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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벽돌만주 굽는민가의 가마생활 모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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初二日戊寅 (曉大雨 晩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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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은 얼굴이 얽었고 낫 놓고 기억 자도 몰랐지만 책상 위에 양신의 《승암집》, (서위의) 《사성원》이 놓여 있었다. 한 자 남짓한 푸른색 도자기 병이며 비스듬히 꽂은 조남성이 썼다는 철여의며 연두색 작은 향로며 중국 강남의강남 운간 지역의 호문명이 만든 탁자며 병풍이 아담하고도 우아한 운치를 뽐내어 변두리 시골이라는 것이 믿기지 않았다. 내가 "살림이 부족하진 않으신 듯 하오"하고 물으니 "평생 고생하다 말년에 가난을 면했습니다. 귀국의 사신 행차 때만 아니라면 이렇게 차리고 살지는 않습니다."하고 대답한다. "자녀는 몇이나 되시오?" 하고 물으니 "그저 도둑 하나가 있는데 아직 사위를 보지 못하였소." 한다. "어찌 도적이라 하시오?"하고 내가 묻자 "도적도 딸 다섯이 있는 집 문은 넘지 않는다고 하니 어찌 집안의 도적이 아니겠습니까"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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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臘茶色(납차색): 어린 찻잎의 색. 연두색.
* 雅致(아치): 아담하고 우아한 운치.
* 胡文明(호문명): 명나라 말 무렵 지금의 상하이 지방에서 활동한 유명한 장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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午後出門, 閒行散悶 薥黍田中, 急響了一聲鳥銃 主人忙出門看, 那田中跳出一個漢子, 一手把銃 一手曳猪後脚 猛視店主, 怒道, 「何故放這牲口入田中。」 店主面帶惶愧, 遜謝不已, 其人血淋淋拖猪而去 店主佇立悵然, 再三惋歎 余問, 「那漢所獲誰家牧的。」 店主曰, 俺家牧的。」 余問, 「雖然, 這畜逸入他人田中 不曾傷害了一柄薥黍, 柰何枉殺了這個牲口 爾們應須追徵猪價麽。」 店主曰, 那敢追徵 不謹護牢, 是我之不是處。」 盖康煕甚重稼穡制 牛馬踐穀者倍徵 故放者杖六十 羊豕入田中 田主登時捕獲 放牧者 不敢認主 但不得遮車道 阻泥則引出田間 故田主常常治道以護田云 村邊有二窰 一恰裁燒畢 塗泥竈門 擔水數十桶 連灌窰頂 窰頂略坎 受水不溢 窰身方爛 得水卽乾 似當注水 不焦爲候耳 一窰先已燒冷 方取甓出窰 大約窰制 與我東之窰判異 先言我窰之誤 然後窰制可得
 
盖康煕甚重稼穡制, 牛馬踐穀者倍徵, 故放者杖六十, 羊豕入田中, 田主登時捕獲, 放牧者, 不敢認主。 但不得遮車道, 阻泥則引出田間, 故田主常常治道以護田云。
午後出門 閒行散悶 薥黍田中 急響了一聲鳥銃 主人忙出門看 那田中跳出一個漢子 一手把銃 一手曳猪後脚 猛視店主 怒道“何故放這牲口入田中” 店主面帶惶愧 遜謝不已 其人血淋淋拖猪而去 店主佇立悵然 再三惋歎 余問“那漢所獲誰家牧的” 店主曰 “俺家牧的” 余問“雖然 這畜逸入他人田中 不曾傷害了一柄薥黍 柰何枉殺了這個牲口 爾們應須追徵猪價麽” 店主曰 “那敢追徵 不謹護牢 是我之不是處” 盖康煕甚重稼穡制 牛馬踐穀者倍徵 故放者杖六十 羊豕入田中 田主登時捕獲 放牧者 不敢認主 但不得遮車道 阻泥則引出田間 故田主常常治道以護田云 村邊有二窰 一恰裁燒畢 塗泥竈門 擔水數十桶 連灌窰頂 窰頂略坎 受水不溢 窰身方爛 得水卽乾 似當注水 不焦爲候耳 一窰先已燒冷 方取甓出窰 大約窰制 與我東之窰判異 先言我窰之誤 然後窰制可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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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가 되어 문을 나섰다. 여유롭게 길을 가니 고민이 사라진다. 기장 밭 가운데서 갑자기 조총 한 발을 쏘는 소리가 들렸다. 주인이 황급히 문 밖으로 나와 살피니 어느 밭 가운데서 한 사내가 튀어 나오는데 한 손에 총을 들고 다른 손으로는 맷돼지 뒷 다리를 잡아 끌고 나온다. 점주는 이것을 보더니 화가 머리 꼭대기까지 오른 목소리로 "어찌하여 사냥감을 끌고 밭 가운데로 들어갔느냐?"하고 소리친다. 점주를 본 사내는 얼굴을 붉히면서 연신 죄송하다고 하더니 피가 철철 나는 돼지를 끌고 갔다. 점주는 우두커니 서서 섭섭하다는 듯 자꾸 탄식을 하였다. 내가 "저 사냥꾼은 어느 집 머슴이오?" 하고 물으니 점주는 "엄가네 머슴이오."한다. 내가 "그렇더라도 어찌 짐승을 쫓아 다른 사람 밭으로 들어간단 말이오. 기장 줄기라도 상하게 될 것을 사냥감을 죽인다고 미친듯 굴 수 있단 말이오. 당신들이 마땅히 돼지 값을 받아내야 하지 않겠소?" 하고 물으니 점주는 "어찌 받아내겠소. 호위해 줄 무리가 없으니 어쩔 도리가 없소."하고 대답한다.
 
강희제의 곡물 보호 제도는 지극히 엄하여 소나 말이 곡식을 밟으면 그 배를 물어내게 하고 가축의 주인에겐 곤장 60 대를 때리게 하며 양이나 돼지가 밭으로 들어가면 밭 주인은 그것을 잡아 들여 자기 것으로 삼을 수 있고 원래 주인의 소유권을 인정하지 않는다. 다만 수레가 지나는 길을 비키기 위해 길가에서 밭으로 들어간 경우는 예외이기 때문에 밭 주인은 항상 밭을 보호하기 위해 도로를 잘 관리하여 놓는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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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숨김|제목 = 낱말풀이}}
* 鳥銃(조총): 화승총.
* 佇立(저립): 우두커니 서다.
* 悵然(창연): 서운하고 섭섭하다.
* 稼穡(가색): 곡물을 심는 농사.
* 捕獲(포획): 사로잡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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村邊有二窰。 一恰裁燒畢, 塗泥竈門, 擔水數十桶。 連灌窰頂, 窰頂略坎, 受水不溢。 窰身方爛, 得水卽乾, 似當注水, 不焦爲候耳。 一窰先已燒冷, 方取甓出窰。 大約窰制, 與我東之窰判異, 先言我窰之誤, 然後窰制可得。
 
我窰直一臥竈 非窰也 初無造窰之甎 故支木而泥築薪 以大松燒 堅其窰 其燒堅之費 先已多矣 窰長而不能高 故火不炎上 火不能炎上 故火氣無力 火氣無力 故必爇松取猛 爇松取猛 故火候不齊 火候不齊 故瓦之近火者 常患苦窳 遠火者 又恨不熟 無論燔瓷燒瓮 凡爲陶之家 窰皆如此 其爇松之法又同 松膏烈勝他薪也 松一剪則非再孽之樹 而一遇陶戶 四山童濯 百年養之 一朝盡之 乃復鳥散逐松而去 此緣一窰失法 而國中之良材日盡 陶戶亦日困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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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에는 가마가 둘 있었다. 그 중 하나는 다 썼는 지 불구덩이 문에 진흙을 발라 막고서 물 수십 통을 담아 두었다. 가마 머리에 관을 대고 구멍을 뚫어 물을 담는데 가득 차게 담지는 않는다. 가마 몸통이 갈라 터지는 것을 막기 위해 물을 채우고는 곧바로 말리는데 물을 부을 때와 같이 말릴 때도 불을 지피지는 않는다. 다른 가마 하나는 이미 다 식혔는 지 가마에서 벽돌을 꺼내고 있었다. 가마의 대략적인 모습은 우리나라의 것과 아예 달라서 먼저 우리 가마의 잘못된 점을 이야기 하고 난 후에 (이곳) 가마의 모습을 말하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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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숨김|제목 = 낱말풀이}}
* 判異(판이): 아예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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今觀此窰 甎築灰封 初無燒堅之費 任意高大 形如覆鍾 ♣(穴+坎)頂爲池 容水數斛 旁穿烟門四五 火能炎上也 置甎其中 相支爲火道 大約其妙在積 今使我手能爲之至易也 然口實難形 正使問“其積類品字乎” 余曰 “似是而非也” 卞主簿問“其積類疊冊匣乎” 余曰 “似是而非也” 甓不平置 皆隅立爲十餘行 若堗♣(勝-力+田) 再於其上 斜駕排立 次次架積 以抵窰頂 孔穴自然踈通如麂眼 火氣上達 相爲咽喉 引焰如吸 萬喉遞呑 火氣常猛 雖薥稭黍柄 能匀燔齊熟 自無攣翻龜坼之患 今我東陶戶不先究窰制 而自非大松林 不得設窰 陶非可禁之事 而松是有限之物 則莫如先改窰制 以兩利之 鰲城 李公恒福 老稼齋皆說甓利 而不詳窰制 甚可恨也 或云‘薥稭三百握 爲一窰之薪 得甎八千’ 薥稭長一丈半 拇指大則一握 僅四五柄耳 然則薥稭爲薪 不過千餘柄 可得近萬之甎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