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8다15934
【판시사항】
편집[1] 제조물책임의 성립 요건
[2] 제조물책임에 있어서 입증책임의 분배
[3] 텔레비전이 내구연한을 1년 정도 초과한 상태에서 그 정상적인 이용상황 하에서 폭발한 경우, 내구연한은 텔레비전의 결함으로 인한 손해배상청구권의 권리행사기간 내지 제조업자의 손해배상채무의 존속기간이 아니고 제조업자는 내구연한이 다소 경과된 이후에도 제품의 안전성을 확보할 주의의무가 있다는 이유로 제조상의 결함을 인정한 사례
【판결요지】
편집[1] 무릇 물품을 제조·판매하는 제조업자 등은 그 제품의 구조, 품질, 성능 등에 있어서 그 유통 당시의 기술 수준과 경제성에 비추어 기대 가능한 범위 내의 안전성과 내구성을 갖춘 제품을 제조·판매하여야 할 책임이 있고, 이러한 안전성과 내구성을 갖추지 못한 결함으로 인하여 소비자에게 손해가 발생한 경우에는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의무를 부담한다.
[2] 물품을 제조·판매한 자에게 손해배상책임을 지우기 위하여서는 결함의 존재, 손해의 발생 및 결함과 손해의 발생과의 사이에 인과관계의 존재가 전제되어야 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고도의 기술이 집약되어 대량으로 생산되는 제품의 경우, 그 생산과정은 대개의 경우 소비자가 알 수 있는 부분이 거의 없고, 전문가인 제조업자만이 알 수 있을 뿐이며, 그 수리 또한 제조업자나 그의 위임을 받은 수리업자에 맡겨져 있기 때문에, 이러한 제품에 어떠한 결함이 존재하였는지, 나아가 그 결함으로 인하여 손해가 발생한 것인지 여부는 전문가인 제조업자가 아닌 보통인으로서는 도저히 밝혀 낼 수 없는 특수성이 있어서 소비자 측이 제품의 결함 및 그 결함과 손해의 발생과의 사이의 인과관계를 과학적·기술적으로 완벽하게 입증한다는 것은 지극히 어려으므로, 텔레비전이 정상적으로 수신하는 상태에서 발화·폭발한 경우에 있어서는, 소비자 측에서 그 사고가 제조업자의 배타적 지배하에 있는 영역에서 발생한 것임을 입증하고, 그러한 사고가 어떤 자의 과실 없이는 통상 발생하지 않는다고 하는 사정을 증명하면, 제조업자 측에서 그 사고가 제품의 결함이 아닌 다른 원인으로 말미암아 발생한 것임을 입증하지 못하는 이상, 위와 같은 제품은 이를 유통에 둔 단계에서 이미 그 이용시의 제품의 성상이 사회통념상 당연히 구비하리라고 기대되는 합리적 안전성을 갖추지 못한 결함이 있었고, 이러한 결함으로 말미암아 사고가 발생하였다고 추정하여 손해배상책임을 지울 수 있도록 입증책임을 완화하는 것이 손해의 공평·타당한 부담을 그 지도원리로 하는 손해배상제도의 이상에 맞는다.
[3] 텔레비전이 내구연한을 1년 정도 초과한 상태에서 그 정상적인 이용상황 하에서 폭발한 경우, 내구연한은 텔레비전의 결함으로 인한 손해배상청구권의 권리행사기간 내지 제조업자의 손해배상채무의 존속기간이 아니고 제조업자는 내구연한이 다소 경과된 이후에도 제품의 안전성을 확보할 주의의무가 있다는 이유로 제조상의 결함을 인정한 사례.
【참조조문】
편집[1] 민법 제750조[2] 민법 제750조[3] 민법 제750조
【참조판례】
편집[1] 대법원 1992. 11. 24. 선고 92다18139 판결(공1993상, 224)
【전 문】
편집【원고,피상고인】동양화재해상보험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한미합동법률사무소 담당변호사 유경희 외 1인)
【피고,상고인】삼성전자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변호사 서용은 외 1인)
【원심판결】 서울고법 1998. 2. 20. 선고 97나19351 판결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피고의 부담으로 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제1, 2점에 대하여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원고가 1994. 10. 13. 김옥자와 사이에, 김옥자 소유의 부산 영도구 신선동 2가 67의 7 지상 철근콘크리트조 슬래브지붕 2층 주택에 관하여 화재, 도난, 폭발 등으로 인한 손해가 발생한 경우 원고가 이를 보상하기로 하는 내용의 장기종합보험계약을 체결하면서, 보험가입금액은 금 100,000,000원, 보험기간은 1994. 10. 13.부터 2004. 10. 13.까지로 약정하고 그 무렵 김옥자로부터 제1회 보험료를 지급받은 사실, 김옥자의 딸인 김명희는 1996. 7. 3. 12:00경 이 사건 건물 내 2층 안방에서 피고 회사가 제조한 16″비디오비전(V.T.R 겸용의 텔레비전, 이하 '이 사건 텔레비전'이라 한다)을 시청하고 있던 중, 갑자기 이 사건 텔레비전 뒤편에서 검은 연기가 피어 올라 동작스위치를 끄고 전원플러그를 뽑았으나, 곧이어 이 사건 텔레비전에서 '펑'하는 폭발음과 함께 불이 솟아 오르면서 커튼에 옮겨 붙어 급기야 위 건물의 2층 내부와 그 안의 가재도구가 전소한 사실, 위 사고는, 이 사건 텔레비전 수상관(일명, 브라운관) 내의 전자총 부분(고전압이 걸려 있음)이 누전으로 인하여 폭발하면서 발생한 것으로 추정될 뿐, 그 누전이 발생하게 된 경위에 관하여는 규명되지 아니한 사실, 이 사건 텔레비전은 피고 회사가 1988년 말경부터 1990년 초경까지 사이에 제조한 것으로서(모델명 SMV-1600), 김옥자는 화재 발생 약 6년 전에 이를 구입하여 위 사고시까지 사용하여 오면서, 당시까지 이를 수리하거나 내부구조에 변경을 가한 바가 전혀 없는 사실, 원고는 김옥자에게 위 사고로 인한 건물의 피해보험금으로 1996. 7. 24. 금 40,000,000원, 같은 해 8월 16일 금 16,531,262원 합계 금 56,531,262원을 지급한 사실을 인정한 다음, 위 인정 사실에 의하면 이 사건 텔레비전의 폭발의 원인이 된 전자총 부분의 누전 경위가 명백히 밝혀지지는 아니하였으나, 이 사건 텔레비전이 위와 같이 이를 정상적으로 수신하는 상태에서 폭발한 이상, 특단의 사정이 없는 한 이 사건 텔레비전은 그 이용시의 제품의 성상이 사회통념상 제품에 요구되는 합리적 안전성을 결여하여 '부당하게 위험한' 것으로서 그 제품에 결함이 있다고 볼 수밖에 없고, 이와 같은 결함은 피고가 이 사건 텔레비전을 제조하여 유통에 둔 단계에서 이미 존재하고 있었다고 추정되므로, 피고는 이 사건 텔레비전의 제조업자로서 그 결함으로 인한 폭발사고로 말미암아 김옥자가 입은 재산상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고, 나아가 보험자인 원고는 김옥자와의 보험계약에 따라 동인에게 위 사고로 인한 보험금을 지급함으로써 그 지급한 금액 범위 내에서 김옥자의 피고에 대한 손해배상채권을 대위취득하였다고 판단하였다.
무릇 물품을 제조·판매하는 제조업자 등은 그 제품의 구조, 품질, 성능 등에 있어서 그 유통 당시의 기술수준과 경제성에 비추어 기대가능한 범위 내의 안전성과 내구성을 갖춘 제품을 제조·판매하여야 할 책임이 있고, 이러한 안전성과 내구성을 갖추지 못한 결함으로 인하여 소비자에게 손해가 발생한 경우에는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의무를 부담한다 할 것이다(대법원 1992. 11. 24. 선고 92다18139 판결 참조).
따라서 물품을 제조·판매한 자에게 손해배상책임을 지우기 위하여서는 위와 같은 결함의 존재, 손해의 발생 및 결함과 손해의 발생과의 사이에 인과관계의 존재가 전제되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고도의 기술이 집약되어 대량으로 생산되는 제품의 경우, 그 생산과정은 대개의 경우 소비자가 알 수 있는 부분이 거의 없고, 전문가인 제조업자만이 알 수 있을 뿐이며, 그 수리 또한 제조업자나 그의 위임을 받은 수리업자에 맡겨져 있기 때문에, 이러한 제품에 어떠한 결함이 존재하였는지, 나아가 그 결함으로 인하여 손해가 발생한 것인지 여부는 전문가인 제조업자가 아닌 보통인으로서는 도저히 밝혀 낼 수 없는 특수성이 있어서 소비자 측이 제품의 결함 및 그 결함과 손해의 발생과의 사이의 인과관계를 과학적·기술적으로 완벽하게 입증한다는 것은 지극히 어렵다.
그러므로 이 사건과 같이 텔레비전이 정상적으로 수신하는 상태에서 발화·폭발한 경우에 있어서는, 소비자측에서 그 사고가 제조업자의 배타적 지배하에 있는 영역에서 발생한 것임을 입증하고, 그러한 사고가 어떤 자의 과실 없이는 통상 발생하지 않는다고 하는 사정을 증명하면, 제조업자 측에서 그 사고가 제품의 결함이 아닌 다른 원인으로 말미암아 발생한 것임을 입증하지 못하는 이상, 위와 같은 제품은 이를 유통에 둔 단계에서 이미 그 이용시의 제품의 성상이 사회통념상 당연히 구비하리라고 기대되는 합리적 안전성을 갖추지 못한 결함이 있었고, 이러한 결함으로 말미암아 사고가 발생하였다고 추정하여 손해배상책임을 지울 수 있도록 입증책임을 완화하는 것이 손해의 공평·타당한 부담을 그 지도원리로 하는 손해배상제도의 이상에 맞는다 할 것이다.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사실인정과 판단은 위 법리에 따른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지적하는 바와 같은 제품의 결함과 인과관계에 관한 채증법칙 위배 및 법리오해 등의 위법 등이 있다고 할 수 없다.
이 점을 다투는 상고이유는 모두 받아들일 수 없다.
제3, 4점에 대하여
원심판결 이유를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이 사건 사고가 김옥자의 오사용(오사용) 내지 관리소홀로 말미암아 발생한 것이므로 면책되어야 한다는 피고의 주장에 대하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배척한 조치는 정당한 것으로 보이고, 또한 원심이 피고가 이 사건 텔레비전의 내구연한을 제품구입일로부터 5년으로 설정하였고, 그 내구연한을 도과한 이후에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하였으나, 위 내구연한은 이 사건 텔레비전이 본래의 용도에 따라 정상적으로 성능을 발휘할 수 있는 최소한의 기간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여질 뿐, 그 결함으로 인한 손해배상청구권의 권리행사기간 내지 피고의 손해배상채무의 존속기간을 정한 것이라고 볼 수는 없고, 나아가 오늘날 일반 국민에게 널리 보급된 대표적 가전제품인 텔레비전은 제조자가 설정한 내구연한이 다소 경과되었다 하더라도 사회통념상 이를 소비자의 신체나 재산에 위해를 가할 수 있는 위험한 물건으로는 여겨지지 아니하므로 텔레비전의 제조업자는 그 내구연한이 다소 경과된 이후에도 제품의 위험한 성상에 의하여 소비자가 손해를 입지 않도록 그 설계 및 제조과정에서 안전성을 확보해야 할 고도의 주의의무를 부담한다 할 것이어서 이 사건 텔레비전이 비록 그 내구연한으로부터 1년 정도 초과된 상태라 하더라도 그 정상적인 이용 상황 하에서 위와 같이 폭발한 이상, 그 제조상의 결함을 인정함에는 아무런 지장이 없다고 판단한 것도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며, 거기에 상고이유가 지적하는 바와 같은 제조물책임의 면책사유에 관한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없다.
이 점을 다투는 상고이유도 받아들일 수 없다.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의 부담으로 하기로 관여 법관들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송진훈(재판장) 이돈희(주심) 이임수 윤재식
(출처 : 대법원 2000.02.25. 선고 98다15934 판결[구상금] > 종합법률정보 판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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