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5주년 삼일절 기념사
제55주년 삼일절 기념사 | ||
제54주년 삼일절 기념사 | 제8대 대통령 박정희 | 제56주년 삼일절 기념사 |
1974년 3월 1일 금요일 |
친애하는 오천만 동포 여러분!
우리는 오늘 우리 겨레가 자주와 평화의 기치를 높이 들고 국난 극복을 위해 총궐기 했던 3·1독립 운동 제 55주년을 맞이하였습니다.
나는 이 뜻깊은 날을 맞이하여 우리 선인들의 위대한 구국 정신을 높이 추앙하면서, 민족 중흥을 위한 헌신의 결의를 동포 여러분과 더불어 다시 한 번 굳게 다짐하고자 합니다.
지금 우리를 에워싸고 있는 주변 정세는 날로 격동과 급변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국제 정치의 주류는 비록 화해와 공존을 지향하고 있으나, 그 본질에 있어서는 각기 자국의 실리만을 추구하기 위한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으며, 또한 석유 파동과 심각한 자원난이 몰고 온 세계적인 경제 불황은 우리에게 또 하나의 커다란 시련을 안겨 주고 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북한 공산 집단은 최근에는 우리 어선을 공해상에서 격침시키고 납치하는 비인도적인 불법 행위를 자행하는 등, 계속 무력 도발을 격화시키면서 한반도의 긴장을 더욱 고조시키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처럼 어렵고도 긴박한 시점에서, 우리는 이 도전을 극복하고 민족의 생존권을 기필코 수호해야 하며, 또한 국력을 신장해 나가야만 하는 것입니다.
그리하여, 한반도에 항구적인 평화를 정착시키고 통일 조국의 영예로운 새 민족사를 하루 빨리 창조해 나가야 하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오늘 이 자리가 단순한 의식의 자리가 아니라, 우리 모두가 3·1정신을 올바로 계승하여 국력 배양을 더욱 가속화해 나갈 굳건한 결의의 식전이 되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는 바입니다.
국민 여러분!
지금으로부터 55년 전 오늘, 삼천리 방방곡곡에 메아리쳤던 「대한 독립 만세」의 우렁찬 함성은, 우리 겨레의 꺾일 줄 모르는 자주 정신의 발현이었습니다. 또한, 온 산하를 수놓았던 태극기의 거센 물결은, 국난 극복을 위한 민족적 대동 단결의 상징입니다.
그리고, 대한의 독립이 곧 아시아의 평화 보장과 세계 평화에 직결된다는 그 선언은, 반만년 동안 연면히 이어져 내려온 우리 민족의 강인한 평화 의지인 것입니다.
따라서, 오늘을 사는 우리 세대는 3·1 운동으로 드높인 겨레의 자주성과 단결력, 그리고 평화 정신을 오늘에 되살려, 민족의 진운을 착실히 개척해 나가는 예지와 활력으로 승화시켜야 하겠습니다.
다시 말해서, 나라를 찾고자 선양했던 3·1 정신을 저항의 차원이 아니라, 오늘의 국가 발전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기여하는 건설과 창조의 의지로 전환해야 하는 것입니다.「10월 유신」은 바로 이와 같은 건설과 창조의 의지를 하나로 결집하여 위대한 3·1 정신을 오늘에 구현하고, 민족 중흥을 촉진하기 이한 자랑스러운 국민적 결단인 것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빛나는 민족사적 정통성이우리에게 있다는 것을 자랑스럽게인식하고, 3·1 운동의 그 자주 정신을 투철한 국가관 확립의 기본으로 삼아야 하겠습니다. 또한, 우리는 3·1운동의 그 단결력을 총화 체제 구축의 밑거름으로 하여, 오늘의 국가적 시련을 극복할 수 있는 국력 배양의 추진력으로 삼아야 하겠습니다.
국민 여러분!
지금 우리가 해야 할 가장 중요하고도 시급한 일은 다름 아닌 국력 배양입니다. 이 국력 배양을 위해서는 정신적 지주가 필요하며, 그 지주가 바로 3·1 정신이어야 합니다.
그래야만 국력 배양도 더욱 가속화되고 이를 보다 알차게 조직화할 수 있는 것입니다. 또한, 튼튼한 국력이 뒷받침될 때 이 땅에 평화는 정착되고 조국의 통일은 앞당겨질 수 있는 것입니다. 왜냐 하면, 우리가 추구하는 통일의 기조는 평화이며, 국력은 바로 평화를 보장하는 유일한 힘이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국력 배양은 곧 유신 이념을 구현하는 첩경인 동시에, 나아가서는 아시아와 세계 평화에 기여하려는 3·1 독립 선언의 평화 이념을 현실적으로 실천하는 길이 되는 것입니다.
따라서, 나는 이 자리를 빌어 우리 모두가 이 숭고한 3·1 정신을 건설과 창조의 의지로 승화시켜 강건한 자주성과 총화 단결로써 국력 배양에 더욱 매진해 나가야 한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촉구하는 바입니다.
또한, 나는 북한 공산 집단에 대하여 엄숙히 경고해 두고자 합니다. 만약, 그들이 또다시 지난번 서해 어선 납치 사건과 같은 천인 공노할 불법적인 도발 행위를 재범한다면, 우리는 결코 이를 용납하지 않을 것이며, 그들은 그들이 범한 죄과에 대하여 응분의 대가를 치루어야 한다는 것을 똑똑히 명심해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절대로 동족상잔의 비극이 되풀이되는 것을 원치 않습니다.그렇기 때문에, 나는 이러한 민족적 비극을 미연에 방지하고, 조국의 평화적 통일의 기반을 다지기 위하여, 우리가 제의한 남북 상호 불가침 협정을 허심탄회한 자세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을 그들에게 재 강조해 두는 바입니다.
친애하는 국민 여러분!
비상한 시대를 사는 국민은 비상한 결의와 각오를 가져야만 난국을 타개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자기 스스로의 힘으로 시련을 극복한 국민이야말로 무한히 발전해 나갈 수 있는 위대한 국민인 것입니다.
우리 민족은 언제나 어려움을 당하였을 때마다 이를 극복하여 약진의 계기로 전환하는 슬기를 발휘해 왔습니다.
우리 모두 위대한 3·1 정신으로 굳게 뭉쳐 유신 과업을 더욱 알차게 추진해 나아갑시다. 그리하여, 우리 세대의 힘으로 「번영된 통일 조국」을 건설합시다.
1974년 3월 1일 대통령 박정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