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세계 대백과사전/사회 I·문화재/현대사회의 대중과 사상/현대대중사회/유 행
시대와 유행
편집時代-流行
우리의 일상생활은 '올해'의 유행으로 장식되어 있다.예컨대 넥타이를 고르는 경우이거나, 양복감을 고르고 스타일을 결정하는 경우, 혹은 구두나 핸드백을 사는 경우에 점원이 "이것이 올해의 유행입니다"라고 하면 어쩐지 그것을 무시할 수 없는 심리가 된다. 만약 "이것은 작년에 유행했던 것인데요"라고 한다면, 처음에는 좋다고 생각했던 물건이라도 약간 낡은 것처럼 보여 웬만한 투매품이 아니라면 살 마음이 생기지 않을 것이다.'유행가'라는 말이 있다. 연감을 들춰보면 1962년의 유행가는 「노란 샤쓰 입은 사나이」였었다. 63년은 「밤안개」와 「검은 상처의 블루스」… 그리고 66년은 「하숙생」·「종점」, 67년은 「안개」, 68년은 「별아 내 가슴에」·「대머리 총각」등등. 또 '유행어'라는 것이 있다. 62년은 '세대교체'·'…센터'·'재건'·'총천연색 시네마스코프', 63년은 '자의반 타의반'·'번의(▩意)'… 그리고 66년은 '상납'·'사카린'·'웃기지 마', 67년은 '타락'·'빈대표'·'막걸리 파티'·'현실화', 68년은 '제2경제'·'아더메치'·'평가절하'. 이들 사례에서 볼 수 있는 특징적인 사실은, 그 해 그 해의 유행가나 유행어가 그 해에는 사람들에 입에 오르내리고 불리고 사용됨으로써 그 당시 사람들의 생활과 끊을래야 끊을 수 없는 관계를 갖고 있던 것이었는데 오늘날에는 이들 노래나 말의 대부분이 사람들의 생활에서 그 모습을 감추고 있다는 것이다. 「밤안개」라든가 「종점」, 혹은 「별아 내 가슴에」라는 유행가의 이름은 오늘날의 일상생활 속에서는 거의 들어 볼 수 없게 되었으나 그 곡명을 듣거나 그 멜로디가 흘러 나오거나 하면 자연히 그 시대를 회상할 수가 있게 된다.유행가의 경우 당시의 레코드를 들으면 그 시대를 모르는 사람에게 있어서도 어느 정도 상상이 가능할 것이다. 유행어의 경우에는 그 말을 듣기만 해서는 이해가 가지 않는 것이 있다. '아더메치' 등이 그 좋은 예이다. 다시 63년의 '번의', 66년의 '상납', 67년의 '타락'·'현실화', 68년의 '평가절하' 등은 오늘날에도 일상생활에서 빈번히 사용되는 말이다. 그러나 그 말이 유행어로 사용되었을 때에는 우리들이 오늘날 쓰고 있는 의미와는 약간 다른 그 시대의 의미를 갖고 있었던 것이다.이와 같이 모든 유행 현상은 다소 간에 그 시대의 생활 분위기와 불가분하게 결합되어 있다. 유행색(流行色)이나 복장의 유행에 대해서도 같은 말을 할 수 있다. 예컨대 최근 텔레비전에서는 예전 영화가 방영(放映)된다. 이들 영화에서 주인공이 통이 넓은 바지를 입고, 여주인공이 긴 스커트를 펄럭이고 다니는 것을 보게 되면, 아주 옛스러워 보이고 또한 촌스러운 느낌을 받게 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당시로서는 그것이 최신 유행의 것이며, 시대의 첨단을 가는 복장이었던 것이다.헐렁헐렁한 바지와 긴 스커트가 그 당시에 있어서는 사람들의 눈에 가장 멋있는 것으로 보였던 것이다. 그런데 통이 좁은 꼭 끼는 바지와 미니 스커트를 멋있는 것으로 보는 오늘날의 기준에서 보면 그것이 극히 촌스러운 모습으로 느껴지게 되니 신기하다. 그리하여 현재 이들 영화를 보고 있으면 어째서 당시에는 저런 복장을 보고 멋있다고 느꼈을까 하고 우리 자신은 기묘한 느낌을 갖게 될 것이다. 그러나 지금으로부터 10년 후에 오늘날의 남녀의 복장을 본다면 지금 우리들이 10년 전의 복장을 보고 느낀 것과 같은 느낌을 오늘날의 복장에 대해서도 느끼게 되지 않을까? 다시 더 긴 세월을 두고 보면, 예컨대 구형차(舊型車)에 어떤 매력을 느낄 수 있는 것처럼 거기서 다른 의미의 신선함을 발견하게 될지도 모른다. '낡은' 것 속에서 '새로운' 매력이 발견되는 것이다.
유행의 특질
편집流行-特質
유행의 특질로서 아래와 같은 다섯 가지를 들 수 있을 것이다. 첫째로, '올해의 유행'이라든가 '최신의 유행', 혹은 '유행'·'유행시킨다'·'유행하고 있다' 라는 말이 가리키는 것처럼 그것은 현재의 사실이며, 시간의 흐름에서 말하면 '새로운 일'을 의미한다.둘째로, '유행가'·'유행어'의 변천에서 볼 수 있듯이 유행은 그것이 '유행되던' 시대와 밀접한 관계에 있다. 복장이든 노래든 말이든, 혹은 유행색과 같은 색이든 모두 그것을 '유행물'로 만든 사회적·문화적 배경과 절대로 끊을 수 없는 관계를 갖고 있는 것이다. 유행하고 있는 그 당시에는 너무나 흔히 보고 듣기 때문에 사람들은 그것이 시대와 깊이 결합되어 있다는 것을 의식하지 못하는 것이지만, 어느 정도의 세월을 두고 보면 그것이 그 시대의 분위기를 체현(體現)하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될 때가 있다. 이 사실은 또한, 흔히 지적되는 바와 같이, 유행의 특질이 시대와 밀착한 '일시적인 것' 혹은 '덧없는 것'이라는 것을 나타내고 있다.셋째로, 유행은 일반적으로 말해서 '사소한 것'을 중심으로 해서 발생한다. 남성의 바지의 통넓이라든가 여성의 스커트 길이라든가에 단적으로 나타나 있는 것처럼, 유행은 원칙적으로 남성이나 여성 복장의 본질적 부분에 있어서의 변화로서는 발생하지 않는다. 남성은 바지를 입고 여성은 스커트를 입는다는 점에서 변화가 없는 것이다. 원칙을 승인한 다음에 원칙을 발본적(拔本的)으로 변경하는 일은 없으며 원칙의 적용에 있어서 변화를 시키는 것이다. 양복을 입을 때에는 넥타이를 맨다는 원칙은 불변이지만 넥타이의 폭이 넓어졌다 좁아졌다 하는 것뿐이다.넷째로, 그러면서도 사람들의 눈에는 그것이 무시할 수 없는 '변화'로서 느껴지는 점이 중요하다. 유행은 원칙을 승인한 다음에 사람들의 판단을 바꾼다는 특질을 갖고 있다. 원칙적으로는 변화가 없는 것인데도 유행하고 있는 것은 새롭고, 또한 현재에 가장 알맞은 것처럼 보이는 데 대하여 유행이 지난 것은 시대에 뒤떨어진 것이며, 또한 불필요한 것으로 느껴지는 것이다. 이와 같은 의미에서 유행은 어떤 종류의 '가치의 변화'를 포함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여기에서 유행이 원칙에 대하여 미치는 반작용이 생긴다. 유행은 원칙을 승인한 위에서 성립하는 것이기는 하지만 그것이 어떤 종류의 '가치의 변화'를 포함하고 있다는 사실에 의해서 서서히 원칙을 바꾸어가는 측면을 지니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서 유행이 문화변동에 미치는 작용에 주목할 필요가 생긴다. 예컨대 미니 스커트의 유행은 스커트를 입는다는 여성의 복장원칙을 깨뜨리게 되는 것은 아니지만 무릎위 10cm 혹은 20cm의 미니 스커트가 결코 기묘한 모습이 아니라 오히려 '젊음'을 나타낼 수 있는 상징으로서 일반인에게 받아들여짐으로써, 허벅다리를 드러내 놓는 것이 결코 부끄러운 일도 아니고 또한 그것이 남성의 호기적(好奇的)인 시선의 대상으로도 되지 않게 됨으로써 여성의 복장일반에 관한 가치기준에 무시할 수 없는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이것은 모든 유행이 그렇다는 것은 아니지만 어떤 종류의 유행은 한편으로는 원칙에 대하여 반작용을 가함과 동시에 그 시대의 가치기준 일반에 대해서도 반작용을 미치는 측면을 지니고 있는 것이다.다섯째로, 유행에 따르는 것과 유행에 따르지 않는 것은 어느 것이든 사회적 처벌의 대상은 되지 않는다. 이 의미에서는 유행은 사회적인 강제력을 갖고 있지 않은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전술한 바와 같이 유행은 거기에 관심을 갖는 사람들에게는 무시할 수 없는 힘을 갖고 있다. 유행을 자기 행동 속에 받아들일 것인가 아닌가는 오로지 개인의 판단과 결정에 의존하고 있는 것이다. 예를 들어 양복을 맞추는 경우, 최신의 유행을 재빨리 받아들이느냐 혹은 유행을 완전히 무시하고 10년이 하루같은 양복을 맞출 것인가는 개인의 자유이다. 그러나 양복을 새로 맞추려는 대부분의 사람에게 있어 유행은 무시할 수 없는 힘을 지니며 개인을 초월한 힘으로써 압박해 오는 것이다.
유행의 강제력
편집流行-强制力
유행을 받아들이느냐의 여부는 개인의 자유이지만, 유행은 무시할 수 없는 사회적 강제력을 갖는다는 데에 그 중요한 특질을 찾아볼 수 있다. 예컨대, 젊은 여성에게 있어서 미니 스커트를 입어야만 한다는 규칙은 어디에도 존재하고 있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젊은 여성에게 있어서는 무릎 아래에까지 닿는 스커트를 입는다는 것은 견딜 수 없는 수치를 의미할 것이다. 그녀는 자기만이 사회에서 소외되고
또한 세상 사람들로부터 비웃음을 받고 있다고 느낄 것이다.이와 같이 유행은 개인 편에서 그것을 무시해 버리면 개인에 대하여 강제력을 발휘하는 정도가 낮지만, 유행을 의식하기 시작하면 그것은 극히 커다란 압력으로 개인을 압박해 오는 것이다. 유행은 다른 사람이 그것을 어떻게 보고 있는가에 의해서 결정되는 것이다. 유행은 다른 사람의 눈을 의식하는 데에서 성립된다. 유행을 받아들이는 개인편에서 다른 사람의 눈의 존재를 의식하지 않고 전혀 무관심한 입장을 취하는 경우에는, 다른 사람보다 먼저 유행을 받아들이려는 심리 혹은 유행에 뒤떨어지지 않으려는 심리는 생겨나지 않는다.따라서 유행이라는 현상은 다른 사람의 눈과 평판, 즉 '대중의 권위' 혹은 '익명의 권위'에 기하여 성립한다는 측면을 지니고 있다. 유행이 갖는 강제력은, 유행을 무시할 수 없는 것으로 느끼는 개인이 익명적(匿名的)인 다수의 다른 사람들의 취미·사고·행동 속에서 그것이 지배적인 것으로 되어 있다고 판단함으로써 성립한다. 익명적인 다수의 다른 사람이 그렇게 판단하고 있을 것이라는 추측, 즉 '다른 사람의 판단에의 기대'가 유행을 지탱하고 있는 것이다.
유행의 침투과정
편집流行-浸透過程
대중의 눈 혹은 사회의 눈을 강렬하게 의식함으로써 유행을 받아들인다는 것은 유행을 받아들인 개인이 유행의 운동에 참가하는 것이다. 유행 현상은 한편으로는 익명적인 대중의 취미·사고·행동에 의하여 만들어진다. 즉, 대중의 눈에 의하여 정의(正義)되는 것이다. 다른 한편으로는 이 대중의 정의를 의지로 해서 새로 유행을 받아들이는 개인이, 유행의 존재를 인정하고 거기 따름으로써 그 정의를 다시 변화시켜 유행 현상을 밑받침하고 발전시켜 가는 것이다. 유행은 끊임없이 새 사람을 그 안에 끌어들임으로써 대중의 눈에 의한 정의를 끊임없이 바꿔가는 가운데 전개되는 것이다.유행은 이와 같은 끊임없이 발전해 가는 과정으로서 파악하지 않으면 안된다. 유행은 바로 그것을 채용하는 개인의 참가에 의해서 만들어지는 '집합적인 창조의 과정'이다. 종래에는 유행은 특정한 기호(嗜好)·생각·행동, 즉 사람들에 의해서 새롭다고 생각되는 아이디어 혹은 행동 양식이 사람들 사이에 보급되어 가는 과정으로서 파악되어 왔다. 예컨대, 미니 스커트를 입은 사람이 늘어간다든가 또 유행가나 유행어가 퍼져가는 것 등이 그것이다. 그러나 유행을 이와 같이 파악하는 것은 유행이라는 사태의 일면을 보는데 불과하다. 유행은 단지 어떤 아이디어나 행동 양식이 사회 속으로 침투해 가는 과정에만 머물지 않고, 이 침투의 과정을 통해서 유행에 참가해가는 인간이 확대됨으로써 끊임없이 대중의 눈에 의한 판단이 재정의(再定義)되어 가는 과정을 포함하는 것이다. 유행은 바로 거기 참가하는 모든 사람들에 의해 일시적으로 만들어지는 '집합적인 창조의 소산'인 것이다.현대에 있어서의 유행은 만들어진다는 측면을 강하게 갖고 있는데, 유행을 만들어내려고 하는 편에서의 조작이 언제나 성공한다고만 할 수 없는 것은, 유행은 거기에 참가하는 사람들 즉 유행을 받아들이는 사람들에 의해서 지탱되고 그들에 의해서 담당됨으로써 비로소 전개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어떤 아이디어나 행동양식을 유행시키려고 생각하여 이것저것 수단을 바꾸어 가면서 조작한다 하더라도 그것이 유행이 되느냐 아니냐를 결정하는 것은 거기 참가하는 사람들이 정의를 어떻게 내리느냐에 달려 있는 것이다.
유행과 관습
편집流行-慣習
유행 현상의 가장 단순한 형(型)으로는 작은 집단에 있어서 재미있는 말이나 복장이 유행하는 사례를 생각할 수 있다. 예를 들면, 학급집단(學級集團) 안에서의 유행이 있다. 이 경우에 있어서는 '창시자'가 있어서 이 창시자가 학급집단 안에서 새로운 아이디어나 행동양식 등을 만들거나 혹은 외부에서 그것을 들여온다. 그리하여 이 아이디어나 행동 양식 등을 학급집단의 다른 멤버가 모방하고 나아가 대다수의 멤버가 거기에 동조함으로써 유행이
만들어진다.여기에서 유행(fashion)과 관습(custom)을 구별해 둘 필요가 있다. '관습'은 '비교적 지속적으로 집단의 거의 모든 구성원에 의해서 지켜지는 표준적인 행동 양식'이라고 정의되고 있다. 그것은 집단 혹은 사회에 있어서의 그 구성원의 행동을 규정하는 힘을 갖고 있다. 그것은 멤버의 행동, 그리고 그 행동에 의해서 만들어지는 것을 집단 혹은 사회에 알맞는 것으로 하는 작용을 지니고 있는 것이다. 물론 관습이 영원히 변하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상당한 지속성을 갖고 어느 일정 기간은 고정된다는 성질을 지니고 있다. 이에 대하여 '유행'은 일시적인 것이다. 그리하여 사람들이 관습에 따라 행동하는 경우에도 허용되고 있는 선택의 범위 내에서 그 행동양식에 일시적인 또는 어떤 의미에서는 '표면적인'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영역에서 유행은 성립하는 것이다. 이것은 사회에 있어서의 인간의 행동 양식이 견고한 틀에 의해서 세세한 점까지 상세히 규정되어 있는 사회에서 유행은 발생되기 어렵다는 것을 뜻한다. 관습에 의해 규정되는 행동양식에 선택의 폭이 넓고 구성원(構成員)의 자유재량의 여지가 크게 남아 있는 사회에서 유행은 발생될 수 있는 것이다.따라서 유행은 관습이라는 틀 속에서 선택이 가능한 영역에 생긴다. 유행의 특질로서, 그것이 일시적인 현상이며 흔히 행동의 사소한 부분에 발생한다고 알려져 온 것은 이 때문이다. 그러나 유행에 의한 선택이 관습에 대하여 반작용(反作用)을 가하는 측면을 놓쳐서는 안된다. 유행은 원칙적으로 일시적인 현상이기는 하지만, 어떤 경우에는 그것이 성원간에 일반적이고 또 영속적인 행동 양식이 되는 수도 있다. 그 결과 유행은 관습으로서 정착된다. 때로는 유행에 의해서 관습의 어떤 측면이 변화를 일으키는 일도 있다. 이렇게 해서 유행은 관습에 대하여 반작용을 가하고 있는 것이다.
유행현상의 영역
편집流行現象-領域
유행은 사회의 모든 영역에서 생긴다. 회화(繪畵)·음악·극(劇)·건축 또는 가정생활의 여러 가지 영역, 오락·정치적 사고방식·철학·인문과학·사회과학, 그리고 물리학이나 수학에 있어서도 유행을 볼 수가 있다. 그러나 사회생활 가운데서 가장 유행현상이 현저하게 나타나고 또 일상생활에서 가장 익숙한 영역은 복식(服飾)의 영역일 것이다. 현대에 있어서는, 작은 집단에 있어서의 유행은 별도로 하고 사회적인 규모로 생기는 유행은 거의 전부가 만들어진다는 요소를 갖고 있다.
유행창조 과정
편집流行創造過程
종래 가장 전형적으로 생각되는 유행창조의 과정은 다음과 같은 단계를 가지고 있다. 제1단계는 어떤 새로운 스타일의 결정과 발표이다. 제2단계는, 복장의 경우 그 스타일을 디자인한 디자이너의 모델과 베스트 드레서(best dresser)라고 불리는 명사에 의해서 이 스타일이 최초로 채용된다. 의도적(意圖的)으로 유행이 만들어지는 경우에는 영화나 텔레비전의 배우가 그들이 주연하는 영화나 텔레비전 가운데서 그 스타일로 등장하는 것에 의해 소개되는 일이 많다. 제3단계는 퍼블리시티 캠페인(publicity campaign:넓은 의미에서는 선전·광고활동)이다. 영화·텔레비전을 필두로 하여 모든 매스 미디어가 동원되어 사람들은 그 스타일을 듣거나 보게 될 뿐만 아니라 그 스타일의 해설에 접하고 그 스타일을 둘러싼 갖가지 화제에 접한다. 유행을 만들어내기 위한 '캠페인'이 벌어지는 것이다. 이와 동시에 이 단계에서는 대량생산된 제품이 시장에서 쏟아져 소비자는 실제로 현물을 손에 넣을 수가 있게 된다.
제4단계는, 복장의 경우라면 사람들이 실제로 거리에서 그 스타일을 채용한 사람들을 볼 수가 있는 단계이다. 상품일 경우는 아는 사람이나 친구가 실제로 그것을 사용하고 있는 것을 알게 된다. 이렇게 해서 유행을 재빨리 흡수한 사람에게서 이야기를 듣기도 하고 일상의 화제에 오르게 되는 것이다.요약하면, 제1단계는 아이디어 또는 행동양식의 창조와 발표의 단계, 제2단계는 데먼스트레이션의 단계, 제3단계는 퍼블리시티 캠페인의 단계, 제4단계는 소비자에 있어서의 수용과정(受容過程) 전개의 단계이다. 유행을 창조하는 과정은 이들 네가지 과정을 모두 거치는 것이지만 좁은 의미에서 유행과정을 살펴보면 그것은 제4단계만을 의미하며 제1단계로부터 제3단계까지는 그의 전(前)단계라고 말할 수 있다. 이렇게 말하는 것은 제1단계부터 제3단계까지의 단계에서 많은 비용이 투입되고 여러 가지 조작기술이 구사되어도 유행 현상을 낳지 못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예를 들면, 각종 의상을 발표하여 '금년의 유행'을 대대적으로 선전하더라도 유행을 못 낳는 일이 있다. 이것은 유행의 수용 과정은 유행 현상에 참가하는 소비자의 정의(定義)과정이기 때문이라는 것을 말해 주는 것이다((유행의 침투과정).
유행과 매스 미디어
편집流行-mass media
현대에 있어서 사회적인 규모로 유행이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매스 미디어(신문·잡지·영화·라디오·텔레비전 등의 매스 커뮤니케이션의 매체)의 힘을 아무리 해도 무시할 수가 없다. 첫째로, 매스 미디어는 현대 사회에 있어서 정보의 전달을 위한 제도적인 채널(channel)이 되어 있고, 매스 미디어에 의해서 제공되는 정보는 신뢰할 수 있다는 전제가 있기 때문이다. 둘째로 매스 미디어는 사회의 대다수 사람들에게 거의 동시에 정보를 전달한다. 그 때문에 매스 미디어에 의해서 전달된 정보는 사회 전체의 사람들이 공통으로 알게 되는 것이다. 사람들은 매스 미디어를 매개로 해서 '공유세계(共有世界)'에 살 수가 있게 된다. 셋째로, 매스 미디어는 사람들에 대해 최신의 '공유세계'를 제공한다.이리하여 사람들이 유행 과정에 참가할 때에 판단의 기준으로 채용하는 '대중의 눈(目)' 또는 '사회의 눈'은 현대에 있어서는 매스 미디어를 매개로 해서 그것을 통해서 얻는 일이 매우 많은 것이다. 매스 미디어에서 알려지는 것은 일종의 '권위'를 갖고 있다. 매스 미디어는 사회적으로 인정된 새로운 일을 알린다고 생각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매스 미디어는 그에 접하는 모든 사람에게 '공유세계'를 제공하는 특질을 갖고 있으므로 매스 미디어가 어떤 아이디어 혹은 행동 양식의 '유행'을 알리면 그것은 모든 사람들에게 공통의 존재가 되는 것이다. 이리하여 매스 미디어는 짧은 기간 안에 사회의 구성원에 대해 '유행'의 존재를 알게 하는 작용을 한다.매스 미디어가 유행의 수용 과정에서 베푸는 역할은 2중이다. 첫째 역할은 주로 퍼블리시티 캠페인(넓은 의미의 선전·광고활동)에서 그 대표적인 예를 찾아볼 수 있다((유행 창조 과정). 매스 미디어는 새로운 아이디어나 행동 양식의 존재를 여러 가지 각도에서 알린다. 사람들이 그 아이디어나 행동 양식에 무관심하고 있을 수 없게 하는 상태를 조성함으로써 사람들이 유행에 참가하기 위한 준비상태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소위 협의(狹義)의 유행 과정이 시작되기 이전에 그 토대를 만드는 것이 매스미디어의 제1의 활동이다. 즉, 매스 미디어가 갖는 '사회의 눈'을 대표한다는 기능은 아이디어나 행동 양식에 대해서 권위를 붙이는 대용의 역할을 한다. 매스 미디어에서 보도되는 아이디어나 행동 양식의 존재는 사람들에 따라서는 무시할 수 없는 것이 된다.둘째 역할은 유행의 수용 과정이 진행되기 시작한 뒤의 매스 미디어의 역할이다. 수용 과정의 초기 단계에서는 사람들은 이미 아이디어나 행동 양식의 존재를 알고 있고 어느 일부의 사람들은 그것을 채용하고 있는 것이며, 이미 채용하고 있는 사람도 관심이 있거나, 아직 채용하고 있지 않는 사람도 그것이 사회 속에서 어떤 범위의 사람들에 의해 지지되고 채용될 것인가 하는 것을 아직 모르는 상태에 있다. 매스 미디어는 모델이나 베스트 드레서가 아니라 일반 사람이 채용하고 있는 모습을 보여줌으로 해서 유행 과정의 전개에 대해 보장을 주는 역할을 한다. 이리하여 채용자의 증가와 매스 미디어의 역할은 서로 영향을 미치면서 진행된다. 매스 미디어의 보도에 의해 채용자가 증가하고, 채용자가 증가함에 따라서 유행 과정은 새로운 전개를 하여 새롭게 정의(定義)되며 그 결과 새로운 양상을 더해가게 된다. 그것은 또한 매스 미디어에 의해서 취급되는 소재가 된다(( 광고의 심리적 효과).
유행채용자·유행참가자
편집流行採用者 ·流行參加者
유행은 사회의 모든 측면에서 이루어지지만, 그러면서도 제각기의 유행이 사회의 모든 사람을 그 채용자로서 요구하는 일은 거의 없다. 예컨대 복장을 그 예로 들더라도 미니 스커트를 입는 것은 여성이다. 그리고 여성들 가운데서도 그 대부분은 젊은 여성일 것이다. 또한 유행가(流行歌)나 유행어(流行語)가 아무리 번졌다고 하더라도 실제로 유행가를 부르고 유행어를 일상회화 가운데 쓰는 사람은 그렇게 많지는 않다. 어떠한 유행이라 해도 실제로 유행을 채용하는 사람은 전 인구의 극히 적은 부분에 지나지 않는 것이다. 미니 스커트를 예로 들어 생각해보면 확실히 여성들의 스커트 길이는 짧아졌다. 특히 하이 틴(10代)에서 20대 초까지의 여성의 경우에 그 거의가 무릎을 내놓은 스커트를 입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들은 전 여성 중의 일부이다. 20대 후반에서 30대가 되면 완전한 미니 스커트를 입고 있는 여성은 아주 적어진다. 이렇게 해서 거의 모든 유행은 아주 많은 사람들을 포함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그것은 극히 일부의 사람들에 의해서 지지되고 있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행은 실제로 그것을 채용하는 사람들에 의해서만 지지되는 것은 아닌 것이다.실제로 유행을 채용하는 사람들을 유행채용자라고 부른다면, 유행채용자는 유행하는 아이디어나 행동 양식이 변화하는 데 따라서 여러 가지로 변화한다. 유행은 사회의 모든 영역에서 생기는 것이고, 그러므로 모든 사회집단이 유행채용자가 될 가능성도 가지고 있다. 그러나 하나의 유행이 동원하는 유행채용자는, 예컨대 미니 스커트와 같이 많은 젊은 여성에게 착용되고 있는 것같은 경우라도 전체의 일부에만 적용되고 있는 것이다.한편 유행은 유행채용자 이외의 사람들에 의해서도 지지된다. 이 사람들을 유행참가자라고 하는데, 유행참가자는 자기가 유행을 채용하지는 않지만 유행에 관심을 가지고 유행에 대해 좋고 나쁜 것과 시비(是非)의 판단을 가하는 사람들이다. 말하자면 사회의 눈을 형성하는 사람들이다. 그리하여 유행 과정은 유행채용자와 유행참가자가 함께 집합적인 행동에 참가하고, 정의를 내리는 과정에 참가하는 데 의해서 성립된다. 그렇다고 사회의 모든 사람들이 유행채용자나 유행참가자가 되는 것은 아니다. 보통은 이 밖에 아주 많은 유행무관심층(流行無關心層)이 있다. 그래서 어느 특정한 사회집단에서 생기는 유행의 경우, 그 집단과 직접적인 관계를 갖는 사람들 이외의 대부분의 사람들은 유행무관심층으로 남게 된다. 유행무관심층의 존재는 유행의 전개를 최종적으로 체크하는 힘이 된다.유행 과정의 전(前)단계에서는 극히 일부의 한정된 사람만이 유행채용자가 되고 그 이외의 사람들은 유행참가자에 머물러 있다. 그러나 유행참가자의 수도 아주 한정되어 있다. 전단계에서는 유행참가자의 대부분은 유행의 수용 과정에서 실제로 유행을 따르는 잠재적인 채용자이다. 퍼블리시티 캠페인이 진행됨에 따라서 유행참가자는 확대되고 잠재적 채용자와 더불어 수용 과정에서 유행참가자로서의 역할을 해나가는 사람들이 유행에 관심을 갖게 된다. 그리하여 수용 과정의 단계에 들어가면 잠재적 채용자 가운데서 실제로 유행을 채용하는 사람이 생기게 된다. 유행채용자는 일방으로는 다른 채용자(이미 채용하고 난 사람과 이제부터 채용하려는 사람)를 판단의 기준으로 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유행참가자의 눈을 판단 기준으로 해서 유행을 지지하게 된다.유행채용자의 행동이 다른 사람의 행동과 다른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너무 달라서는 곤란하다는 생각을 갖게 되는 것은 유행이 타인의 판단에 의존해서 성립한다는 것을 잘 말해주는 것이다. 유행은 어떤 면에서는 집단의 가치판단에 깊이 의존하고 있다. 이것은 유행의 채용이 집단과 더불어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른 면에서는, 집단 속에서도 변화의 동향에 민감하고 변화의 동향을 먼저 알아내어 시대의 조류에 몸을 던지는 것으로서 집단의 가치판단에 동조하면서 집단의 일반 구성원으로부터 자기를 구별하는 곳에 유행은 성립한다.유행채용자가 참가자의 판단을 중요시하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집단가치와의 일체화와 일반 집단 구성원으로부터의 구별성은 집단 안으로 향하는 것과 동시에 집단 밖으로도 향하게 된다. 특히 복장의 유행에 있어서는 동성(同性)을 의식할 뿐만 아니라 이성(異性)을 의식함에 의해서 성립되는 것이기 때문에 유행참가자의 눈은 아주 강력한 작용을 하게 되는 것이다. 유행참가자의 눈은 유행과정의 전개를 촉진하거나 혹은 저지하는 힘을 갖고 있는 것이다.그러므로 현대에 있어서 유행은 대량생산과 대량소비의 메커니즘의 작용에 근거하고 있다. 유행의 채용은 본래는 개인의 자발적인 선택에 기초하는 것이지만, 유행하는 상품이 대량생산됨으로 인해서 소비자는 좋거나 나쁘거나간에 제품을 구입하지 않으면 안 되게 된다. 그리하여 상품은 매년 새로운 스타일이 생기고 새로운 포장으로 바뀌어서 팔리게 되며, 따라서 소비자는 주어진 테두리의 선택 가능성 안에서 스스로 선택을 한다는 방식에 의해 유행의 전개에 참가하는 데 지나지 않게 된다.그러므로 현대에 있어서는, 유행이 유행채용자와 유행참가자에 의해서 만들어지는 것이기는 하지만 다른 면에서는 대량생산의 메커니즘에 의해서 대부분의 유행의 방향이 규정되게 된다. 유행을 최종적으로 결정하는 것은 유행채용자와 유행참가자이지만, 유행의 토대는 바로 상품생산의 과정에서 결정되고 있는 것이다.
유행채용자의 분류
편집流行採用者-分類
유행의 수용 과정에서는 모든 유행참가자가 동시에 유행을 채용하는 것은 아니다. 채용의 느리고 빠름에 따라서 유행참가자는 다음의 다섯 가지 범주로 나누어진다.(1) '혁신자(革新者)'-새로운 아이디어나 행동 양식을 최초로 채용하는 사람들이다. 그들은 유행의 수용과정에서 첫번째로 등장한다. 즉, 이미 퍼블리시티 캠페인이 벌어지고는 있으나 그 아이디어나 행동양식이 집단의 가치판단과 일치하고 있는가 어떤가가 미정인 단계, 다시 말하면 다른 잠재적 유행채용자와 유행참가자의 판단이 아직 정착되어 있지 많은 단계에서 채용을 단행하는 사람들이다. 그들은 모험자이며 어떤 경우에는 사람들의 냉소(冷笑) 또는 조소의 적이 될 것을 서슴지 않는 사람들이다.(2) '초기 채용자(初期採用者)'-이 사람들은 진취적인 기상이 많기는 하지만 혁신자와는 달라 집단의 가치판단에의 통합도가 높아서, 그것이 유행할 가능성이 있는가 없는가를 가려서 채용을 한다. 그 때문에 그들은 어피니언 리더쉽(opinion leadership)을 최고도로 발휘하고, 잠재적 채용자의 모델로서의 역할을 한다.(3) '전기 추종자(前期追從者)'-이 사람들은 유행채용자의 평균적 성원(成員)보다도 한걸음 빨리 유행을 채용한다. 그들은 유행을 정당화하고 결정적인 것으로 만드는 역할을 한다. 그들은 유행의 채용에는 매우 신중하지만 그들의 채용은 유행의 전개를 결정하는 것이 된다.(4) '후기 추종자(後期追從者)'-유행채용자의 평균적 멤버(구성원)가 채용한 뒤에 채용한다. 그들은 대세순응형(大勢順應型)의 사람들이다.(5) '지체자(遲滯者)'-최후로 채용하는 사람들. 그들은 고립자(孤立者)에 가까운 사람들이다.유행의 채용은 개인의 자발적인 행위이지만 유행채용자가 그들의 판단을 얻는 데에는 개인을 넘어선 사회적인 압력에 크게 의존한다. 혁신자와 초기 채용자의 경우에는 퍼블리시티 캠페인이라는 제도적인 커뮤니케이션 채널에 의해서 정보를 받아들이는 한편, 다른 면에서 그것을 근거로 하여 유행의 동향을 먼저 취하는 데 있어서는 사회적 압력의 규정을 강하게 받는다. 이 사람들에게 있어서는 유행을 지지하는 심리 속에서 집단과의 일체화보다는 오히려 일반 구성원과의 차별화에 더욱 열중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겠다. 이에 비해서 전기추종자·후기추종자·지체자로 내려갈수록 이미 유행을 채용한 사람들과 그것을 지지하는 유행참가자의 압력이 크게 작용하는 것이다. 그들에게는 차별화보다도 일체화, 즉 동조에의 압력이 강하게 작용하게 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