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철 번역시집/괴테 시편

미뇬의 노래 • 1

아는가 그대 남녁의나라 시트론 꽃이 피고,
어둔닢 그늘에 금빛 오란지 빛이 나고,
다수한바람 푸른하날로 불어나리고,
미르테 고요하며 월게수 높히 서있는 나라―
그대여 이를 아시는가?
그리로, 그리로!
그대와같이, 나의사랑하옵는이여, 가고지워라。

아는가 그대 그집은 집웅아래 둥글은 기동,
쌀론은 어른거리며 방은 환하게밝고,
대리석상들 그대로서서 나를 바라다보고,

불상한 아이야, 사람이 너를 어찌나 했느냐?―
그대여 이를 아시는가?
그리로, 그리로!
그대와 같이, 나를가려주옵는이여, 가고지워라.

아는가 그대 거기산들과 구름에잠긴 길들을,
안개가운대 나귀는 길찾어나가고,
몇백년묵은 이무기겨레 굴속에살고,
바위 사오납고 그위로 물넘쳐가는―
그대여 이를 아시는가?
그리로, 그리로!
우리의길을, 오―나의 아버지시여, 가고지워라.

미뇬의 노래 • 2

뭇지랑은 말어요 이대로 두지
이를 감초는 의무 인것을.
내가슴 펼쳐 네앞에 뵀으면,
허나 운명이 허락지 않음을.

바른때 오면 솟우는 해는
어둔밤 쫓고 밝은빛 낸것을.
굳은 바위도 가슴 열면은
숨긴샘 따에 앗기지 않을걸.

사람마다 벗님의 팔에 쉬여안기여,
눈물에 사정을 펴기도 하련만.
어찌한 맹세라 입술 구지 닫히여
하날이 오즉 열어준다니

미뇬의 노래

그리움의 뜻을 아는이라야
나의 슬픔을 알수있어라
세상 모든 질거움에서
호올로 멀리 떠나있어
저편 하늘만 바라보나니

아― 나를알고 사랑하는분
예서 멀리 게시여라
정신 어지러워 앗질해지고
나의 애는 끊어저버리여라
그리움의 뜻을 아는이라야
나의 슬픔을 알수있어라.

거친들의 장미

저아이 보아 장미화를 보았어라
거친들에 홀로핀 장미화를
가지피여 고읍고 새틋한양
가까히 보려 다름질 뛰여갔네
보고나니 기쁜정 넘치여라
장미화 장미화 붉은 장미화
거친들에 붉은 장미화.

아해 말이 내 너를 꺾을란다
거친들에 피여난 장미화야
장미 대답 나는 너를 찌를란다

네맘에 나를 영영 못닞도록
나도 그냥 있진 않을테야
장미화 장미화 붉은 장미화
거친들에 붉은 장미화.

그아해는 함부로 손에대여
들에핀 그장미를 꺾었어라
장미도 지지않고 찔렀으나
울어도 소리쳐도 쓸데없어
장미는 할수없이 꺾긴것을
장미화 장미화 붉은 장미화
거친들에 붉은 장미화

이별

눈으로 이별은 전하게하소
입에 무슨말 차마 할런가
오 어려움 이를참기 어려움
나도 씩씩한 사나이거늘.

가장 달큼한 사랑의 노름
이때는 그마저 설운짓이어
네입에 키스도 싸늘하거든
서로 잡은손 힘이 없거든.

얼핏숨어 건네든 너의키스

내마음 참으로 날뛰더니라
이른봄 꺾은 들마꽃 하나도
우리 기쁨의 샘이든것을.

내 이제 꽃테를 아니만든다
널위해 장미를 꺾지않는다
이것이 봄이라냐 내사랑아
내게는 설은 가을인것을.

해금타는 늙은이의 노래

눈물에 섞은빵을 먹어보지 못한이는
괴로운 여러밤을 자리에 일어앉어
느끼는 울음속에 새워보지 못한이는
하날서 나려온힘아 너의를 모르리라.

우리를 세상으로 이끌어 들여오고
불상한 사람들을 죄짓게 하여두고
마침내는 괴롬속에 떨어트리나니―
罪[죄]는 이생에서 보복을 받는것이니라

멀리 간 이에게

그래 참말 너를 잃었단말가
그래 사랑아 나를버리고 갔단말가
말씀 한마디마디 소리의 높고낮임
귀에익어 지금도 들리는듯 한것을

푸른 공중 높은데 몸을숨겨
종달새노래 요란히 울리면
나그내의 눈을 헡되히
아침하늘을 찾어 헤매임같이.

나의눈은 앨써 찾는다
들로 덤불로 나무숲으로
내 노래는 모도 너를찾어 부른다
오나라 사랑아 내게로 돌아오라.

투―ㄹ레의 님군

옛날 투―ㄹ케 한분 님군은
죽도록 볂지마잔 마음이러니,
그안해 몬저 세상버리며
금술잔 하나를 남겨드리다.

그잔을 다시없이 귀히 녀기어
잔치마다 님군은 그를 기울여,
그잔에 술부어 마실때마다
눈물만 눈에 넘쳐흐르다.

늙으신님군 죽을날도 머지않어

그는 고을과 나라 모도 헤아려,
남김없이 아들게 밀우였으나
금잔은 따로이 남기여두다.

바다가에 선 높은 성우에
조상들 그림걸린 큰마루에서
왕의잔치를 그는 베푸다,
모시는 기사들 둘러앉히고.

늙으신 님군은 일어스시여
생명의불을 마즈막 마시고,
그리고는 거륵한 그잔을
눈아래 바다ㅅ물에 내여던지다.

그잔이 굴러 떨어져 물들어,
바다깊히 가라앉임을 보고,
그의 눈은 그만 나려감기여,
다시는 한방울술도 아니 마시다.

내ㅅ가에서

흘러가 버리거라 내 사랑하는 노래들아
잊음의 큰바다로 가버리거라
너를 부르는 질거운 젊은이도
꽃시절에 시악시도 다시는 없으리니.

너의는 다 내사랑을 노래부르는 노래어늘
제가 이제 내眞情[진정]을 업이 보는구나
너의는 물우에 씨워진 노래일다
한없이 물을따라 흘러가려므나.

哀愁[애수]

시들어버리느냐 곻은 장미야
내사랑의 머리에 꽂혀보든 못하드냐
아―피려므나 히망을 잃은 나에게
슬픔에 맘이터지는 나를 위해

저날을 생각하느니 슬픔이라
天使[천사]야 내몸 네게 기대이고
맨처음 핀봉오리 두루 찾으며
이른아침 뒤ㅅ뜰을 거닐었더니

있는꽃 있는열매 모조리

너의 발측에 갖어갔더라니
너의 얼골앞에 서있을때면
히망이 가슴에 구비치더라니

시들어버리느냐 곻은 장미야
내사랑의 가슴에 달려보든 못하드냐
아―피려므나 히망을 잃은 나에게
슬픔에 맘이 터지는 나를 위해

노래하는 사람

城[성]문밖에 무엇이 들리느냐
다리우에 나는소리 무엇이냐
이너른 방장안에 불러들여
우리앞에 저노래 다시아뢰라
王[왕]의 말슴따라 侍童[시동]은달렸다
그아해돌아오자 王[왕]의말슴이
늙은이를 안으로 들게하여라.

인사드립니다 귀하신 여러분네
인사드립니다 고으신 안악네들
그일홈을 누가다 아오릿가

훌륭하온 하날의 별과 별들!
찬란한 꾸밈에 넘치는 이자리여
내눈아 감었으라 놀라며
질거워할 틈은 이제 없으리니.

노래하는 사람은 눈을감고
높은목소리로 한자리 불렀더라
騎士[기사]들은 용기를 돋아내고
부인네들 눈을내리 숙이더라
임금님은 이노래가 대단히
맘에드셔 그를아뢴 상급으로
황금사슬을 가져다 주라셨다.

내게 황금사슬이 맞지않소

騎士[기사]여러분께 내려지이다
저분들 용감한 얼굴앞에
敵[적]이 던지는 槍[창]도 부서집니다
그사슬을 大臣[대신]에게 주옵소셔
달리 무거운 짐들가진우에
黃金[황금]의짐을 다시 지워지이다.

나는 나무가지속에 깃드렸는
새와같이 노래할뿐이옵니다
목에서 울려나는 이노래가.
내게 더함없는 상급입니다
그러나 한가지를 원하온다면
황금잔에 가장좋은 포도주를
가득이 부어주게 하옵소서.

입술에대여 그잔을 다마시고
오 훌륭한 甘露[감로]의 맛이여!
이술같은것은 하챦은축에 드는
복많으신 이궁궐에 새복을 비옵니다
길이 향낙하옵는중 저를 생각하옵소서
제가 이한잔에 감사를 드림같이
하나님께 진정으로 감사를 드립소서.

밤 노래

부드러운 자리로부터
꿈가운데 반쯤 귀를 기울이라
나의 울리는 거문고ㅅ소리 따라
잠자거라 다시 무엇을 바라느냐

나의 아뢰는 거문고ㅅ소리에
별의 무리는 祝福[축복]해주노나
永遠[영원]한 감정을
잠자거라 너는 무엇을 바라느냐

永遠[영원]한 감정은

높고 거룩한데 나를 올려주노나
이따의 混亂[혼란]으로부터
잠자거라 너는 무엇을 바라느냐

이따의 混亂[혼란]으로부터
나를 지나치게 떼여놓아
이 찬곳에 나를 몰아넣노나
잠자거라 너는 무엇을 바라느냐

이 찬곳에 나를 몰아넣고
너는 다만 꿈가운데 귀기울이노나
아 부드러운 자리우에
잠자거라 다시 무엇을 바라느냐.

牧羊者[목양자]

羊[양]치는 게름뱅이
羊[양]보기 나는몰라
세상제일 늦잠보

녀자에란 할일없어
이런놈도 외롭다고
잠과먹성 다라났네.

외진곳을 찾어가서
밤이면 별을세고
울어 진정 야웠다네.

그러든 색시 제말듯자
마시기 먹기 자기
모도 전날 돌아왔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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