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만필/진기한 관례

18세기 이탈리아의 작곡가 카라파는 평생에 금전과는 인연이 멀어서 자기의 수많은 가극으로 영광의 월계관을 획득하기는 했지만, 그러나 가장 실질적인 금전상의 교섭에는 언제나 실패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그에게는 언제나 금전과 교환할 수 있는 일종의 진기한 화수분이 있었으니, 그것은 곧 당시 대은행가 로스차일드가(家)의 제임스 남작으로부터 받은 담배함(煙草盒)이었다고 합니다.

그는 이 담배함을 기증받자, 24시간 후에 기증자가 그것을 샀던 보석상에 가지고 가서 매입 가격대로 75금(金)을 받고 팔았더랍니다. 이윽고 이 사실이 제임스의 귀에 들어가게 되자, 그는 딱하게 생각하여 얼마 후에 다시 그것을 사서 카라파에게 두 번째 기증을 했습니다. 그랬더니 그는 다음날 또다시 이것을 보석상에 팔아버렸습니다. 그 다음날부터 은행가는 으레 그것을 사보내고 카라파는 으레 그것을 팔아서, 제임스가 세상을 떠나고 그의 2세가 상속한 후에도 역시 이 관례만은 어김없이 실행했으므로 카라파는 언제나 기뻐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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