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소설 편집후기

전부터 몇 번 궁리가 있었으나 여의치 못해 그럭저럭 해 오던 일이 이렇게 탁방이 나서 회원들은 모두 기뻐한다. 위선 화우 구본웅 씨에게 마음으로 치사해야 한다. 쓰고 싶은 것을 써라 책을랑 내 만들어 주마 해서 세상에 흔히 있는 별별 글탄 하나 겪지 않고 깨끗이 탄생했다. 일후도 딴 걱정 없을 것은 물론이다. 깨끗하다니 말이지 겉표지에서 뒤표지까지 예서 더 더할 수 있으랴. 보면 알 게다.

구인회처럼 탈 많을 수 참 없다. 그러나 한 번도 대꾸를 한 일이 없는 것은 말하자면 그런 대꾸 일일이 하느니 할 일이 따로 많으니까다. 일후라도 묵묵부답 채 지날 게다.

어쩌다 예회라고 모이면 출석보다 결석이 더 많으니 변변이 이야기도 다 못하고 흐지부지 헤어지곤 하는 수가 많다. 게으른 탓이겠지만 또 다 각각 매인 일이 있고 역시 그도 그럴 수밖에 없다고 해서 회원을 너무 동떨어지지 않는 한에 맞아 보자고 꽤 오래전부터 말이 있어 왔는데 그도 또 자연 허명무실해 오던 차에 이번 기회에 김유정, 김환태 두 군을 맞았으니 퍽 좋다. 두 군은 전부터 회원들과 친분이 없지 않던 차에 잘됐다.

차차 페이지도 늘릴 작정이다. 회원 밖의 분 것도 물론 실린다. 지면 벼르는 것은 의논껏 하고 편집만 인쇄소 관계상 이상이 맡아 보기로 한다. 그것도 역 의논 후 일이지만.

지난달에 태원(泰遠)이 첫 따님을 낳았다. 아주 귀얘 죽겠단다. 명명(命名) 왈(曰) '설영(雪英)'ㅡ 장래 기가 막힌 모던 걸로 꾸미리라는 부친 태원의 원대한 기업이다.

시와 소설에 대한 일체 통신은 창문사 출판부 이상한테 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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