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회 바다의 날 기념사

제3회 바다의 날 기념사
제2회 바다의 날 기념사 제15대 대통령 김대중 제4회 바다의 날 기념사
1998년 5월 30일 토요일

"21세기 신해양 시대를 열며"

친애하는 해양수산인 여러분, 그리고 내외귀빈과 부산시민 여러분!

오늘 제3회 '바다의 날'을 맞아 이곳 부산에서 유엔이 정한 98 세계해양의 해'를 기념하게 되어 대단히 뜻깊게 생각합니다.

먼저 해양한국의 건설을 위해 밤낮으로 애쓰고 계신 해양수산인 여러분의 큰 로고에 대해 힘찬 격려를 보냅니다. 오늘날 우리나라가 세계 8위의 해운산업국으로, 세계 열번째 수산국으로 성장한 것은 모두가 해양수산인 여러분의 끊임없는 노력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해양수산인 여러분, 그리고 국민 여러분!

우리는 오늘 이 자리에서 역사적인 '바다 헌장'을 선포함으로써 '21세기의 신해양시대'를 열고자 다짐했습니다. 바다를 건강하게 지키고 또 이를 지혜롭게 활용하자는 우리의 결의를 내외에 밝힌 것입니다. 광대한 바다는 자원의 보고이자 인류 공동의 자산이며, 우리 후손에게 물려주어야 할 귀중한 유산입니다. 따라서 나라마다 추진하고 있는 해양개발은 파괴를 통한 경쟁이 아니라, 자연을 보호하고 활용하는 방향에서 추진되어야 할 것입니다. 이것이 지구촌의 번영을 도모하는 올바른 길이며, 21세기가 요구하는 진정한 해양 경쟁력이라고 생각합니다.

다가오는 21세기는 해양의 세기입니다. 이미 세계 각국은 바다 개척을 국가경영의 주요 목표로 삼고, 바다로의 진출에 온 힘을 쏟고 있습니다. 동서고금의 역사는 바다를 중시한 나라는 번성했고, 그렇지 못한 국가는 쇠락의 길을 걸었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3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해양 진출을 위한 천혜의 조건을 갖추고 있습니다. 이제 우리도 드넓은 바다로 힘차게 나아가서 21세기의 태평양 시대를 개척해 나가야 합니다. 우리 모두는 오늘, 바다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되새겨서 21세기 해양의 시대를 열어가는데 적극 동참해야 하겠습니다.

해양수산인 여러분!

우리에게는 장보고와 이순신 장군과 같이 바다를 제패하고 경영한 조상들의 웅지가 역사 속에 살아 있습니다. 특히 통일신라의 장보고 장군은 당시로써는 세계 중심이라고 할 수 있는 한국과 중국, 그리고 동남 아시아의 바다까지 제패해 해상왕국을 이루었습니다. 우리는 이러한 선조의 위업을 오늘에 되살려 '제2의 장보고 시대'를 활짝 열어나가야 하겠습니다.

새 정부는 앞으로 바다의 소중함을 특별히 중시하면서 우리의 해양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다각적인 해양정책을 펴나가고자 합니다. 우선 '글로벌 해양전진기지'의 개발을 더욱 적극적으로 추진할 것입니다. 태평양의 해저 광물자원을 우리 손으로 개발하고, 남극기지까지 진출하는 개척정신을 발휘하여 무한한 가능성의 오대양을 우리의 활동무대로 만들어 가겠습니다. 해양과학기술을 획기적으로 발전시켜 해양 경제영역을 크게 넓힘으로써, 우리 경제의 발전을 앞당기는 전기도 마련할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의 해양 생태계를 보호하고 연안환경의 파괴를 방지하는 해양개발정책을 적극 추진하겠습니다.

이를 위해 연안바다를 효율적으로 이용하고 보전하기 위한 연안통합관리체계를 더욱 강화하여 우리나라의 수려한 해안선을 쾌적한 삶의 공간으로 만들어 갈 것입니다. 또한 '잡는 어업'을 '기르는 어업'으로 전환하여 무분별한 남획으로 고갈되어가는 수산자원을 보호하겠습니다. 첨단 해양과학기술을 발전시켜서 바다의 환경을 보호하고, 우리 어업의 경쟁력을 높여가는 일도 빠뜨릴 수 없는 일입니다.

이러한 가운데 우리는 동북아 물류 중심지로서 한국의 위상을 확립하고 태평양 시대를 이끌어가는 주역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오늘 개장되는 부산 감만 컨테이너 부두는 이러한 우리의 목표를 앞당기는 소중한 자산이 될 것입니다. 이 부두는 우리의 수출물자를 해외시장으로 실어 나르는 창구가 될 것이며, 여기로 모여드는 세계 각국의 물자는 우리 한국을 세계적인 물류 중심지로 도약시키는 발판이 될 것입니다. 이에 따라 감만 부두는 우리나라 수출 증대에 크게 기여하게 될 것이며, 이 수출이 우리의 외환보유고를 늘리고 공장을 가동시켜서 우리의 경제회생에 큰 힘이 될 것으로 기대해 마지 않습니다.

아울러 2011년을 목표로 추진중인 부산신항의 건설을 반드시 성공적으로 완수할 것입니다. 그렇게 함으로써 이곳 부산항을 세계의 물자가 드나드는 아시아 대륙의 관문이자 명실상부한 동북아 물류중심지로 성장시킬 것입니다.

친애하는 해양수산인과 관계자 여러분, 내외귀빈과 부산시민 여러분!

이제 우리는 이곳 부산항에서 새로운 해양개척 시대가 시작됨을 천명하였습니다. 우리가 힘을 모아 함께 열어가는 '평화와 공영'의 해양시대는 우리 민족에게 새로운 활로를 약속하고 있습니다. 또한 그것은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경제위기를 극복하는 하나의 돌파구가 될 것입니다. 오늘의 경제난국이 과거의 오랜 구조적 병폐가 낳은 산물이라면, 난국극복 또한 보다 근원적이고 보다 장기적인 안목에서 이루어져야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바다의 개척은 우리 경제를 일으키는 활력소이자, 내일의 경제 재도약을 위한 큰 발걸음입니다.

조국의 미래는 여러분을 부르고 있습니다. 우리 모두 다함께 위대한 해양개척의 시대를 창조하는 역사의 주인공이 됩시다.

1998년 5월031일

대한민국 대통령 김 대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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