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하일기/도강록: 두 판 사이의 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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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오른 편에 초가 삼간으로 된 관청이 있어 어사 장군부터 어역까지 직급에 따라 놓인 의자에 앉았고 수석 통역 이하는 두 손을 맞잡고 서 있었다. 사신이 그곳에 도착하자 마두가 "가마를 멈추시오."하고 소리친다. 장군과 어사가 있는 곳을 벗어나 가마를 내려야 할 곳을 지나쳤기 때문이다. 부사와 삼방 역시 이와 같아서 서로 부르는 모습을 보니 너무나 우스웠다. 비장과 역관도 모두 말에서 내려 지나쳐 걸어 가는데 오직 변계함 만이 말을 타고 지나쳤다. 말석에 앉아 있던 호인 한 명이 (이것을 보고) 별안간 조선말로 크게 소리치며 "무례하고 무례하다. 이미 대인이 여기 앉아 계시는데 외국 사신의 부하가 어찌 이리 당돌한가. 빨리 사신께 아뢰어 볼기를 칠 만 하다."하고 꾸짖는다. 몹시 화가난 목소리였지만 딱딱한 혀로 목구멍이 막힌 듯한 소리를 내니 마치 젖먹이 어린아이의 칭얼거림이나 술 취한 사람의 술주정 같이 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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