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존한 러시아의 여류 첼리스트 안나 루보시스 여사가 연전에 모스크바 시에서 독주회를 개최한 때의 일입니다. 입장료를 받지 않는 대신 아래에 쓴 물건을 받는다는 광고를 내걸었읍니다.
“넝마, 지설(紙屑), 빈병(空甁), 양철통, 어수류(魚獸類)의 뼈 등(等)이면 6근 이상, 고무신이면 1족(足) 이상을 지참할 것.”
그러나 독자 제군, 이 여류 악가가 넝마 장수나 엿장수인 줄은 알지 마십시요. 그는 노농(勞農) 러시아 정부의 원대한 계획을 원조하는 의미에서, 폐물 이용으로 충실(充實)을 도(圖)하려는 갸륵한 충성에서 이 폐물 수집 음악회를 연 것입니다. 그러나 하여간 일류 음악가의 독주회 입장료가 엿 한 가락 값이라는 것에는 그 공전(空前)의 염가에 놀라지 않을 수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