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세계 대백과사전/세계미술/미술의 기초/조형의 요소와 미의 조건/프로포션·콘트라스트

질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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質感

모든 물체는 제각기 다른 재질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그 물체의 표면이 주는 느낌도 각각 다르다.

질감은 물체의 표면에서 느껴지는 딱딱하다, 부드럽다, 까칠까칠하다, 매끄럽다 등의 시각적·촉각적 느낌을 말하며, 그 물체를 구성하는 물질의 특성을 반영하기도 한다.

회회에서의 질감 표현은 터치의 강약과 색의 농담 등으로 가능하며, 현대 회화에서는 마티에르(matiere)의 기법을 사용하기도 한다. 미티에르란 화면에 물체의 표면이 주는 물체 본디의 재질이 잘 나타난 효과를 말한다.

캔버스에 유채 물감을 두텁게 바른다든가, 천 조각이나 금속 조각 등을 붙인다든가 하는 등의 기법이 마티에르의 효과를 살리기 위한 것들이라 할 수 있다.

프로포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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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portion

저절로 자라난 수목(樹木) 따위를 보고 있으면 전체와 상하 가지의 길이 등에 아주 아름다운 비율이 유지되어 있음에 놀랄 경우가 종종 있다.

그리고 그 비율의 아름다움은 한 장의 잎의 엽맥(葉脈) 사이에서도 발견할 수 있다. 조형 표현도 각 부분 각 요소 사이에 상쾌한 비율이 고려되어 있다. 비율을 비례라고도 하는데 프로포션을 말한다.

두부(頭部)가 신장의 8분의 1, 즉 8등신(八等身)이란 것은 미인의 체구의 기준으로 되어 있는데, 그리스에서는 신(神)을 인간의 가장 아름다운 이상적인 자태로 생각하였기 때문에 인체 각부의 비례의 연구가 진행되었는데, 폴리클레이토스는 <카논(Canon)>이란 인체비례의 기준을 표시한 저서(著書)를 썼으며, 그의 <창을 짊어진 사람>은 카논에 의한 모범적인 작품으로 알려져, 오랫동안 인체미의 기준이 되었다.

뤼시포스도 독자적인 카논을 세웠다. 르네상스가 되자 다 빈치, 미켈란젤로, 뒤러 등이 인체 비례에 대해서 실체 연구를 시도하였다.

황금분할(黃金分割, golden section)은 고전미술의 최고로 아름다운 비례로 알려져 건축 각부분의 비율이나, 조각이나, 회화 등에도 이용되었다. 황금분할은 선 AB를 P점(點)에 의하여 두 부분으로 나눠 AB:AP=AP:PB가 되도록 하는 것으로서 BP를 1로 하면 1대 1.618이 된다. 용지(用紙) 따위의 가로 세로의 길이에는 1대 1.414( SQRT { 2}

의 비례)가 쓰이고 있다. 안심하고 종이를 같은 비율로 반절(半切)할 수가 있어서 합리적인 비율이 된다. 또한 우리나라에서는 예부터 7·5·3이란 비율이 여러 가지면에서 고려되어 하나의 기준이 되었다. 7·5·3의 비율을 계속하여 나가면 7:5:3:1……이 되고, 황금비를 계속하여 나가면 1:1.84:3.68……로 되는데 어떠한 기준에 따라 점감(漸減)하거나 또는 점증시키면 상쾌한 해조(諧調)가 생긴다. 이것은 점증 또는 점감(gradation)의 원칙이라 불리고 있다.

콘트라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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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rast

큰 사람과 작은 사람이 나란히 있으면 큰 사람은 한층 더 크게 보이고, 또한 실외 밖에서 어두운 실내에 들어오면 들어온 당시에는 그 방이 대단히 어둡게 느껴진다. 이처럼 성질이 다른 것을 병치(倂置)하고 서로 그 특질을 발휘하는 효과를 대조 또는 대비의 효과라고 한다. 즉 콘트라스트를 말한다. 콘트라스트는 작품에 변화를 주어서 작품의 효과를 높이기 위하여 사용된다.

밝은 바깥에서 방으로 들어갔을 때 처음에는 매우 어둡게 느끼더라도 잠시 있으면 차차 실내가 밝게 느껴지게 되는데, 대비의 현상은 성질이 다른 것이 접촉된 언저리가 더욱 강조된다. 이것을 연변대비(緣邊對比)라고도 한다.

대비의 현상은 대소 혹은 명암 등뿐만이 아니라 형(形), 빛깔, 재질(材質) 등 온갖 조형 요소의 상호간에서 생긴다. 즉 형에서 말하자면 예를 들어 수직선에 대해서 수평선이라든지 곡선에 대하여 직선이라든지, 또는 빛깔에서 말하면 예를 들어 명색(明色)에 대하여 암색이라든지, 파랑에 대해서 노랑이라든지, 채도(彩度)가 높은 색깔에 대해서 채도가 낮은 색깔이라든지, 또한 재질에서 말하면 예를 들어 딱딱한 것에 대하여 연한 것이라든지 따위의 성질이 다른 온갖 요소 사이에 대비의 현상이 생기므로 조형 표현에서는 그 효과를 활용하게 된다.

다만 이때 주의하지 않으면 안 될 것은 하나의 사물에 대하여 그와 성질이 다른 것을 병치할 경우 그 어느 쪽인가에 주체가 놓여져서 작품 전체를 통일하고, 다른 편이 변화의 역할로서 놓여져 있어 거기에 적당한 비율이 보지되고 조화감(調和感)이 생겨나고 있다는 사실이다('구성'의 항(項) 참조). 그리고 특히 회화 따위의 경우, 주안(主眼)이 되는 부분은 다른 부분보다 강조될 필요성이 있으므로 색상간(色相間)에서도, 명암의 톤에서도 다른 부문보다도 콘트라스트의 효과를 강하게 살리고 있는데 우리의 주의가 쏠린다. 고야의 <발코니의 마하들>은 18세기경의 에스파냐의 풍속이 대비의 효과를 충분히 살려서 예리하게 그려져 있다. 우리들은 우선 서로 다가 앉은 두 사람의 검은 남자와의 대비효과의 예리함에 눈길이 쏠린다. 고야는 미(美)와 추(醜)라는 심리적인 대비를 명과 암이란 조형적인 대비로 살리고 있다. 그리고 여인의 부드러운 육체와 의복 앞에 쇠로 된 직선의 난간을 두어서 한층 더 육체와 의복의 부드러움을 강조시키고 있다. 여자도 남자도 그 체취나 표정에 과연 호사하고 멋쟁이다운 느낌이 있어서 고야는 그것을 예리한 대비에 의하여 냉소적으로 그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