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하일기/도강록: 두 판 사이의 차이

내용 삭제됨 내용 추가됨
Jjw (토론 | 기여)
Jjw (토론 | 기여)
편집 요약 없음
1,688번째 줄:
{{글 숨김 끝}}
 
== 결혼식 행렬 ==
<big>
初三日己卯 (曉大雨 朝晝快晴 夜又大雨達曙) 又留 朝起開牕 積雨快霽 光風時轉 日色淸明 可占午炎 榴花滿地 銷作紅泥 繡毬浥露 玉簪抽雪 門前有簫笳鐃鉦之聲 急出觀之 乃迎親禮也 彩畵紗燈六對 靑盖一對 紅盖一對 簫一雙 笳一雙 觱篥一雙 疊鉦一雙 中央四人 肩擔一座靑屋轎 四面傅玻瓈爲牕 四角嚲彩絲流蘇 轎正腰爲杠 以靑絲大繩 橫絞杠之前後 再以短杠 當中貫絞 兩頭肩荷 四人八蹄 一行接武 不動不搖 懸空而行 此法大妙 轎後有兩車 皆以黑布爲屋 駕一驢而行 一車共載四個老婆 面俱老醜 而不廢朱粉 顚髮盡禿 光赭如匏 寸髻北指 猶滿揷花朶 兩耳垂璫 黑衣黃裳 一車共載三少婦 朱袴或綠袴 都不繫裳 其中一少女 頗有姿色 盖老是粧婆乳媼 少的是丫鬟也
初三日己卯 (曉大雨 朝晝快晴 夜又大雨達曙)
</big>
 
<div style="background-color: #FAFAFA; border: 1px solid #808080; padding: 5px; ">
3일 기묘, 새벽에 큰비가 내리고 아침에 갬. 밤이 되어 다시 큰비가 밤새 내림.
 
</div>
 
{{글 숨김|제목 = 낱말풀이}}
* 達曙(달서): 밤을 새움
 
{{글 숨김 끝}}
 
<big>
初三日己卯 (曉大雨 朝晝快晴 夜又大雨達曙) 又留 朝起開牕, 積雨快霽 光風時轉, 日色淸明 可占午炎, 榴花滿地, 銷作紅泥, 繡毬浥露, 玉簪抽雪 門前有簫笳鐃鉦之聲, 急出觀之, 乃迎親禮也 彩畵紗燈六對, 靑盖一對, 紅盖一對, 簫一雙, 笳一雙, 觱篥一雙, 疊鉦一雙, 中央四人, 肩擔一座靑屋轎, 四面傅玻瓈爲牕, 四角嚲彩絲流蘇 轎正腰爲杠, 以靑絲大繩, 橫絞杠之前後, 再以短杠, 當中貫絞, 兩頭肩荷 四人八蹄, 一行接武, 不動不搖, 懸空而行, 此法大妙 轎後有兩車, 皆以黑布爲屋, 駕一驢而行 一車共載四個老婆, 面俱老醜, 而不廢朱粉, 顚髮盡禿, 光赭如匏, 寸髻北指, 猶滿揷花朶, 兩耳垂璫, 黑衣黃裳 一車共載三少婦, 朱袴或綠袴, 都不繫裳 其中一少女, 頗有姿色 盖老是粧婆乳媼, 少的是丫鬟也
</big>
 
<div style="background-color: #FAFAFA; border: 1px solid #808080; padding: 5px; ">
또다시 머물렀다. 아침에 창문을 열고 보니 비가 그치고 맑아 있었다.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고 하늘은 청명하였다. 한낮의 더위가 찾아오자 석류꽃이 땅에 가득 떨어져 붉은 진흙처럼 보였고 수국은 빗방울을 머금고 옥잠화는 눈처럼 빛났다. 문 앞에서 퉁소며 태평소를 불고 징틀 치는 소리가 나길래 급히 나가 보니 결혼식 행렬이다. 여러 색으로 치장한 사등이 여섯 대, 푸른 일산이 한 대, 붉은 일산이 한 대, 퉁소가 한 쌍, 태평소가 한 쌍, 향피리가 한 쌍, 징이 한 쌍이 지나고 가운데 네 명이 푸른 가마를 메고 지나는데 4 면에 푸른 유리로 창을 달았고 색을 입힌 실을 꼬아 만는 술이 네 모서리에 달렸다. 가마 한 가운데 장대가 달렸는데 푸른 실로 큰 밧줄을 만들어 장대 앞뒤를 묶었고 다시 짧은 장대가 가마의 가운데를 가로질러 사람들이 어깨로 맬 수 있게 하였다. 네 명의 여덟 다리가 척척 맞아 한 걸음 씩 내딛는데 가마가 조금도 흔들리지 않고 허공에 매달려 가는 듯 하여 그 움직이는 모습이 참으로 신기하였다. 가마 뒤로 수레 둘이 뒤따르는 데 수레 하나 마다 나귀 한 마리가 메여 끌고 갔다. 수레 하나에는 네 노파가 탔는데 얼굴은 늙어 추했으나 여전히 붉은 분을 발랐고 뒤로 넘긴 머리카락은 숱이 없어서 바가지처럼 빛이 났으나 뒤로 모은 손가락 만한 쪽에 잔뜩 꽃비녀를 꽂았으며 양 귀에도 옥 귀거리를 달고 검은 저고리에 누런 치마를 입었다. 또 다른 수레에는 나이 어린 부녀 셋이 탔는데 붉은 바지나 녹색 바지를 입고 치마는 두르지 않았다. 그 가운데 한 소녀는 제법 예뻤다. 알고 보니 노파들은 유모이고 젊은 여성들은 시종이라고 한다.
 
</div>
 
{{글 숨김|제목 = 낱말풀이}}
* 笳(가): 호가(胡笳)는 태평소를 말한다.
* 疊鉦(첩정): 징.
* 親禮(친례): 결혼식.
* 紗燈(사등): 여러 가지 빛깔의 천으로 만든 등.
* 靑盖(청개): 푸른 일산. 일산은 햇볕을 가리기 위해 만든 큰 양산이다.
* 觱篥(필률): 향피리.
* 屋轎(옥교): 지붕 달린 가마.
* 玻瓈(파려): 원래는 칠보(七寶)의 하나인 사파이어를 말한다. 여기서는 파란 유리.
* 流蘇(유소): 실을 꼬아 만든 술 장식.
* 懸空(현공): 허공에 매달림.
* 老醜(노추): 늙고 추함.
* 姿色(자색): 아름다운 모습과 얼굴빛.
* 乳媼(유온): 갓난아기에게 그 어머니를 대신하여 젖을 먹여 길러 주는 여자. 유모.
* 丫鬟(아환): 젊은 여자 종. 중국의 젊은 여성은 두 갈래 머리를 묶었기 때문에 이런 이름이 붙었다.
 
{{글 숨김 끝}}
 
三十餘騎簇擁 着一個胖大莽漢 口旁頤邊 黑髭鬆鬆 權着九爪蟒袍 白馬金鞍 穩踏銀鐙 堆着笑臉 後有三兩車 滿載衣 余問店主 “此邨裏可有秀才塾師麽” 店主曰 “邨僻少去處 那有學究先生 去年秋間 偶有一個秀才 從稅官京裡來的 一路上染得暑痢 落留此間 多賴此處人 一力調治 經冬徂春 快得痊可 那先生文章出世兼得 會寫滿州字情願 暫住此間 開了一兩年黌堂 敎授些此邨小孩們 以酬救療大恩 現今坐在了關聖廟堂裡” 余曰 “可得主人暫勞鄕導” 店主曰 “不必仰人指導” 擧手指之曰 “這個屋頭出首的大廟堂是也” 余問“這個先生姓甚名誰” 店主曰 “一邨坊都叫他富先生” 余問“富先生多少年紀” 店主曰 “大公子儞自去問他” 店主因走入炕裡 手拿紅紙數十片拈示 道“此乃那富先生親手墨蹟” 那紅紙左沿 細書“某位舍親尊台 某年月日 恭請台駕 電莅敝筵” 店主道“俺門兄弟 前春招婿時 倩他請席” 刺紙大約 僅能成字 而數十紙所寫字樣 無大無小 如珠貫絲 如印一板 意其秀才爲富鄭公苗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