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달래꽃 (시집)/나는 세상모르고 살았노라
'가고 오지 못한다' 하는 말을
철없던 내 귀로 들었노라.
만수산(萬壽山)을 나서서
옛날에 갈라선 그 내 님도
오늘날 뵈올 수 있었으면
나는 세상 모르고 살았노라,
고락(苦樂)에 겨운 입술로는
같은 말도 조금 더 영리(怜悧)하게
말하게도 지금은 되었건만.
오히려 세상 모르고 살았으면!
'돌아서면 무심타' 고 하는 말이
그 무슨 뜻인 줄을 알았으랴.
제석산(帝釋山) 붙는 불은
[1]옛날에 갈라선 그 내 님의
무덤에 풀이라도 태웠으면!
주석
편집- ↑ 초판본에는 위의 행과 이 행이 붙어서 출간되어 있지만, 김소월 시 특유의 음수율을 지키기 위해서는 이처럼 행이 띄워져야 한다. 이것은 아마도 일제시대 당시 출간 과정상의 오류로 보여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