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달래꽃 (시집)/집생각

산(山)에나 올라서서
바다를 보라
사면(四面)에 백(百)열리(里), 창파(滄波) 중에
객선(客船)만 중중…… 떠나간다.

명산대찰(名山大刹)이 그 어디메냐
향안(香案), 향합(香盒), 대그릇에,
석양(夕陽)이 산(山)머리 넘어가고
사면(四面)에 백(百)열리(里), 물소리라

'젊어서 꽃같은 오늘날로
금의(錦衣)로 환고향(還故鄕) 하옵소사.'
객선(客船)만 중중…… 떠나간다
사면(四面)에 백(百)열리(里), 나 어찌갈까

까투리도 산(山)속에 새끼치고
타관만리(他關萬里)에 와 있노라고
산(山)중만 바라보며 목메인다
눈물이 앞을 가리운다고

들에나 나려오면
치어다보라
해님과 달님이 넘나든 고개
구름만 첩첩…… 떠돌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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