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세계 대백과사전/세계사/근대 유럽과 아시아/시민혁명과 신대륙/네덜란드의 동남아시아 진출

네덜란드의 동남아시아 진출〔槪說〕 편집

16세기 말 포르투갈인에 고용되어 현지를 여행한 네덜란드인 린스호텐이 『동인도 항해지(航海誌)』를 간행하자, 네덜란드인의 동남아시아에 대한 관심은 갑자기 높아졌다. 1595년 최초의 상선대(商船隊)가 자바섬에 파견되고, 1602년에는 동인도회사가 설립되었으며, 1609년에는 동인도 총독부가 발족하는 등 급격한 진출 붐을 일으켜 암본에 근거하고 있던 포르투갈인을 구축(驅逐), 몰루카 제도(諸島) 등의 향료 무역을 독점했다. 동인도회사는 1623년 암보이나의 영국인을 학살하고 영국 세력을 몰아내(암보이나 사건), 자바·수마트라·몰루카 이외에 말라카·실론·케이프타운을 영유(領有), 대만에도 진출했다(제란디아 성). 또한 통상 독점에 대응하여 인도네시아 내부 지배를 강화하고 직할령·보호령을 확대하여 강제 재배 제도 등 가혹한 주구(誅求)를 행하여 원주민 사회를 파괴했다.

네덜란드의 동인도회사 편집

-東印度會社

네덜란드 상인은 동인도 물산을 리스본에서 발트해 상품과의 교환으로 획득하고 있었는데, 에스파냐의 압력으로 물러나게 되자, 동인도와의 직접무역의 기운이 높아져 먼저 1594년 암스테르담에 원국(遠國)회사가 설립되었으며, 그 후 동종의 회사 설립과 합병과정을 거쳐 1600년 암스테르담에 동인도 회사가 설립되고, 연달아 홀란트 등에 약 10개의 동인도 기업회사가 난립했다. 이 때문에 각 기업간의 불이익이 초래되었고, 에스파냐에 대항하기 위해서도 통합이 필요하게 되어 의회의 요구에 따라 동인도 무역의 여러 회사는 1602년에 합동, 동인도회사로 통합되었다. 16세기에는 향료무역을 경영한 포루투갈인이 몰루카 제도를 중심으로 활약했으나, 16세기말 네덜란드 상인이 자바의 반탐에 상관(商館)을 열고 개척의 기초를 이룩했다. 1602년 네덜란드 동인도회사(東印度會社)가 설립되어서 동양무역의 독점권(獨占權)을 얻고, 바타비아에 총독정청(總督政廳)을 두어 포르투갈, 영국 세력을 구축(驅逐), 17세기에는 동양무역에 우월적 지위를 확립했다. 그러면서 자바의 토후(土侯)를 네덜란드의 주권하에 두고, 인도네시아 원주민을 노역에 혹사(酷使)시켜 본국 부(富)의 원천(源泉)으로 삼았다.

일본무역은 거의 독점하였고, 남방의 향료, 커피, 쪽(藍), 설탕의 획득에는 원주민의 봉건적 공납(貢納)이나 약탈적 매상(買上)을 강제하였고, 가장 중요한 정향(丁香)·육두구(肉荳?)는 생산지를 한정시켜 노예재배제(奴隸栽培制)를 실시하였다. 회사의 번영은 17세기 네덜란드의 세계적 지위의 상징이었으나, 17세기 후반 이후 네덜란드와 영국과의 대립에서 점차 인도를 거점으로 하는 영국 세력에게 압도(壓倒)되어 1799년 동인도회사는 해산, 네덜란드 정부의 직접 지배를 받게 되었다. 프랑스 혁명 전쟁 및 나폴레옹 전쟁 때, 자바는 영국에게 점령되어 래플즈에 의해 식민정책(植民政策)의 대개혁이 단행되었다. 나폴레옹 전쟁 후 다시 네덜란드의 통치가 부활, 강제재배제(强制栽培制)가 시행되어 본국의 경제적 회복을 위해 희생되었고 뉴기니, 발리, 보르네오, 수마트라 등이 네덜란드의 직접 지배하에 들어갔다. 19세기말부터 원주민의 자각이 높아져 제2차 세계대전 중 일본군에게 점령되었다가, 전후 원주민이 독립운동을 전개하여 인도네시아 공화국이 수립되었다.

바타비아 편집

Batavia

네덜란드령(領) 동인도의 수도(首都). 네덜란드가 점령한 당시의 자카르타 이름. 현재의 인도네시아 공화국의 수도. 16세기경부터 무역항으로서 발달. 포르투갈인에게는 자카타라라고 알려졌다. 네덜란드의 진출 후, 1619년 구시(舊市) 남쪽에 새 도시가 건설되어 바타비아라고 개명했다. 그 후 네덜란드인, 중국인의 왕래가 빈번했는데, 18세기 후반 이래 총독 관저는 근교의 고지 보이텐솔프(보고르)로 옮겼다. 인도네시아 독립 후 옛 명칭으로 다시 바뀌었다.

반탐 왕국 편집

-王國 Bantam

서부 자바의 이슬람교국. 16세기 초에 수마트라 출신인 이슬람교도 팔라테칸이 반탐에 내주하여 이슬람교 포교에 힘쓰고 이슬람교국인 덴마크의 왕녀와 결혼하여 그 세력을 배경으로 이 곳의 번왕(藩王)이 되었다. 그의 아들 하산 우딘은 부친의 지위를 계승하였으나 1568년에는 덴마크로부터 독립하여 반탐왕국을 세우고 이어서 그 아들 유수프는 1579년 힌두 왕국인 파자자란을 멸하고 서(西)자바 통일에 성공하였다. 16세기 말에는 여러 나라의 상인이 이 나라에 많이 모여 번영하였다가, 17세기에 이르러 네덜란드인이 동인도 경략을 적극적으로 추진한 이래 점차 그 정치권력과 경제적 번영을 빼앗겨 갔다. 1752년 이래 네덜란드의 보호국이 되었다가, 19세기초 반탐인의 네덜란드인 살해사건에 의하여 최후의 술탄이 추방되고 그 국토는 네덜란드의 직할령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