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7주년 삼일절 기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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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6주년 삼일절 기념사 제14대 대통령 김영삼 제78주년 삼일절 기념사
3·1 정신으로 세계중심국가 건설 1996년 3월 1일 금요일


친애하는 7,000만 내외 동포 여러분 !


오늘은 우리 민족의 기개와 자존을 세계 만방에 알린 3.1 독립선언 77주년이 되는 날입니다.

기미년 그날, 우리 겨레는 빼앗긴 국권을 되찾기 위해 분연히 일어났습니다.

전국 방방곡곡에서 종교와 계층을 넘어 남녀노소가 하나 되어 일제의 총칼에 맞서 독립만세를 외쳤습니다.

선열들은 독립선언서를 통해 우리 민족의 자주와 민주, 정의와 도덕주의정신을 만천하에 밝혔습니다.

나라를 잃고 암흑 속에서 헤매던 우리 겨레가 마침내 본격적인 국권회복과 민족부흥 운동에 나선 것입니다.

3ㆍ1 독립운동으로 모아진 민족의 힘은 상해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탄생으로 열매를 맺었습니다.

오늘의 우리 대한민국을 세울 주춧돌을 놓은 것입니다.

저는 우리 겨레가 가장 어려웠던 시기에 조국의 광복과 독립을 위해 모든 것을 다 바쳐 싸우신 애국선열의 영전에 깊이 머리 숙여 경의를 표합니다.


내외 동포 여러분 !


3.1 운동으로 다져진 민족정신은 국권을 되찾고 새로운 나라를 세우는 원동력이 되었습니다.

우리는 이 3.1 자주독립정신으로 수많은 시련을 극복하고 마침내 민주와 번영의 나라를 건설하였습니다.

반세기 전 세계에서 가장 가난하던 나라가 이제는 세계 10위권의 경제력과 1인당 국민소득 1만 달러의 모범적인 신흥공업국이 되었습니다.

남북의 분단과 대치상황 속에서도 군사독재를 물리치고 자유민주주의를 확립했습니다.

우리는 불과 한세대 안에 이 같은 기적을 이루어냈습니다.

대의 앞에 소아를 버리고, 어떠한 압제와 불의에도 굴하지 않는 우리 민족의 강인한 정신과 늠름한 기상이 이러한 위업을 가능케 한 것입니다.

우리는 3.1 운동을 통하여 자랑스러운 역사가 당당한 민족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습니다.

역사는 우리가 늘 지혜를 구하는 샘터이며, 우리를 보이지 않게 지배하고 있는 힘입니다.

잘못된 역사는 민족의 장래를 위하여 바로 잡아야 합니다.

잘못된 역사를 과감히 바로 잡을 때, 비로소 미래를 향해 힘있게 전진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지금 추진하고 있는 역사 바로 세우기는 민족 자존과 국민대화합의 기초인 것입니다.

우리는 이를 통해 세계와 미래에 도전할 수 있는 민족의 역량을 더 크게 키워나가야 합니다.


동포 여러분 !


21세기를 5년 앞두고 우리는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그것은 새로운 세계질서의 창조에 적극 기여하는 통일된 세계중심국가를 건설하는 일입니다.

우리 선조들이 기미독립선언서에서 밝힌 민족자존과 도의가 충만한 나라를 만드는 것입니다.

역사는 준비하고 노력하는 민족에게만 기회를 줍니다.

끊임없이 스스로를 혁신하는 국민, 법과 정의가 바로 선 나라에게 밝은 미래가 있습니다.

미래를 중시하고 넓은 세계를 지향하는 민족, 시대의 흐름을 정확히 깨닫고 미리 준비하는 나라가 21세기의 주인공이 될 수 있습니다.

문민정부는 변화와 개혁, 세계화와 국가경쟁력 강화 그리고 역사 바로 세우기를 통해서 21세기를 착실하게 준비하고 있습니다.

세계 각국이 무한경쟁을 벌이고 있는 시대에 개혁은 우리가 생존하고 번영하기 위해 택할 수 있는 유일한 길입니다.

우리는 안정 속에서 개혁을 지속해야 하며, 개혁을 통해 안정을 확고히 해야 합니다.


내외 동포 여러분 !


3.1 독립선언서는 민족의 울타리와 국경의 장벽을 넘어 지상의 모든 민족과 모든 나라들이 화해하고 협력하는 것이 우리의 이상이라고 밝혔습니다.

우리의 선열들은 '위력의 시대'가 가고 '도의의 시대'가 올 것을 믿었으며, 인도적 정신과 인류공영의 이상 아래 세계가 개조될 것이라고 내다 봤습니다.

우리는 이러한 선열들의 뜻을 받들어 세계의 여러나라와 더불어 살면서 세계평화와 인류복지의 증진에 기여할 것입니다.

우리는 국제사회의 분쟁방지, 빈곤퇴치, 환경보전, 인권신장을 위하여 우리의 국력에 상응하는 기여를 하고자 합니다.

그러나 우리의 주권을 침해하거나 민족의 자존을 훼손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단호히 대처할 것입니다.


동포 여러분 !


7,000만 우리 겨레가 하나로 뭉칠 때 우리는 세계평화와 인류의 번영을 앞서 이끄는 세계중심국가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는 통일조국의 실현을 위하여 쉼없이 전진해야 합니다.

북한은 지금 여러가지 면에서 매우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습니다.

북한의 어려움을 진정으로 돕고 실질적으로 해결해 줄 수 있는 나라는 대한민국뿐입니다.

우리가 원하는 것은 통일을 위한 협력과 공동번영이지 북한의 붕괴가 아닙니다.

북한도 이제는 불신과 반목의 자세를 청산하고 남북교류와 협력의 광장으로 나와야 합니다.

우리는 남과 북이 진정한 민족화해를 위한 대화를 조속히 재개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그리하여 올해가 통일시대를 여는 역사적인 해로 기록될 수 있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7,000만 내외 동포 여러분 !


우리 한민족의 꿈을 실현할 21세기가 눈앞에 다가오고 있습니다.

이제 약소민족으로서 겪어야 했던 고난의 역사는 20세기와 더불어 영원히 역사의 뒤 안으로 사라지게 해야 합니다.

아직 풀리지 않고 있는 분단의 족쇄도 20세기의 이름으로만 남게 해야 합니다.

통일조국과 세계중심국가 건설을 향해 다 함께 전진합시다.

그것이 우리의 오늘을 있게 한 애국선열들의 희생에 보답하는 길이요3ㆍ1 정신을 완성하는 길이 될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1996년 3월 1일 대통령 김영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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