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니와
밤을 밝히는 새벽은
‘성사(聖赦)’를 받는 것 같아
내 야윈 뺨엔 눈물이 비오듯 했다.

지금도 생각하면 눈이 뜨거워
언니와 보고지워 떠나가는 날은
천리길을 주름잡아 먼 줄을 몰라

감나무 집집이 빠알간 남쪽
말들이 거세어 이방(異邦)도 같건만
언니가 산대서
그곳은 늘상 마음에 그리운 곳―

오늘도 남쪽에서 온 기인 편지
읽고 읽으면 구슬픈 사연들
“불이나 뜨뜻이 때고 있는지
외따로 너를 혼자 두고
바람에 유리문들이 우는 밤엔 잠이 안 온다”

두루마지를 잡은 채
눈물이 피잉 돌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