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파리의 노래/잃어진 봄

첫 기러기의 울음소리가 하늘을 울리며
물 긷는 따님의 얼굴이 우물 위에 어리울 때,
거름 실은 소[牛]를 몰고 가는 농군의 싯거리 노래는
앞산 밑을 감도는 뱃노래와 함께 들리는
내 고향 어린 때의 그 봄날이 그리워.

안개가 따사로운 햇볕을 섧게도 덮으며
진달래의 갓 핀 꽃이 빨갛게 꿈 깰 때
채전(菜田) 가의 냉이 캐는 아이들의 흥얼거리는 소리가
뜰 안에서 어미 찾는 병아리 소리에 섞이는
내 고향의 어린 때의 그 봄날이 그리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