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달래꽃 (시집)/묵념
이슥한 밤, 밤기운 서늘할 제
홀로 창(窓)턱에 걸터앉아, 두 다리 늘리우고,
첫 머구리 소리를 들어라.
애처롭게도, 그대는 먼저 혼자서 잠드누나.
내 몸은 생각에 잠잠할 때. 희미한 수풀로서
촌가(村家)의 액(厄)맥이제(祭) 지내는 불빛은 새여오며,
이윽고, 비난수도 머구소리와 함께 잦아져라.
가득히 차오는 내 심령(心靈)은…… 하늘과 땅 사이에.
나는 무심히 일어걸어 그대의 잠든 몸 위에 기대여라
움직임 다시 없이, 만뢰는 구적(俱寂)한데,
조요(照耀)히 나려비추는 별빛들이
내 몸을 이끌어라, 무한(無限)히 더 가깝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