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6주년 삼일절 기념사

제56주년 삼일절 기념사
제55주년 삼일절 기념사 제8대 대통령 박정희 제57주년 삼일절 기념사
1975년 3월 1일 토요일


친애하는 5천만 동포 여러분!


우리는 오늘 민족사의 무궁한 전개와 더불어 영원토록 기억해야 할 기미 독립 운동 제 56주년 기념일을 맞이했습니다. 56년 전 오늘, 온 겨레가 한 덩어리가 되어 외세를 무찌르고자 만방에 외쳤던 독립 만세 의 함성! 그리고, 전국의 방방곡곡을 감격으로 뒤덮었던 태극기의 파도! 그 속에서 우리는 지금도 선열의 불퇴전의 자주 독립 정신과 빛나는 평화주의, 그리고 강철 같은 단결력을 찾아볼 수가 있습니다.

나는 이 자주 독립 정신과 평화주의, 그리고 단결력이야말로 민족 중흥을 위한 우리 겨레의 위대한 정신적 자산이라고 확신하는 바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뜻깊은 오늘, 이 3·1 절을 맞이하여 3·1 정신을 다시 한 번 새롭게 인식함으로써 오늘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국난 극복의 정신적 원동력으로 삼고자 하는 바입니다.


동포 여러분!


3·1 운동은 그 어떤 외세도 감히 우리 겨레를 지배할 수 없으며, 또한 지배하려 들어서도 안 된다는 것을 만방에 명백히 천명한 자주 독립 정신의 발현이었습니다. 그리고, 이 자주 독립 정신은 비록 국가의 독립뿐만이 아니라 정신사적인 측면에서도 사대주의를 배격하고 주체성을 확립하는 민족 자존의 새로운 장을 전개하였다고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또한, 3·1 운동은 우리 대한의 자주 독립을 주창하였을 뿐 아니라, 우리의 자주 독립이 곧 아시아의 평화를 유지하기 위해서도 필수 불가결하다는 점을 내외에 엄숙히 천명하였기 때문에, 이것은 우리 겨레의 평화주의를 선양한 것으로서 세계 평화사상 영원토록 기록되어야 할 우리 겨레의 평화 애호 정신의 발로였던 것입니다.

더욱이 3·1 운동은 남년 노소와 신분, 종파의 구별 없이 온 겨레가 한 덩어리가 되어 오직 자주 독립이라는 민족의 대의 앞에 일치 단결했기 때문에, 이것은 우리 겨레가 소중히 간직하고 영원토록 계승해야 할 위대한 단결력의 과시였다 하겠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날 그 만세의 함성은 결코 그 당시 한두 사람만의 만세가 아니라 지금 이 시각에도 우렁차게 메아리치는 온 겨레의 독립 만세이며, 그날 그 태극기의 파도는 예나 지금이나, 그리고 앞으로도 영원토록 우리가 계승해 나가야 할 단결력과 평화 애호주의의 상징이라 확신합니다.

따라서, 나는 3·1 정신이야말로 우리 겨레가 올바로 계승하고 더욱 발전시켜 나가야 할 위해한 민족의 자산이라고 강조해 두는 바입니다.


국민 여러분!


지금 우리가 처해 있는 현하 난국에 비추어 볼 때 3·1 정신의 계승 발전은 더욱 중요하고 초미의 과제라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북한 공산주의자들이 민족사의 정통성을 부인하며, 한반도의 공산화를 위해 계속 침략적인 도발을 가해 오고 있는 이 때에,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철통 같은 단결력입니다.

그리고, 강대국들이 이해 관계에 따라 규율되는 국제 정세와 특히 한반도 주변 정세의 추이로 미루어 볼 때, 우리에게 절실히 긴요한 것은 불퇴전의 자주 독립 정신이라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것은 비단 국가의 안전 보장을 공고히 유지하면, 한반도에 평화를 정착시키기 위해서 뿐 아니라 정신 문화면에서도 절실한 것이라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특히, 금년은 3·1 독립 운동의 위대한 결실인 조국 광복으로부터 30년이 되는 뜻깊은 해입니다. 그리고, 우리는 지난 2월 12일 국민 투표를 통해 분열되었던 국론을 통일하고 국민 총화를 더욱 굳게 다져 나갈 수 있는 건설적 계기를 마련하였습니다.

나는 이처럼 뜻깊은 이번 3·1 정신에 입각해서 민족의 대의 앞에 흔쾌히 대동 단결합시다. 그리하여, 한반도의 평화와 조국의 평화 통일, 그리고 민족 중흥을 위해 다같이 헌신합시다. 또한, 나는 북한 공산주의자들에게 대해서도 조속히 민족의 양심을 되찾고, 남북이 평화적인 방법으로 통일을 모색하기 위한 대화의 광장에 진지하고도 성실한 태도로 임해 줄 것을 거듭 촉구해 두는 바입니다.


친애하는 국민 여러분!


지금 우리는 미증유의 난국에 직면하고 있으면서도 국민의 총의로써 국민 총화를 더욱 굳게 다질 수 있는 훌륭한 계기를 마련하였습니다. 나는 지금 이 때야말로 우리가 다같이 3·1 정신을 실천에 옮겨서 당리 당략과 신분, 종파를 감연히 초월하여 국민 총화를 더욱 굳게 다지고 민족 중흥을 위해 합심 협력해 나가야 할 때라고 확신합니다.

우리 모두 56년 전 그날의 그 결의와 그 각오로 3·1정신을 오늘에 되살려 난국 극복의 원동력을 발전시켜 나아갑시다. 그리하여, 이 난국을 슬기롭게 극복하고 민족 중흥의 찬연한 금자탑과 더불어 이 위대한 민족의 자산 자주 독립과 평화, 그리고 단결의 정신을 우리 후손들에게 길이 물려주도록 합시다.


1975년 3월 1일 대통령 박정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