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대 국회 개원식 대통령 연설
제15대 국회 개원식 대통령 연설 | ||
제14대 국회 개원식 대통령 연설 | 제14대 대통령 김영삼 | 제16대 국회 개원식 대통령 연설 |
1996년 7월 8일 월요일 |
존경하는 국회의장,
그리고 국회의원 여러분 !
오늘 뜻깊은 제15대 국회가 출범하게 된 것을 매우 기쁘게 생각합니다.
저는 먼저 지난 4월 선거에서 국민의 대표로 선출되신 의원 여러분에게 다시 한번 축하를 보냅니다.
오늘 이 연단에 다시 서면서 저는 깊은 감회를 느낍니다.
이곳 국회 의사당은 제가 걸어온 기나긴 정치역정에서 숱한 애환이 교차되었던 곳이기 때문입니다.
'92년 가을, 대통령에 출마하기 위해 저는 9선에 걸친 의정생활을 마치면서 바로 이 자리에서 고별인사를 했습니다.
지난 '79년 10월 4일 유일야당의 총재였던 저는 군사독재정권에 의해 불법으로 제명되어 국회에서 추방당하기도 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나 국가적으로나 이러한 불행이 우리 헌정사에 다시는 되풀이되어서는 안된다는 신념으로 민주화를 위해 싸웠습니다.
그리하여 얼어붙은 긴 정치의 겨울을 지나 '93년 봄 저는 이 의사당 앞들 에서 문민대통령으로서 취임 선서를 했던 것입니다.
오랜 의정생활을 일관하여 가장 어둡고 괴로운 순간에도 의회정치에 대한믿음과 국회에 대한 애정을 버린 적이 없습니다.
이곳 여의도 의사당은 그 어려웠던 시대에도 민주주의의 불씨를 간직하고 전파하는 본산이었습니다.
그 불씨는 마침내 이 땅에 민주주의의 횃불을 점화시켰으며, 문민시대를 활짝 연 원동력이 되었던 것입니다.
이번 15대 국회는 문민시대에 뽑힌 국회의원들이 개원하는 첫 국회로서 우리 헌정사에 각별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고 믿습니다.
15대 국회는 우리 정치의 굴곡 많았던 지난 반세기를 마감하고, 원숙하고 생산적인 선진 의회정치를 구현해야 할 역사적 소명을 안고 있습니다.
나아가 이번 국회는 한국이 21세기 세계일류국가로 우뚝 서는 데 초석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15대 국회 4년은 우리의 민족사를 도약시키느냐 못시키느냐를 가름하는 분수령이 될 것입니다.
우리 국민 모두는 이 국회가 국가와 민족을 위해 큰 업적을 남기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습니다.
의원 여러분 !
변화와 개혁은 21세기를 개척하는 오늘의 시대정신입니다.
이제 우리는 '21세기 세계일류국가'라는 목표를 향해 새로이 출발해야 합니다.
새로운 세기를 눈앞에 두고 세계는 지금 거대한 변혁의 물결에 휩싸여 있습니다.
끝없는 경쟁과 도전이 지구촌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같은 도전을 도약의 기회로 바꾸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국가사회의 중심을 이루는 각계 지도자들의 역할이 대단히 중요합니다.
그 중에서도 지금 이 자리에 계신 의원 여러분의 지도력이 절실하게 요구됩니다.
국회야말로 격변의 시대에 국민의 뜻을 하나로 모아 국력을 결집해 나갈 사명과 권능을 지였기 때문입니다.
저는 15대 국회는 무엇보다 '21세기의 전당'이 되어야 한다고 믿습니다.
새 국회는 국민에게 21세기의 비전과 희망을 주면서 나라를 미래로 이끄는 견인차가 되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지난날의 밝은 정치가 아니라 미래를 향한 큰 정치가 이의사당에서 펼쳐져야 할 것입니다.
우리 국민은 국회가 밝고 깨끗한 새 기품이 충만한 '청렴정치의 본산'이되기를 갈망하고 있습니다.
과거에 얽매여 문제만을 양산할 것이 아니라, 문제를 해결하며 앞으로 전진하는 생산적인 국회가 되어주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극한으로 대립하는 투쟁의 정치가 아니라 대화에 의한 타협과 민주적 절차가 존중되는 민주주의의 도장(道場)이 되기를 소망하고 있습니다.
의원 여러분 !
세계 10위권의 우리 경제는 이제 새로운 궤도 위로 올라섰습니다.
선진국 경제협의체인 OECD 가입도 눈앞에 두고 있습니다.
우리의 OECD 가입은 그동안 일관되게 추진해온 세계화 정책의 당연한 결실입니다.
이는 또한 한국이 21세기 신국제질서 창조에 적극 참여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우리는 지속적인 경제성장을 이룩하여 경제대국의 꿈을 반드시 실현해야합니다.
저는 15대 국회가 '선진경제의 산실'이 되기를 기대합니다.
우리는 무엇보다 우리 경제를 무한경쟁시대에 맞는 체질과 구조로 바꿔야 합니다.
정부는 이를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물가안정의 바탕 위에서 국제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임금안정과 기술개발, 사회간접자본 확충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다.
경제규제를 과감하게 개혁하여 자유경쟁의 기반을 넓히고, 기업활동의 투명성을 확보하여 경제선진화를 촉진하고 있습니다.
대립과 갈등의 노사관계를 참여와 협력의 관계로 전환시키는 노사개혁도 시작했습니다.
노사관계 개혁은 다가오는 21세기 국가발전을 위한 핵심적 과제인 것입니다.
아울러 중소기업을 육성하는 일에도 심혈을 기울여 왔습니다.
그러나 물가나 국제수지 면에서 어려움도 있습니다.
우리는 다시 한번 자세를 가다듬어 이와 같은 모든 과제들을 성공적으로 달성해야 하겠습니다.
이제 나라의 경제를 튼튼히 하고 키우는 데 정부와 기업 그리고 근로자와 농어민 등 모든 국민이 하나가 되어야 합니다.
이 일에 국회의 선도적 역할이 필요합니다.
국회는 특히 급속한 경제발전 과정에 따르는 계층간,노사간,도농(都農)간,지역간의 불균형을 바로 잡는 조정자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의원 여러분 !
국가발전의 목적은 국민 개개인이 편안하고 풍요롭게 사는 민주복지사회를 만드는 데 있습니다.
21세기는 전쟁과 환경오염, 사고와 범죄 그리고 혼란과 무질서로부터 모든 인간을 보호해야 하는 '인간안보(人間安保)'의 시대입니다.
저는 15대 국회가 '민생의 전당'이 되어주기를 기대합니다.
정부는 이미 영세민과 장애인, 노인 등 취약계층에게 최저생활을 보장해주는 국민복지 비전을 제시한 바 있습니다.
또한 정부는 생산적인 사회복지 체계를 확립하고, 선진 문화생활의 기반을 튼튼히 하여 '한국형 복지공동체'가 뿌리내리도록 해 나가고 있습니다.
열린교육, 평생교육을 통해 세계화,정보화 시대의 최대 자원인 국민의 지적 자산을 크게 늘리기 위한 교육개혁도 추진하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2세 교육을 위한 국가예산을 국민총생산의 5% 수준까지 끌어올린 것은 나라의 먼 장래를 대비한 획기적 조치입니다.
국민의 삶의 질을 개선하고 국가경쟁력을 높이는 데 핵심이 되는 정보화사회기반 구축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치안대책과 각종 안전사고에 대한 예방대책, 환경보호를 위한 종합대책도 구체적으로 마련 중에 있습니다.
국민에게 인간다운 삶의 질을 보장해 주는 데 국회가 해야 할 일이 참으로 많습니다.
나라의 예산과 법률을 다루는 의원 여러분의 관심과 결정 하나하나에 따라 우리 국민의 삶의 질이 크게 달라질 것입니다.
의원 여러분 !
오늘의 세계에는 대결과 갈등의 냉전시대가 가고 화해와 협력의 새로운 조류가 넘치고 있습니다.
세계사의 새로운 흐름에 능동적으로 부응하여 우리 민족도 평화와 통일의 큰 길을 열어나가야 합니다.
평화통일은 우리가 세계일류국가를 건설하기 위한 필수적인 기반입니다.
저는 15대 국회가 '평화통일의 전당'이 되어주기를 기대합니다.
우리는 한반도의 평화적이고 점진적인 통일을 위해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남과 북이 상호 실체를 존중하는 바탕 위에서 화해하고 협력하기 위해 남북대화를 끈기있게 추구해 왔습니다.
그러나 우리의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북한은 대화를 외면할 뿐 아니라, 오히려 군사적 긴장을 조성해 왔습니다.
정부는 그동안 심각한 북한 정세와 관련하여 국가안보태세를 굳건하게 다져왔습니다.
우리 군은 그 어느 때보다도 높은 사기 속에서 어떠한 돌발 사태에도 대처할 수 있는 강력한 힘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지난 4월 저는 미국의 클린턴 대통령과 함께 남북한과 미국,중국이 참여하는 4자회담의 개최를 북한에 제의한 바 있습니다.
4자회담의 실현은 한반도의 긴장완화와 평화정착에 결정적인 전기가 될 것입니다.
이 회담이 성사되면 남북 경제협력 문제도 심도있게 논의될 수 있습니다. 4자회담의 최대 수혜자는 바로 북한이 될 것입니다.
저는 북한이 우리 민족 전체는 물론 그들 자신을 위해서도 4자회담에 호응하기를 기대합니다.
이제 한반도에 새로운 시대가 열리고 있음을 저는 확신합니다.
지난 반세기 동안 정지되었던 한반도의 시계바늘은 이미 21세기를 향해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15대 국회 4년 사이에 한반도 정세에는 반드시 획기적인 변화가 올 것입니다.
우리 민족의 평화통일을 준비하는 일이야말로 의원 여러분에게 부여된 가장 막중한 책무입니다.
국회는 북한의 그 어떠한 변화에도 능동적으로 대처하여 국가의 안전을 확고히 하고 평화통일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태세를 갖추어야 할 것입니다.
국론을 하나로 모으고 통일을 위한 실질적 준비를 하는 데 의원 여러분께서 응분의 역할을 해주시기를 당부드립니다.
의원 여러분,
그리고 국민여러분 !
지금 세계에는 21세기를 향한 치열한 각축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나라마다, 민족마다, 지역마다 앞을 다투어 전진하고 있습니다.
우리도 힘차게 달려나가야 합니다.
그렇지 않고서는 세계일류국가 건설이라는 우리 모두의 꿈은 결코 이룰수 없습니다.
우리의 후손들에게 자랑스런 조국을 물려주느냐 못하느냐가 바로 우리 손에 달려 있습니다.
저는 언제나 의원 여러분과 함께 이 역사적 과업을 성취하는 데 앞장 설것입니다.
저는 대통령으로서 국민과 헌법이 부여한 책임과 권한을 사심없이 성실하게 수행할 것입니다.
문민정부의 도덕성에 기초하여 우리 사회에 정의와 법을 높이 세우고 이 나라를 당당한 세계일류국가로 만드는 데 혼신의 힘을 다할 것입니다.
국회는 국민의 사랑과 존경을 받으면서 국민에게 미래에 대한 꿈과 희망과 용기를 심어주어야 합니다.
정의롭고 번영된 통일조국을 건설하는 데 여,야가 따로 있을 수 없습니다. 국민과 더불어 하나가 됩시다.
우리 모두 민족과 조국의 영광을 위하여 희망의 21세기를 향해 힘차게 나아갑시다.
그리하여 15대 국회가 우리 민족사에 기적을 이룩한 '위대한 국회'로 영원히 빛나게 합시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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