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세계 대백과사전/세계미술/미술의 기초/조형의 요소와 미의 조건/시머트리·밸런스·리듬
시머트리
편집symmetry
좌우 또는 상하에 같은 형의 것이 놓여져 중심축(中心軸)을 에워싸고 여러 가지 부분이 그 양쪽에 대응하여 놓여져 있는 상태를 균정(均整)·상칭(相稱)·대칭(對稱) 따위라 말하고 있는데 이 상태가 시머트리이다.
시머트리는 균형의 가장 원칙적인 것으로서 자연물에서도, 조형품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물체의 배치이다. 그러한 시머트리의 사물을 보면 안정감이 있어서 엄숙하다거나 장중하다거나 하는 따위의 느낌을 받는다. 본존(本尊)을 중심으로 하고서 종자를 좌우에 거느린 삼존불(三尊佛), 그리스도를 중심으로 하고 좌우 하방(下方)에 사도들을 그린 책형도나, 교회, 사찰, 신전 등 종교 관계의 조형에는 시머트리의 것이 많다. 이것은 시머트리가 갖는 장중함의 효과를 살린 것이라 하겠다. 흔히 삼존불 형식은 본존의 발이나 손 언저리에 좌우 사소한 차이가 있기는 하나 그 밖에는 모두 다 시머트리로 되어 있다.
회화나 조각 등에서 종교 관계 이외에도 시머트리가 기초로 되어 있는 작품도 있으나, 이들의 경우, 좌우(또는 상하)에 다소의 변화를 갖게 하여 극단적인 시머트리를 피하고 있다. 그것은 시머트리가 갖는 침착성과 정숙성의 효과를 살리면서 시머트리가 갖는 냉정성과 견고성을 피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밸런스
편집balance
평형(平衡)은 미적인 조형 표현에서 지극히 중요한 조건이므로 작품이 평형을 가짐으로써 비로소 조화 있는 통일감이 얻어지는데, 평형은 균형이라고도 부르고 있는 밸런스를 말한다. 시머트리도 가장 원칙적인 평형이지만, 좌우 또는 상하가 상칭이 아닌 평형인 것도 지극히 많다. 시머트리와 밸런스를 구별하여 사용할 때에는 이와 같은 좌우 또는 상하가 상칭이 아닌 평형일 경우를 말한다. 좌우 상칭이 아닌 평형에는 변화와 움직임의 느낌이 있다. 조형 표현에서의 밸런스는 형의 대소, 성질, 빛깔의 한란(寒暖)이나 명암이나 채도(彩度), 재질감(材質感) 등의 온갖 구성 요소가 평형을 유지하고 있어서 서로 힘을 돕고 있고, 전체로서 긴장된 조화를 유지하고 있음으로써 얻어지게 된다.
추상작품의 좋고 그름을 모를 때 평면작품일 경우에는 그 대각선을 머리속에서 그려보고 나서 그 교점(交點)에서 화면을 매달아 올렸을 때 어느 편에도 기울지 않고 균등하게 화면이 끌려 올라간 듯한 생각이 들면 좋은 작품이라 설명되는 것은 요컨대 그 작품이 밸런스가 유지되어 있는지 어떤지가 평가의 기준이 된다는 말이다.
또한 구상적인 작품이라도 상하, 좌우를 반대로 바꿔 놓고 보면 작품 전체로서 밸런스가 잡혀 있느냐 없느냐를 잘 알 수 있다. 기원전 2000년경의 그리스 조각 '아프로디테'상은 지극히 교묘하게 평형이 유지되어 있다.
리듬
편집rhythm
리듬이란 말은 본디 음악용어로서 운율(韻律), 율동(律動), 박자(拍子) 등으로 번역된다. 음악에서 음의 고저나 음색의 변화에 따라 리드미컬한 효과가 생겨나듯이 조형예술에 있어서도 형이나 빛깔이나 그리고 재질이나 필촉 따위에 상쾌한 반복이 있는 율동감을 가질 수가 있다. 반복의 아름다움에는 아이들이 등간격(等間隔)으로 정연하게 정렬되어 있는 듯한 규칙적인 경우가 있다.
이러한 반복은 자연물 속에도 있고, 또는 가장자리 무늬나 복지(服地) 따위 넓은 것의 무늬에 적용될 경우도 있다. 규칙적인 반복이 된 것 중에는 어떠한 균등한 비율을 가지고 점점 작아지거나 또는 점점 커지거나 하는 반복이 있는데, 이것을 그라데이션(gradation)이라고 하며, 해조(諧調, harmony)가 갖는 아름다움을 강조하고 있다. 자연형(自然形) 속에도 그러한 그라데이션의 리듬감을 가진 것이 있다.
리듬감은 이 밖에 동일한 성질의 것이 대소(大小)나 강약의 변화가 있고, 배치에도 변화를 가져서 반복되는 것이 있다. 이 경우는 자유롭고 움직임이 있는 리듬감이 생긴다. 이러한 자유로운 리듬감은 예를 들어 파문(波紋) 따위 자연현상 속에서도 볼 수 있고 또한 온갖 조형예술 속에도 살려져 있다.
회화에서는 그 속에 그려지는 사물의 형이나 빛깔이나 그리고 필촉에 의하여 이러한 자유로운 리듬감이 살려지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