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철 산문집/우정에 대하여

한사람이 다른 한사람에대한 끝없는信賴(신뢰), 한사람이 다른 한사람에대한 애낌없는犧牲(희생) 거기는 아름다운友情(우정)이있다 『유안』과 『요르게』사이에는 世上(세상)에 보기드믈 이러한極盡(극진)한友情(우정)이있었다 『유안』이 그사랑하는 안해 『유아나』를 두고 멀리航海(항해)의길을 떠나야하게되었을때 그는自己(자기)없는 동안의家事(가사)를 『요르게』에게 매낄수있기에 安心(안심)하고 떠났든것이다. 그러나 그의탔든배가 破船(파선)이되여 깨여진 배쪼각만이 떠도라단이드라는 消息(소식)이傳(전)해지고 『유안』은 돌아오지않는사람이되였다.

헡되히 기다린지도 四年(사년) 그동안 男便(남편)을 잃은 『유아나』와 친구를잃은 『요르게』의 感情(감정)이 그共通(공통)의對象(대상)을 追憶(추억)하는가운데서 차츰親密(친밀)의度(도)를加(가)해진것은 가장自然(자연)스러운經路(경로)였다 두사람사이의 사랑이자랄사록 죽은 『유안』은 그사랑가운데 살아오는듯싶었고 세사람은 난홀수없는 한뎅이가 되는듯싶었다 그리하야 『유안』이 떠난지 五年(오년)째되는날에 남은 두사람은 結婚(결혼)까지하게되였든것이다. 그들이 새소리가득찬 庭園(정원)에서 結婚(결혼)첫날의 저녁食卓(식탁)을對(대)하였을때에 그들은 『유안』의 영혼이 기쁜얼굴로 祝賀(축하)의 손님노릇하는것을느꼈다 實(실)로 『유아나』에게 있어서 『요르게』를사랑하는것은 『유안』을 사랑하는마음의延長(연장)일뿐이다 友情(우정)에는至極(지극)히 充實(충실)한 『요르게』는 모든意味(의미)에서 『유안』의代身(대신)이었다 그의말을 『유안』의 말과 分別(분별)할수없이 같었고 그는 『유안』과 꼭같이 親切(친절)하였다 끝없이 親切(친절)한心情(심정)을가진 『유아나』는 決(결)코樂(락)를 위하야 한사나히를 取(취)하고 다른한사나히의얼굴에 침뱉은것은아니다 거기는 아모變化(변화)도없었다 그女子(여자)와夫婦生活(부부생활)을한것은 두남자였지마는 그의 마음에는 한남자였을뿐이었다. 슬픔을넘어서 그를幸福(행복)으로이끌어준 이友情(우정)을 그는銀河水(은하수)에반짝이여 나란히거니는 두별과같이讃美(찬미)하였다 한편 『요르게』는 『유안』의 肖像畵(초상화)를 그리기 위하야 날다畵家(화가)의앞에 『유안』의 얼굴을 말로그려보였다 이至誠(지성)이 成功(성공)하여 마침내畵家(화가)도 虛空(허공)에 『유안』의 얼굴을 보게되여 一年(일년)만에 그肖像畵(초상화)는完成(완성)되었다 이같이 完全(완전)한友情(우정)을 어디서볼수있는가.

이劇(극)을 形成(형성)하는場面(장면)은 結婚(결혼)한지 一年(일년)되는날이다 짙어가는 黃昏(황혼)의庭園(정원)에서 두사람은永遠(영원)의 친구 『유안』을追憶(추억)하며 一年前(일년전)의 그날과같이 이밤을 지나기로하고 『요르게』는 이제야完成(완성)된 肖像(초상)을 찾으려畵家(화가)에게로 간다 그러나 똑같은밤이 두번있을수는없다 老僕(노복)이 準備(준비)한 食卓(식탁)에 마조놓은 두개의椅子(의자) 거기第三(제삼)의倚子(의자)를 要求(요구)하는사람이나타난다.

죽었든 『유안』이 살아돌아왔다 그림자같이 庭園(정원)에나타났다 『유아나』의 모양을對(대)한때의 그歡喜(환희) 그가五年間生死(오년간생사)의線(선)에서 流浪(유랑)한것도 이瞬間(순간)의歡喜(환희)를위한것이다. 여기대하야 『유아나』는 다만冷情(냉정)히 『너무늦었어요』 『유안』은 이感情(감정)의奔流(분류)가운데서도 自己(자기)의집을 이렇게 安保(안보)해준 親友(친우) 『요르게』의 消息(소식)을 熱心(열심)히 묻는다 그러나 最後(최후)로 『유아나』의 입이 『나는 그의안해야요』할때에 그의 눈의앞에 모든 光明(광명)은 한꺼번에꺼졌다 그의取(취)할길은 오즉 하나다 그는 미리準備(준비)해두었든 毒藥(독약)을 葡萄酒(포도주)에타서 마시려하였으나 사람기척에놀라 멈쳤다 『요르게』가 들어온것이다 누가 물러서야할것이냐 누가讓步(양보)를 할것이냐 두사람가운데 한사람만이 『유아나』의 방문턱을 넘어서야할것이아니냐 피를난혼兄弟(형제)보다더한 友情(우정)도 한개女子(여자)를다토는 사랑의앞에서는 暴風(폭풍)앞에 초불과다름이없었다.

이두사나히의싸홈은 하나의죽엄만이解決(해결)할수있다 그것을決定(결정)하는것은 『유아나』의 손이라야한다 둘이 다같이 『유아나』에게 葡萄酒(포도주)를 請(청)하기로하자 아까『유안』이 먼저먹으려든 毒藥(독약)의 술잔을 『유아나』가 모르고 주는사람이 그것을 반갑게받아마시고죽자 둘의 議論(의논)은 이렇게決定(결정)되였다.

집안에서老僕(노복)에게 이 消息(소식)을듣고 미리큰決心(결심)을하고 이자리에나온 『유아나』는 無上(무상)의 苦悶(고민)을 속에품고 그러나 冷然(냉연)히 두사나히를 左右(좌우)에앉히고 그들의 옛날의아름답든 友情(우정)을 讃美(찬미)하야 성낸싸홈에 醜(추)해진그들의얼굴을 푸러보려最後(최후)의和協(화협)을 힘써본다 그러나 두사나히는 各各(각각)葡萄酒(포도주)를請(청)할뿐이다 단 하나인술잔은 누구에게로 갈것이냐 유안이냐 요르게냐 또 혹은 유아나냐 술잔은유아나의입에닿었다 그女子(여자)는 죽으면서 부르짖는다 『거륵한友情(우정)앞에 戀愛(연애)는아무것도 아닙니다 두분의 손을 내가슴에얹어주세요 나의죽엄을넘어서 두분은 힘있게握手(악수)해주서요』

友情(우정) (原名(원명)유아나) 一幕(일막)은 獨逸表現派(독일 표현파)의 가장有名(유명)한戱曲家(희곡가) 『게오륵카이제르』의 作(작)으로 그體裁結構起伏等(체재결구기복등)의 一幕劇(일막극)으로서 훌륭히 成功(성공)한 作(작)이라할수있다 그러나 이劇(극)은 한개의三角關係(삼각관계)의 寫實的再現(사실적재현)은아니다 여기는 다만 한개의 思想的命題(사상적명제)가있다 한개의理想的友情(이상적우정)이 理想的戀愛(이상적연애)와對立(대립)될때 그것은 어떻게結末(결말)되느냐 『유안』과 『요르게』의 友情(우정)은 友情(우정)의理想型(이상형)이다 『유안』과 『요르게』의 『유아나』에對(대)한戀愛(연애)는戀愛(연애)의理想型(이상형)이다 하나가斷念(단념)하고 讓步(양보)할수도없고 둘이한女子(여자)를共有(공유)할수도없다 거기다 『유아나』의心情(심정)은純潔(순결)하다 그러기에 이 三角關係(삼각관계)는 三角關係(삼각관계)의 理想型(이상형)이다 거기는 悲劇的結末(비극적결말)이있을뿐이다. 作者(작자)는 마침내 이 純潔無垢(순결무구)한 女子主人公(여자주인공)을自殺(자살)시켜 이劇(극)을解決(해결)짓는다 그러나 實(실)로 이 얼마나 東洋的(동양적)인解決法(해결법)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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