소)를띠우고있지마는 그는決(결)코 輕薄(경박)한 魔術師(마술사)는아니다. 人生(인생)의 正不正(정부정)과 人類(인류)의悲慘不幸(비참불행)에對(대)한 銳利(예리)한透視(투시)를가진 現實主義(현실주의)의根據(근거)를가지고있다. 그에게는 虛無(허무)의哲學(철학)이있다. 『모든事物(사물)은 모든物體(물체)는 모든生命(생명)은 그것의死滅(사멸)에 이를때까지 결코 벗어날수없는 生活形式(생활형식)의苦惱(고뇌)를가지고있는것이다』『모든形式(형식)은 죽엄이다』『한사람에對(대)한 眞實(진실)도 한사람에게있어서는 거짓이되고 한사람이 웃고있을때에 다른한사람은 울고있다. 이러한個人(개인)의 絶對的(절대적)인 境地(경지)가他人(타인)과의 無理解(무이해)의原因(원인)이되고 人生(인생)의劇(극)은여기서 發生(발생)한다.』

그러나 그는 이러한 問題(문제)에對(대)해서解決(해결)을 提示(제시)하는 作家(작가)는아니다. 다만絶望的(절망적)인 虛無(허무)의 背景(배경)앞에 怪奇(괴기)한微笑(미소)의 假面(가면)을보여줄뿐이다.

(1933.11.25)

劇硏(극연)의上演劇本(상연극본) 『바보』는 이偉大(위대)한作家(작가)의 조고만한喜劇(희극)이다.

그러나 여기서도 그의 自由(자유)로 驅使(구사)하는 舞臺效果(무대효과)와 怪奇(괴기)한假面(가면)의 片鱗(편린)을 볼수있다.

全宇宙(전우주)의運命(운명)이 자기들의 政黨(정당)에 왼통매인듯이 無意味(무의미)한政爭(정쟁)앞에 사람들은 熱狂(열광)한다. 멀리各派(각파)의 示威行列(시위행렬)이 背後(배후)에있다.

이 조고만한 고을의 一政黨(일정당)의中心(중심)이요 新聞社長(신문사장)인人物(인물)은 國家社會(국가사회)를恒常云云(항상운운)하는 가장威嚴(위엄)부리는政治家(정치가)의一人(일인)이다. 그는 자기의反對派(반대파)의代議士(대의사)를 暗殺(암살)할생각으로 世上(세상)에 아모希望(희망)도 없는 瀕死(빈사)의肺病患者(폐병환자)를 利用(이용)하랴고 돈을주었던것이다.

그러나 이肺病患者(폐병환자)가 自殺(자살)하였다는 消息(소식)을 듣고 그는 이無意味(무의미)한 自殺(자살)을攻擊(공격)하고 國家社會(국가사회)를 爲(위)한暗殺(암살)을主張(주장)하는 雄辯(웅변)을吐(토)하고 그를「바보」라고痛罵(동매)한다. 여기 또하나瀕死(빈사)의 肺病患者(폐병환자)가있어서 이社長(사장)의政敵(정적)인 代議士(대의사)의付托(부탁)을받고 亦是(역시) 國家社會(국가사회)를爲(위)한 暗殺(암살)의使命(사명)을띠고 社長室(사장실)에들어와있다가 이痛罵(통매)를듣는다.

그는社長(사장)앞에 拳銃(권총)을내댄다.

社長(사장)의 모든尊嚴(존엄)은 한瞬間(순간)에깨여지고 그는 엎디여서 生命(생명)을빈다.

그는 拳銃(권총)의威脅(위협)아레 이러한 自白書(자백서)를쓴다. 『自殺者(자살자)를「바보」라고 辱(욕)한것을 깊이後悔(후회)합니다 참말바보는 다른사람이아니라 내自身(자신)인것을 여기告白(고백)합니다.』 肺病患者(폐병환자)는 이告白書(고백서)를 품에갈므고 悠悠(유유)히 그러나 그날밤에 自殺(자살)할場所(장소)를 찾아서 어두운밤가운데로 사라진다.

(1933.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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