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역:언간독
언간[1]
■■임진납월[2]이십팔일
언간독목록
편집상편
편집- 아들에게 하는 편지 / 답장
- 아버지에게 하는 편지 / 답장
- 조카에게 하는 편지 / 답장
- 삼촌에게 하는 편지 / 답장
- 아우에게 하는 편지 / 답장
- 형에게 하는 편지 / 답장
- 외삼촌에게 하는 편지 / 답장
- 장인에게 하는 편지 / 조의 편지
- 답장 / 위로하는 편지
- 사돈에게 하는 편지 / 조의에 대한 답장
- 답장 / 위로에 대한 답장
- 웃어른께 하는 편지 / 답장
- 답교[3] 초청 편지
- 꽃놀이 초청 편지
- 관등[4] 초청 편지
- 복날 초청 편지
- 가을에 놀이를 하자고 초청하는 편지
- 묵은 해를 보내는 편지 / 답장
- 새해 인사 편지 / 답장
- 아들이 태어남을 축하하는 편지 / 답장
- 과거 시험을 축하하는 편지 / 답장
- 외임[5] 축하 편지 / 답장
- 상거래에 쓰이는 편지 / 답장
- 문병 편지 / 답장
하편
편집- 신부의 문안 편지 / 답장
- 시삼촌에게 하는 편지 / 답장
- 시삼촌댁께 하는 편지 / 답장
- 시아주버니께 하는 편지 / 답장
- 시누이에게 하는 편지 / 답장
- 시동서에게 하는 편지 / 답장
- 사돈에게 하는 편지 / 답장
- 사위에게 하는 편지
언간독상편
편집아버지가 나가 있는 아들에게 보내는 편지
편집아무 아이 보거라.
길가는 수고는 길이 탄탄하거나 험하거나 피곤하기는 같을 것이니 어떻게 잘 도착하여 몸이나 별 탈 없는 지 소식이 오지 않으니 밤낮 걱정이로구나. 나는 아직 여전하게 지내고 있고 가족들도 모두 잘 지내고 있으니 객지에서 걱정하지 말거라. 볼 일을 마치면 곧바로 돌아와 문안와서 기다리고 있는 뜻을 져버리지 말려무나. 마침 지나가는 인편이 있기에 몇 글자 안부나 전하는 것이라 총총하여[10] 이만 적는다. 년 월 일 아버지가
답장
편집아버지께 올리는 글
멀리 떠나와 보고싶은 마음 간절하던 차에,
보내주신 글을 받아 사연을 읽고보니,
한결같이 늘 건강하시고 잘 지내고 계시기를 바랍니다. 보내주신 편지에 적힌 깊은 정에 이렇게 답장 드립니다. 저는 무사히 잘 있으며 보고 있는 일은 쉽게 결말이 날듯하여 어느 때 쯤이면 돌아갈 수 있을 듯 합니다. 편지 전해온 사람이 총총하여 이만 적습니다. 늘 건강히 계시길 바라고 있습니다.ㅤㅤ년ㅤ월ㅤ일 아들 아무개 올림
아들이 집 나가있는 아버지에게 드리는 편지
편집편지 봉투 쓰는 법 겉봉ㅤㅤ아무곳ㅤ행차소[13] 입납 근봉 규식ㅤㅤ아무곳ㅤ본제상평서
아버지께 올리는 글
떠나가신 뒤로 문안을 여쭙지 못하여 한 순간도 그리운 마음이 가시질 않습니다. 저는 별 일 없고 어머니도 잘 계십니다. 주위의 여러 곳도 다들 무사하시니 다행한 일입니다. 드릴 말씀은 끝 없이 많습니다만 이만 그치오며 부디 건강하시고 보시는 일 쉽게 마무리하시어 돌아오시기를 천만번 바랍니다.
- ㅤ년ㅤ월ㅤ일 아들 아무개 올림
답장
편집편지 봉투 쓰는 법 겉봉ㅤㅤ아무곳ㅤ본가 회전 봉 규식ㅤㅤ아무곳ㅤ객중갑서
아무개에게 주는 답장
집 떠나온 뒤로 소식이 없어 답답한 마음이 거의 병이 되려고 하던 차에 뜻밖의 편지를 받으니 마음이 상쾌하구나. 비유하자면 목마른 사람이 물을 마신 듯하고 더위에 지친 사람이 얼음을 밟은 듯하여 기쁘기 그지없다. 집안이 다 무고하다 하니 더욱 든든하구나. 나는 집떠난 고단함에 하루가 일년 같지만 빨리 돌아가 집에서 편히 쉬기는 점점 물건너 가니 실로 괴롭다. 여러 곳에는 따로 편지를 하지 못하니 이런 사정을 전하여 주거라. 나 없이 지내는 동안 모든 일에 착실하고 검소하게 지내거라. 아무쪼록 다음 달에는 돌아갈 것이니 그 동안 무고하게 있으리라 믿는다.
- ㅤ년ㅤ월ㅤ일 아버지가
조카에게 보내는 편지
편집편지 봉투 쓰는 법 겉봉ㅤㅤ아무곳ㅤ아무곳 백부평서 봉 규식ㅤㅤ몇째댁 즉전납
- 맞삼촌은 백부라 하고 둘째 삼촌은 중부라하고 막내 삼촌은 계부라고 한다. 큰집은 대댁이라하고 둘째 집은 둘째댁이라 하고 셋째 집은 셋째댁이라고 한다.
조카 보아라.
오랫동안 소식이 없으니 궁금하구나. 부모님 봉양은 잘하고 있으며 집안에는 별 일이 없는 지 걱정되는 마음이 간절하다. 여기는 다들 무고하여 기쁘고 다행한 일이나 너의 소식을 자주 듣지 못하여 같은 세상에 지내지 않는 것 같아 실로 섭섭하고 답답한 마음을 말로 다 할 수 없구나. 마침 그리로 가는 인편이 있어 안부나 알고자 두어자 써서 부치니 부모님 무고하다는 소식 듣기를 천만번 바란다.
- 년 월 일 큰아버지가
답장
편집편지 봉투 쓰는 법 겉봉ㅤㅤ아무곳ㅤ아무곳 조카 올림 근봉 규식ㅤㅤ대댁 회납
큰아버지께 드리는 답장
그리워하던 중에,
보내주신 글을 받고 든든하게 여기며 말씀드립니다. 날씨도 고르지 못한데,
건강히 지내신다는 말씀을 들으니 참으로 다행입니다. 큰어머니도 잘계시고 아무개 형님도 잘계시리라 생각하니 더더욱 행복한 마음입니다. 조카는 별 탈 없이 잘지내고 있습니다만 하는 일이 잘 풀리지 않아 답답해 하고 있습니다. 얼른 찾아뵙고 싶으나 바쁘게 지내고 있어 마음만 앞섭니다. 보내는 인편이 바쁘다 하므로 이만 줄이오니
늘 건강하시기를 바랍니다. ㅤ년ㅤ월ㅤ일 조카 아무게 올림
삼촌에게 하는 편지
편집편지 봉투 쓰는 법 겉봉ㅤㅤ아무곳ㅤ아무곳 조카 올림 근봉 규식ㅤㅤ몇째댁 입납
백부께 드리는 편지
- 받는 사람에 따라 백부 중부 계부 등으로 쓰라
앞서 드린 편지는 그 사이 받아 보셨을 것입니다만,
답장을 즉시 받지 못한 지 여러 날이 되었기에 혹시나 하는 마음이 듭니다. 그간 늘 건강하시고 댁내 두루 잘 계신지요? 보고픈 마음 간절한 조카는 잘 지내고 있어 복되고 다행입니다. 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이 아래에 쓰라 총총히 이만 말씀 그칩니다.
늘 건강히 잘 지내시기를 바랍니다.
- ㅤ년ㅤ월ㅤ일 조카 아무게 올림
답장
편집편지 봉투 쓰는 법 겉봉ㅤㅤ아무곳ㅤ한사 손아래에게 보낼 때 쓰는 말 즉전 봉 규식ㅤㅤ아무개에게 하는 답장
조카에게 보내는 답장
진작에 편지는 즉시 보았으나 인편이 없어 답장을 하지 못해 답답하게 지내던 차에 또 보내온 글을 보니 그 동안 무고하다는 말이 든든하고 기쁘구나. 나는 늘 한결같이 지낸다. 기별을 해 온 말을 자세히 읽어보니 하고 싶은 말 여기에 이러저러한 말들을 길게 하지 못하니 별고 없이 지내거라.
- ㅤ년ㅤ월ㅤ일 큰아버지가
아우에게 하는 편지
편집편지 봉투 쓰는 법 겉봉ㅤㅤ아무곳ㅤ인편을 통해 보내는 것이면 택호를 쓰라 즉전 봉 규식ㅤㅤ아무곳 사백[14]평서
아우야 열어보거라.
한 동안 소식이 없었으니 그리운 마음이 간절하다. 날씨가 고르지 못한데 너는 편히 지내는 지 아이들도 잘 있는 지 때때로 궁금하구나. 나는 늘 잘 지내고 있다. 무슨 할 말이 있으면 여기에 쓰라 인편도 총총하다고 하고 이러저러한 말 길게하지 못하니 잘 있는 지 소식이나 알고자 대강 그친다.ㅤ년ㅤ월ㅤ일 맏형이
답장
편집편지 봉투 쓰는 법 겉봉ㅤㅤ아무곳ㅤ즉전 봉 규식ㅤㅤ아무곳 사제[15]상답서
형님께 드리는 답장
오랫 동안 문안을 여쭙지 못하여 죄송스럽기 그지없던 중에 뜻밖에,
보내주신 글을 받게 되니 든든하기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요사이,
저는 늘 건강히 지내며 만안이라고도 하고 혹은 안녕이라고도 한다 아이들도 잘 지내고 있어 정말 기쁘게 여기고 있습니다. 사는 가솔이 모두 무고합니다. 연락주신 일에 대해서는 할 말 여기에 쓰라 이러이러 하오니 너그러이 헤아려 주시기 바랍니다. 조만간 찾아뵈올 수 있을 듯 하니 번거로운 말씀은 다 드리지 못합니다. ㅤ년ㅤ월ㅤ일 아우 아무게 올림
형에게 하는 편지
편집편지 봉투 쓰는 법 겉봉ㅤㅤ아무곳ㅤ아무곳 사제 상서 근봉 규식ㅤㅤ아무곳 인편을 통해 보내는 것이면 택호를 쓰라 댁 입납
형님께 드리는 글
지난 번 다녀온 이후 지금까지 다시 뵙지 못하여 참으로 아쉬워 어찌지내시는지 궁금하던 차에,
건강히 지내시고 조카도 잘 있는지요? 늘 그리워하는 아우는 전하고 싶은 소식은 이 아래에 쓰라 총총 대강 말씀드리오니,
살펴주시기를 바랍니다. ㅤ년ㅤㅤ월ㅤㅤ일 아우 아무게 올림
답장
편집편지 봉투 쓰는 법 겉봉ㅤㅤ아무곳ㅤ아무곳 사형 답서 봉 규식ㅤㅤ인편을 통해 보내는 것이면 택호를 쓰라 댁 회전
아우에게 보내는 답장
지난 번 잠깐 만난 뒤로 훌쩍 보내고 나니 그 아쉬운 마음이야 어찌 다 말로 하겠느냐. 이렇게 생각하던 차에 편지를 보니 더욱 아깝고 반갑다. 그 사이 별 일이 없고 어린 것도 잘 지내고 있으니 참으로 다행이다. 나는 요듬 감기를 앓고 지내다가 몇 일 전부터 조금 괜찮아진듯 하나 영 낫지를 않아 괴롭구나. 할 말 여기에 대답하라 할말이야 끝 없이 많지만 정신이 맑지 않으니 이만 적는다. ㅤ년ㅤㅤ월ㅤㅤ일 형이
외삼촌에게 하는 편지
편집편지 봉투 쓰는 법 겉봉ㅤㅤ아무곳ㅤ아무곳 생질[16] 상서 근봉 규식ㅤㅤ아무댁 입납
아주버님께 드리는 글
달포[17] 동안 안부를 모르고 지내니 참으로 궁금하던 차에,
건강히 지내시기 바라오며,
할머님 건강은 어떠시고 아주버님께서도 안녕하신지요? 보고싶은 마음 가득한 생질은 존당[18]께서 늘 건강하시니 참으로 기쁘오며 전하고자 하는 소식은 이 아래에 쓰라 안부가 궁금하여 이리 말씀드리오니 한결같이 건강하시기를 바랍니다. ㅤ년ㅤㅤ월ㅤㅤ일 생질 아무개 올림
답장
편집편지 봉투 쓰는 법 겉봉ㅤㅤ아무곳ㅤ아무곳 내구 외삼촌이라는 말 답서 봉 규식ㅤㅤ아무댁 아내가 왕래하고 있는 경우라면 아무개 생질가 회전이라고 쓸 것
외조카 보거라.
그렇지 않아도 생각하고 있었는데 편지를 보고 그 동안 부모 봉양 잘하고 있다는 소식을 들으니 든든하고 기쁘기 그지 없구나. 누님의 건강도 손아래 누이면 너의 자친[19]이라고 하라 한결같아고 하니 그 덕에 위로가 되는 마음이야 어찌 다 말로 할 수 있겠느냐. 우리 식솔도 다 잘 있다. 할 말은 이 아래 하라 총총하여 다 못 적는다.ㅤ년ㅤㅤ월ㅤㅤ일 외삼촌
장인에게 하는 편지
편집편지 봉투 쓰는 법 겉봉ㅤㅤ아무곳ㅤ아무곳 성 사위라는 말 상서 근봉 규식ㅤㅤ아무댁 입납
장인어른께 드리는 편지
날씨가 몹시 고르지 못하여 걱정되는 차에,
건강은 어떠시며 안녕하신지, 장모님께서도 잘 지내시는 지요? 늘 보고싶어 하는 사위는 부모님 모두 건강히 지내시고 아내와 아이들 역시 잘 있어 기쁩니다. 할 말 이 아래에 하라 드릴 말씀은 이만 그치오니 살펴보아 주시기 바랍니다.
- ㅤ년ㅤㅤ월ㅤㅤ일 사위 올림
답장
편집사위에게 보내는 답장
소식이 오랫동안 오지 않아 무슨 일이 있는 것은 아닌가 매일 걱정하였는데 인편으로 보낸 편지를 받으니 비록 글씨로나마 서로 만나 이야기를 나누는 듯 든든하고 기쁘구나. 게다가 사돈 내외 무탈하시고 네 아내와 어린 아이들 모두 잘 있다고 하니 다행이다. 할 말 이 아래에 하라 총총하여 다 적지 못하니 대강 헤아리거라. 년 월 일 부옹[20] 혹 처부[21]라고 한다
- 처남에게 하는 편지는 친구에게 하는 편지와 같이 쓰고 스스로를 가리키는 말은 제(弟, 아우)라고 쓰며 손아래 처남이 매부에게 스스로를 가리킬 때는 부제(婦弟, 아내의 동생)라고 하고 손위 처남은 매부에게 제라고 부르라. 대강 이와 같이 할 것.
사돈에게 하는 편지
편집편지 봉투 쓰는 법 겉봉ㅤㅤ아무곳ㅤ아무곳 근후장 근봉 규식ㅤㅤ아무댁 입납
가문이 높지 못하고 형세도 변변치 않은데도 누를 끼치는 혼사를 허락하시어 연인지의[22]를 맺는 은혜를 입게되어 감격스러운 말씀을 어찌 다 헤아리겠습니까? 요즈음 날씨가 고르지 못하니 댁내 두루 건강하시고[23] 사위도 잘 지내고 있는지요? 그리운 마음이 간절한 저는 혼사를 치른 후로 밤낮 없이 두려운 마음으로 한 가지도 제대로 가르치지 못한 여식[24]이 귀댁으로 들어가 허물이나 없이 지낼까 염려가 그치지 않습니다. 총총하여 이만 적습니다.
- 년 월 일 아우 아무개 올림
답장
편집편지 봉투 쓰는 법 겉봉ㅤㅤ아무곳ㅤ아무곳 근사장 근봉 규식ㅤㅤ아무댁 회답
다행하게도 귀댁에서 혼인을 허락하시어 불민한[25] 자식이 이성지친[26]을 맺게 되었으니 저희 가문이 감사히 여기고 있던 차에 보내주신 편지를 받게 되었습니다.
댁내 안녕하시다고 하니 참으로 다행이오며 저는 몸이 아직 무탈하고 며늘아기의 인품이 마음이 곧고 매사에 모범이 되어 늘 바라던 마음에 비추어도 오히려 지나치기에 보잘 것 없는 가문을 빛나게 함이 헤아릴 수 없습니다. 조만간 사람을 보내어 평안히 지낸다는 기별을 하고자 하였는데 먼저 편지를 보내주시니 이루 말할 수 없이 감사합니다. 드릴 말씀이 첩첩이 많습니다만 총총하여 이만 그칩니다. 년 월 일 아우 아우개 올림
웃어른께 하는 편지
편집- 삼가 편지 올립니다.
오랫동안 뵙지 못하니 참으로 아쉬운 마음에 어찌 지내시는 지 궁금하고 날씨 고르지 못한데,
건강히 지내시는지요? 늘 그리운 마음인 저는 부모님 모두 잘 지내고 계십니다. 할 말 이 아래에 하라 드릴 말씀은 대강 이만 그치오니 헤아려 주시길 바랍니다.
- 시일 아무개 올림
답장
편집- 감사히 드립니다.
보내주신 편지를 받았습니다. 그동안,
건강히 지낸다니 든든하며 이곳도 잘 있습니다. 대답할 말 이 아래에 하라 총총하여 이만 적습니다.
- 즉일 아무개 드림
답교하는 날 청하는 편지
편집- 편지 올립니다.
지난 번 길에서 잠깐 나눈 말씀은 꿈결이었나 하고 이제 아쉬운 마음에 궁금해 하던 차에,
늘 건강하시길 간절히 바랍니다. 저는 별탈 없이 지내 다행입니다. 오늘은 이른바 대보름이고 날씨도 풀려서 참으로 좋습니다. 저희 집에 오셔서 달구경도 하고 답교도 하시며 승평세계[27]에서 무수히 노닐며 강구연월[28]을 노래하는 격앙가[29]를 부르며 흠뻑 취하고자 하오니 형님의 뜻은 어떠신지요? 바로 답장 바랍니다.
- 즉일 아우 아무개 올림
답장
편집- 감사합니다.
일전에 길에서 만난 뒤로 한 번 가고자 하였으나 하는 일에 몰두하다보니 가보지 못하고 마음만 간절하던 차에 먼저 편지를 보내시니 든든하고 반갑습니다. 그사이,
건강히 지내셨다니 참으로 바라던 일입니다. 저는 잘 있으며 소식 주신 말씀에 당연히 따라야 할 것이니 저녁이나 먹고 가겠습니다. 좋은 술이나 장만하시고 기다려 주십시오. 즉일 아우 아무개 올림
꽃놀이를 청하는 편지
편집- 편지 올립니다.
신이화[30]는 꼿꼿이 황금빛을 뿌리고 버들실은 곳곳에 초록 그림자를 드리우고 산간의 경치에 사람의 마음이 나날이 들뜨게 되는 이즈음에,
건강은 어떠신지요? 정든 벗과 맛좋은 술로 얼마나 노닐고 계십니까? 저도 이 때를 맞아 술잔을 들고 꽃아래에서 취하고 있습니다만 형님과 함께 취하지 못하여 아쉬워하며 지내고 있습니다. 변변찮은 술과 안주를 마련하고 우러러 청하오니 앉아서 청만한다 탓하지 마시고 바로 오시길 바랍니다. 즉일 아우 아무개 올림
답장
편집- 감사합니다.
날씨는 화창하고 온갖 꽃이 만발하여 풍경이 참으로 사람에게 정든 벗을 생각하게 하던 차에,
보내주신 편지를 받으니 하늘 위에서 온 소식인듯 반갑기 그지없습니다.
건강히 지내신다니 기쁘오며 옛사람이 말하기를 술 한 말로 차린 상을 놓고 꾀꼬리 소리를 들으며 꽃을 보는 것이 바로 부귀영화[31]를 누리는 것이라고 하더니 형이 과연 그 사람의 풍류를 따라 술과 안주를 갖추고 한 번 놀자고 부르시니 어찌 아니 가서 맑은 흥치를 버리게 하겠습니까? 즉시 갈 것이니 많이만 차리십사 말씀드립니다.
- 즉일 아우 아무개 올림
관등 놀이를 청하는 편지
편집- 편지 올립니다.
맑은 모습을 뵈지 못한 지도 오래되어 늘상 아쉬워하며 지내다가 삼가 여쭙습니다.
늘 건강하시기를 바라는 말씀을 다 드리기 구구합니다.[32] 저도 별 탈없이 무고합니다. 듣자하니 올해는 첫 관등 놀이를 하는 듯합니다. 형같으신 분께서 가만히 앉아 있을 분은 아니실테니 부디 제 집으로 오셔서 함께 산에도 오르시고 길가에 핀 복숭아꽃 향기를 맡으며 태평성대를 마음껏 누리고 돌아오십사 청합니다.
- 즉일 아우 아무개 올림
답장
편집- 감사합니다.
마침 사람을 불러 보자고 하려는 차에,
은혜롭게 보내주신 편지가 와서 읽어보니,
안부를 묻는 말씀에 감사드릴 길이 이루 다 할 수 없습니다. 저는 예전과 같이 별고 없이 지내고 있습니다. 관등 놀이를 한다는 데 제가 아무리 다른 일이 있더라도 어찌 아니 가겠습니까? 상이나 많이 많이 차려 주십시오. 즉일 아우 아무개 배상
복날 피서를 청하는 편지
편집- 편지 올립니다.
복날 더위가 더욱 심한데,
형님은 어찌 지내십니까? 저는 더위 증세에 앓고 지내다가 요 사이가 되어서야 적잖이 좋아졌습니다만 더위가 너무 괴롭습니다. 마침 술과 안주가 있어 연락드리오니 산수 좋은 곳으로 가서 탁족[33]이나 하면 어떻겠습니까? 옛글에 이르기를 갓을 벗어 물가 벽에 걸어두고 이마를 드러내어 솔바람을 쐬인다 하였으니 그 얼마나 상쾌하겠습니까? 곧바로 연락 주십시오. 즉일 아우 이 아무개 올림
답장
편집- 감사합니다.
심한 더위에,
건강이 크게 상하지 않으신듯 하니 참으로 다행입니다. 저는 정신없이 지냅니다만 집안의 자잘한 우환이 그치질 않아 괴롭습니다. 전해오신 말씀은 늘 바라마지 않았으나 감히 청을 하지 못한 일입니다. 이제 곧 가겠습니다. 즉일 아우 아무개 올림
가을에 놀자고 청하는 편지
편집- 편지 올립니다.
서리 바람이 나날이 차가워 지는데,
형님 건강하신지 늘 생각합니다. 저는 별고 없이 지내고 있습니다. 근래에 경치를 살펴보면 온 산의 빛은 가을 서리를 맞아 노랗고 붉게 영롱하게 물들었고 섬돌 아래 국화는 울타리에서 도잠[34]을 만난 듯 송이마다 웃음의 띄었으니 형님이나 저나 이런 때에 놀지 않으면 어느 때에 즐기겠습니까? 이제 즉시 나는 듯이 오십시오. 자리를 깨끗이 쓸고 기다리겠습니다. 즉일 아우 아무개 올림
답장
편집- 감사합니다.
요즈음 격조하여[35] 아쉬운 마음이었는데,
편지를 받고 살펴보니,
건강히 지내시는 것 같아 기쁩니다. 전해오신 말씀은 마땅히 따르겠습니다. 이제야 한 번 배부르게 식사를 하는 운수가 터지나 싶습니다. 즉일 아우 아무개 올림
묵은 해를 보내는 편지
편집- 편지 올립니다.
눈과 바람이 끝없이 쌓여가는 추위로 극히 차가운 이 때,
건강은 어떠신지 여쭙습니다. 저는 추워서 문 밖으로 나가지도 못하여 묵은 해 인사도 가지 못하고 만나뵙지 못할 듯합니다. 놀림을 당할 것이 분명하지만 이리 붓을 드는 것은 아쉬운 마음을 이기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지금 보내는 것은 소소하여 세밑 선물이라 할 것도 없습니다만 정으로 받아주시기 바라오며 올해는 남은 달이 없으니 새해에도 평안하시길 바랍니다. 즉일 아우 아무개 올림
답장
편집- 감사합니다.
일년이 다 지나가고 어느덧 새해가 가까워지는 요즘 평안하시길 간절히 바라던 차에,
편지를 받아보니,
건강히 지내시는 것 같아 기쁩니다. 저는 너무 추워 괴롭습니다. 보내신 선물을 받게 되니 참으로 감사한 말씀을 이루 헤아릴 수 없습니다. 후하게 생각하여 주신 정을 온 가족이 송덕[36]합니다. 올해는 다시 만나지 못하게 되었으니 묵은 해를 잘 보내고 새해를 맞아 형님 모든 일이 잘 되시길 바랍니다. 즉일 아우 아무개 올림
새해 인사 편지
편집- 편지 올립니다.
해가 바뀌고도 여러 날이 되어도 즉시 덕있으신 용모를 뵙지 못함을 아쉬워하며 새해에,
늘 건강하시고 경사가 집안에 가득하다 하니 축하드리기를 마지않습니다. 저는 쓸데 없는 나이만 더 하게 되었으니 남부끄럽습니다. 새해 소식을 듣고자 대강 적습니다.
- 즉일 아우 아무개 올림
답장
편집- 감사합니다.
해가 바뀌고 안녕하시길 간절이 바라고 있었는데 먼저 편지를 보내오시니 든든하오며 새해에는,
늘 건강하시고 모든 일이 길하다고 하니 기쁩니다. 저는 묵은 해 보내고 새해 맞는 중에 별일없으니 이것이 세시[37]에 좋은 일이라 여기고 지냅니다. 조만간 만나 서로 그리워하던 회포[38]를 풀고자 합니다.
- 즉일 아우 아무개 드림
아들이 태어난 축하 편지
편집- 편지 올립니다.
요사이,
늘 건강하신지요? 듣기에 최근 아들이 태어났다 하더군요. 소식을 듣고 난 뒤 기쁜 마음이 남의 일 같지 않습니다. 하물며 형님께는 첫 경사이니 아들이 태어난 축하례는 언제 하시고자 하는지요? 아이 건강하고 산후도 무탈한지요? 직접 찾아뵙고 축하드리고자 하였으나 마침 일이 바빠 대강 편지로 전합니다. 즉일 아우 아무개 올림
답장
편집- 감사합니다.
뜻밖에 귀한 분의,
편지를 받아 살펴보니,
늘 건강하시다 하니 기쁩니다. 저는 고대하던 터의 한 대장부를 얻었으니 기쁨이야 무엇이 이 보다 더 하겠습니까? 산후 별탈은 없고 축하례를 하라고 하신 말씀은 형님께서 알려 주시는 때에 맞추어 하겠습니다. 조금 기다려 주십시오. 즉일 아우 아무개 올림
과거를 축하하는 편지
편집- 편지 올립니다.
번잡한 말씀 치우고,
시험을 치르시고 건강하십니까? 시하하고 있으면 시하라 쓰라 궁금합니다. 시하[39]에 과거를 치르시니 얼마나 기뻐하실런지요. 저는 어지러운 일들이 많아 직접 뵙고 축하드리지도 못하고 마음만 전합니다. 바쁘실듯 하니 두어자 편지로 찾아뵙지 못한 죄를 대신합니다.
- 즉일 아우 아무개 올림
답장
편집- 감사합니다.
잠깐 소식이 없어 아쉬워 하였는데 편지를 보니 든든합니다. 저는 시하의 과거를 하게 되니 감사스런 말씀을 어찌 다 형용하겠습니까. 마음을 쓰셔 주시니 감사합니다. 바쁜 와중에 이만 그칩니다.
- 즉일 아우 아무개 드림
외임 축하 편지
편집- 편지 올립니다.
며칠 전 찾아갔으나 어디에 나가 계셔서 만나지 못하여 아쉬워하며 지내고 있습니다. 그 사이,
평안히 지내시는지요? 외임을 하신다고 하니 정말 축하드리며 제 마음도 기쁩니다. 저는 별고없습니다. 편안히 가시도록 축하주나 많이 취하고자 합니다. 즉일 아우 아무개 올림.
답장
편집- 감사합니다.
편지 받게 되어 든든합니다.
천은[40]을 입어 외임을 하게 되니 감격할 따름입니다. 조만간 떠나고자 하나 그 전에 만나뵙도록 하겠습니다. 즉을 아우 아무개 드림
상거래에 쓰이는 편지
편집편지 봉투 쓰는 법 겉봉ㅤㅤ아무곳ㅤ아무데 근후서 근봉 규식ㅤㅤ아무댁 즉즉입납
번잡한 말씀 치우고 날씨 고르지 못한데,
건강히 지내시기 바라마지 않습니다. 저는 무고하여 참으로 다행입니다. 이번 물건은 시세가 팔결[41]이나 다른 사람이 여기서 사는 것에 비해서는 월씬 싼 값에 보내오니 그리 아시고 조금 두었다가 파시면 돈 서너 관[42]은 더 남기실 수 있을 것입니다. 시세를 살피시고 경솔하게 거래하지 마십시오. 드릴 말씀 끝이 없겠으나 편지 전하는 사람에게 자세하게 들으셨으면 합니다. 이만 그칩니다. 년 월 일 아우 아무개 올림
답장
편집편지 봉투 쓰는 법 겉봉ㅤㅤ아무곳ㅤ아무데 근사서 근봉 규식ㅤㅤ아무댁 회납
우러러 그리워하던 중에 편지를 받게 되니 마주 보고 말씀을 듣는 듯 든든하고 반갑습니다. 그리고,
건강히 지내신다니 더둑 기쁩니다. 저는 세월 좋게 지내고 있습니다. 보내신 물건을 자세히 살펴보니 과연 형님 하신 말씀과 같을 듯 합니다. 이렇게 염려하셔서 여러 가지로 일러주시니 불안할 것이 하나도 없습니다. 돈은 아무 때에 아무 가게로 환전[43]하고자 하고 환표[44]는 편지를 가져 온 사람에게 주어 보내니 잘 받으시기 바랍니다. 총총하여 대강 그칩니다.
- 년 월 일 아우 아무개 올림
서로 생각하는 마음은 간절하나 만나지 못하는 것이 못내 아쉬운 마음을 달랠 길 없습니다.
건강히 지내시는 지요? 저는 세월이 전에 비해 그리 좋지 않아 민망합니다. 근래의 시세를 보니 아무 물건은 그곳이 여기보다 늘 귀한지라 여기에서 싼 값인 물건을 구하여 보내오니 아무 것 아무 것을 그 값에 맞추어 보내주시길 간절히 바랍니다.
- 편지 감사합니다.
인편이 없어 편지를 전하지 못하여 궁궁해 하실 터인데,
편지를 받아 살펴보니 그 동안,
건강히 지내신다니 기쁩니다. 저는 큰 탈 없이 지내니 기쁩니다. 물건은 말씀하신 대로 구매하여 보냅니다. 이것도 여기서는 값이 그리 싸지 않아 형님이 부탁하신 뜻을 저버리는 듯합니다만 시세가 그러하니 저인들 어찌 하겠습니까? 발기[45] 자세히 보십시오. 총총하여 이만 그칩니다.
물건을 받지 않는 편지
편집편지 보내 주시니 든든합니다만 그 사이,
형님께서 시탕[46]하며 지내신다 하니 이미 지나간 일이겠습니다만 놀랐습니다. 저는 잘 지내고 있습니다. 물건을 보내어 주셨으나 지금 한창 전황[47]이어서 대금을 드리기도 어렵고 이 물건은 여기도 많아서 팔 곳을 구하기도 없기에 부득이 도로 보내오니 사정을 헤아려 주셔서 크게 탓하지 말아주십시오. 일이 바빠 이만 그칩니다.
문병 편지
편집- 편지 올립니다.
요사이,
어르신의 병환은 편지 받는 이의 몸에 난 병은 신질[48]이라 하고 아내의 병은 내환[49] 이라고 한다 어떠하십니까? 오죽 초민[50] 친한 이에게는 초민이라고 하고 손아래에게는 민망하다고 하라 하시랴 싶습니다. 저는 하는 일에 골몰하며 지내느라 직접 찾아뵙지 못하여 마음만 보냅니다. 이 동안 차도는 있으신지 소식 전하여 주십시오. 총총하여 그칩니다. 즉일 아우 아무개 올림
답장
편집- 감사합니다.
긴 말씀 못드립니다. 그동안,
건강히 지내시니 기쁘오며 저는 친환[51]이 자신의 병은 신병이라 하고 아내의 병은 처병이라 하고 아이의 병은 아환이라 한다 심해졌다 낫기를 번갈아 걱정입니다. 사람을 불러 편지해 주시니 감사합니다. 심란하여 이만 줄입니다. 즉일 아우 아무개 드림
조문 편지
편집편지 봉투 쓰는 법 겉봉ㅤㅤ아무곳ㅤ아무데 위소 성례근봉 규식ㅤㅤ아무 상주 애좌전
아무개는 머리를 두드리며 두 번 절하며 슬퍼하오니 불의에 흉변[52]을 당하시어,
선부군께서[53] 만약 어머니면 선부인이라 할것 험한 이 세상을 버리시니 부음[54]을 듣고 놀라운 마음이 그지없어 업드려 생각하건데,
효도하는 마음이 지극하신데 사모하시고 부르짖음을 아무리 하여도 어찌 견디어 내시며 해와 달이 물과 같이 흘러가니,
초종장사[55]를 지내셨으니 애통해 한들 어찌하오며 망극한들 어찌하겠습니까? 그 마음을 살필 수 없으나,
기력은 어떠하십니까? 업드려 비오니 마음을 추스리시고 미음과 나물밥을 잡수시어 예제를 쫓으십시오.[56] 아무개는 정신없이 바쁜 일로 찾아뵙지 못하오나 근심하며 생각하는 마음만은 어쩌지 못합니다. 삼가 조의를 받들어 올리니,
헤아려 살펴주십시오. 년 월 일 아무개 올림
위로하는 편지
편집편지 봉투 쓰는 법 겉봉ㅤㅤ아무곳ㅤ아무데 근위장 근봉 규식ㅤㅤ아무 기복[57] 일년 동안 입는 옷 좌전
예의 생략하고 말씀드립니다. 귀댁의 불행으로,
중제[58]를 치르시었다 하니 놀랐습니다. 무슨 말씀을 드릴 수 있겠습니까. 초종장사는 어찌 치르시고,
상복을 입으신 형님의 몸이 상하는 것은 아닌지요? 우러러 생각하니 슬픈 마음을 어찌다 형용하여 말씀드리겠습니까. 저는 자잘한 걱정거리와 많고 많은 일들에 바삐지내어 위로의 편지도 즉시 못 드리려 죄송스럽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바라건데 깊이 위로하며 지내시어 이 정성을 저버리지 마십시오. 총총하여 제대로 예의도 갖추지 못합니다. 년 월 일 아무개 올림
- 아무개와 기복 좌전[59] 끝에 이렇게 쓰라
조문 편지의 답장
편집편지 봉투 쓰는 법 겉봉ㅤㅤ아무곳ㅤ아무 상인 답소상 계상근봉 규식ㅤㅤ아무 좌전
아무개는 머리를 조아려 두번 절하여 말씀드립니다. 아무개는 죄역[60]이 깊고 중하여 죽어 멸하지 아니하고 화가 뻗어 상사를 당하였으니 오장[61]이 끊겨 무너지는 듯 땅을 두드리고 하늘을 부르짖어도 견줄 곳 없습니다. 날과 달이 흐르지 않는 것 같아도 엄연히 초종과 장사를 지내니 벌이 중하고 죄가 깊어 세상에 살아 온전하기를 바라지 않고 있는 이날,
은혜를 입게 되니 궤연[62]을 공경하여 받들고 구차하게 눈으로 보고 숨쉬어 있으며 업드려,
존귀하신 자애로움을 배푸시어,
위로하시는 편지를 받고 슬퍼하시는 정성에 몸둘 바 없어 하며 삼가 조문 편지에 답장을 드립니다. 심신이 어지러워 격식을 다 갖추지 못합니다. 년 월 일 죄인 아무개 소상
아무 좌전
위로 편지의 답장
편집편지 봉투 쓰는 법 겉봉ㅤㅤ아무곳ㅤ아무 답장상 생례근봉 규식ㅤㅤ아무 좌전
아무개가 답장 드립니다. 집안의 운세가 불행하여 중제를 당하였으니 비통한 말씀을 어찌다 형용하여 편지로 적겠습니까. 업드려,
존귀하신 자애로움을 배푸시어,
위로하는 편지를 보내시니 슬퍼하시는 정성에 몸둘 바 없습니다. 날씨가 고르지 못한데,
건강히 잘 지내신다니 든든하오며 상복을 입고 있는 저는 다행히 다른 괴로움을 면하였으나,
마주 뵙고 말씀을 드리지 못하니 다만 먹먹한 마음만 더할 뿐입니다. 삼가 답장을 드려 사례하는 말씀 올립니다.
- 년 월 일 기복인 아무개 장상
아무 좌전
언간독 하편
편집신부 문안 편지
편집- 아버님께 올리는 편지[63]
문안 여쭙습니다.
건강히 지내시는 지 문안을 여쭙습니다. 말씀 드리지 않아도 살펴 주시리라 생각하여 이만 그칩니다. 내내 건강히 지내시기 만을 바랍니다.
- 년 월 초하루날 자부[64] 올림
- 시어머니께는 어머님이라 하고 사연은 위와 같이 쓴다.
답장
편집- 며느리에게 보내는 답장
첫 글씨를 보고 아름다운 용모를 대하는 듯 든든하고 반갑구나. 그 동안 잘 있다고 하니 기쁘다. 여기는 대체로 별 탈 없이 잘 있다. 총총하여 이만 그친다.
- 년 월 일 구
- 시어머니의 답장도 이와 같이 하고 년월 아래 식모라 한다.
시삼촌에게 하는 편지
편집- 둘째 아주버님께 드리는 편지
사연은 위와 같이 하라
- 년 월 초하루나 질부[65] 올림
답장
편집- 질부에게 답하는 편지
편지를 받아 보니 그 사이 부모님 잘 모시고 있다니 기쁘다. 여기는 별고 없이 지낸다. 어찌 때마다 편지를 할 수 있겠느냐. 안부는 서로 간에 자연히 알게 될 것이니 더러 예의는 생략하거라. 그러면 잘 있으리라 믿는다.
- 년 월 일 시중부 막내 삼촌이면 계부라고 한다.
- 작은어머님께 드리는 편지
사연은 위와 같이 하라.
답장
편집- 질부에게 답하는 편지
안부가 궁금하던 차에 편지를 받으니 어여쁜 얼굴을 마주 대하여 아름다운 말을 주고 받는 듯 탐탐히[67] 반갑기 그지없구나. 그 사이,
부모님 모시고 별 일 없는 것이 더욱 기쁘고 언제나 아리따운 용모를 만날 수 있을 지 오랫동안 이야기하며 지내네. 여기는 대체로 별 일 없이 지내시고 나도 몸 성히 있네. 할 말이 끝없으나 이만 줄이네. 년 월 일 숙모
시아주버니께 하는 편지
편집- 아주버님께 드리는 편지
문안 드립니다. 건강히 안녕 손아래 아주버니에게는 평안이라 한다 하신 지 문안을 알고저 바라오며 드릴 말씀
헤아려 알아 주실까 두려워 손아래에게는 두렵다는 말은 하지 않는다 이만 그치오며, 내내
건강히 안녕하시길 바랍니다.
- 년 월 일 아우 아무 성[68] 올림
답장
편집- 아주머니께 드리는 답장
뜻 밖으로 보내온 편지를 받고서,
부모님 모시고 몸 편히 평안하다 하시니 든든합니다. 여기는,
두분 건강히 강녕하신 일이 참으로 행운이며 대강 그치오니 늘 평안하시기를 바랍니다.
- 년 월 일 동생 아무 성 답장 올림
시누이에게 하는 편지
편집- 형님께 올립니다.
문안 드리오며 날씨 고르지 못한데,
건강히 안녕 손아래는 기운 평안 하시고 시부모님도 건강히 잘 지내시는 지요? 그리운 마음을 손아래에게는 그립다 하지 않고 생각하는 마음이라 쓰라 잠시도 놓지 못하오며 아기도 튼튼하게 자라는 지요? 여기는 두 부모님 건강히 늘 평안하시고 아이도 잘 있어 기쁩니다. 드릴 말씀 많으나 인편이 총총하여 이만 그치오니
건강히 평안하시길 바랍니다. 년 월 일 동생 아무 성
답장
편집- 아우님께 드리는 답장
별 생각 없이 사는 사이 보내온 편지를 보고 든든합니다. 그리하여,
건강히 평안하시고 두 부모님 건강히 잘 지내신다니 기쁩니다. 아이도 잘 있다 하니 너무 기특기특합니다. 여기는 대체로 한결 같이 지내고 어린 놈도 병치레 없습니다. 총총 이만 그칩니다.
- 년 월 일 동성 아무
- 형님께 올립니다.
도망치듯 온 이후 안부도 종종 듣지 못하여 참으로 아쉽습니다.
요 사이 날씨 고르지 못한데,
건강은 어떠시고 시부모님의 체절[70]은 더 나빠지지는 않았는지요? 그리운 마음을 언제나 떨치지 못하는 저는 안어르신께오서 병환으로 평안하시지 못하니 염려하고 답답한 말씀을 어찌다 하겠습니까. 드릴 말씀 첩첩하나 총총하여 이만 그칩니다. 내내,
건강히 평안하시길 바랍니다. 년 월 일 아우 아무 성
답장
편집- 아우님께 드리는 답장
그리 가신 뒤로 소식이 막히어 생각하는 마음만 절절하였는데 보내신 편지를 보고,
기운 평안하시다니 기쁩니다만,
어르신께서 편치 못하시다 하시니 염려가 끝이 없으며 여기는 두 시부모님 건강하시니 참으로 다행이라 여깁니다. 드릴 말씀 끝이 없으나 인편이 총총하여 이만 그칩니다. 년 월 일 동성 아무 성
새사돈에게 하는 편지
편집날씨가 날로 화창하온데,
건강히 평안하신시고,
바깥 사돈께서도 여전히 잘 지내시고 서방님도 별 일 없이 지내시는지요? 늘 간절히 생각합니다. 이곳은 아직 큰 일 없이 있습니다만 한낱 여식을 한미한 가문에서 가르치지 못하여 본데없이[71] 자란 것을 높으신 귀댁에 들여보내고 밤낮으로 무안한 마음만 있습니다. 그 미욱한 것이,
시아버지께 과히 걱정거리나 되는 것은 아닌 지, 친딸로 여기시고 매사를 다 가르치셔서 자잘한 허물을 용서하시기를 천만 바랍니다. 그 아이도 그리 어리석지 만은 아니할 것이오니 사리를 따져 인도하시면 어지간히 명을 어기지는 읺을 듯합니다. 서방님께서는 쫓기듯 가신 뒤로 다시 뵙지 못하여 아쉽기만 합니다. 안상한[72] 몸가짐과 잘생긴 용모와 젊잖은 행동이 나이 어린 서방님 같지 않으셔서 모든 사람들이 칭찬하고 축하하는 말을 마다하지 않으니 너무도 기뻤습니다. 말씀을 너무 길게 할 수 없으니 이만 그치오니,
건강히 평안하시기를 바랍니다. 년 월 일 사돈 아무개 올림
답장
편집- 답장 올립니다.
뜻밖에,
편지를 받아 반갑게 읽어보니 얼굴을 마주하듯 정답게 하시는 말씀을 먼저 보내주시니 감사합니다. 이 동안,
건강히 평안하시고 대체로 별일 없이 지내신다 하니 우리 마음도 기쁩니다. 이곳은 무고하게 지내오며 며느리도 잘 있습니다. 데리고 지내니 든든하던 중에 용모는 옥과 같고 매사에 지혜로우니 마음에 흡족하여 제 미욱한 자식의 배필이라 하기가 오히려 부끄럽습니다. 자식을 칭찬하신 말씀은 너무나 과하시니 칭찬할 것이 무엇 있겠습니까? 바쁜 와중에 다 못적습니다.
- 년 월 일 사돈 아무개 답장 드림
사위에게 하는 편지
편집- 편지 보냅니다.
달포 동안 소식이 없으니 늘 간절히 생각나며 날씨가 고르지 못한 데,
평안히 잘 지내시고,
사돈께서도 평안하신지 궁금합니다. 이곳은 오래도록 성하지[73] 못하여 괴롭습니다. 말씀 첩첩이 끝이 없겠으나 다 못하여 이만 그치니, 내내
건강히 태평하기를 믿습니다. 년 월 일 처모[74]
답장
편집- 장모님께 드리는 답장
그리워 하던 중,
보내주신 편지를 받고 참으로 든든하였습니다. 그 사이,
건강히 안녕하시고 대체로 큰 일 없이 지내신다니 내려주신 정을 깊이 느낍니다. 외생[75]은 부모님 모시고 무고하게 지내오니 참으로 다행입니다. 드릴 말씀,
헤아려 살펴 주시고 이만 말씀드리며, 내내
건강히 안녕하시기를 바랍니다. 년 월 일 외생 아무개 답장 올림
근봉
주해
편집
- ↑ 언간(諺簡)은 한글로 쓴 편지라는 뜻이다. 언간독은 한글 편지 독본이라는 의미이다.
- ↑ 납월(臘月)은 섣달 즉 12월을 뜻한다.
- ↑ 답교(踏橋): 정월대보름에 하던 다리 밟기 놀이.
- ↑ 관등(觀燈): 석탄일과 같은 불교 행사에 등을 다는 행사
- ↑ 외임(外任)은 관리가 되어 임지로 가게 된 일을 말한다.
- ↑ 객중(客中): 객지에 나가 있는 사람. 즉 여기선 아들
- ↑ 즉전(卽傳): 소식따위를 곧바로 알림
- ↑ 봉(封)은 겉봉을 봉하였다는 의미이다. 손아래에게는 봉이라 하고 손위에게는 근봉(謹封)이라 하였다. 이하 같다.
- ↑ 규식(規式)은 원래 법제와 규칙을 뜻하나 이 글에서는 편지에 적는 글의 형식을 뜻한다.
- ↑ "총총(悤悤)하다"는 일이나 상황이 바쁘다는 뜻이다. 여기서는 편지를 전하고자 기다리는 사람을 오래 붙잡아 둘 수 없다는 뜻으로 쓰였다. 아래의 편지에서 모두 같다.
- ↑ 본댁(本宅): 자기 집을 높여 부르는 말
- ↑ 회납(回納): 답장임을 뜻하는 말.
- ↑ 행차소(行次所): 웃어른이 떠나가 계신 곳
- ↑ 사백(舍伯):맏형을 겸양하여 부르는 말
- ↑ 사백(舍弟):아우가 자신을 낮추어 부르는 말
- ↑ 생질(甥姪):누이의 아들, 즉 외조카
- ↑ 달포: 한 달이 조금 넘는 기간
- ↑ 존당(尊堂): 원래는 남의 어머니를 높이는 말이나 여기서는 자신의 어머니를 가리킨다
- ↑ 자친(慈親): 남에게 자신의 어머니를 높여 부르는 말이나 여기서는 조카의 어머니 즉 자신의 여동생을 가리킨다
- ↑ 부옹(婦翁): 장인이 사위에게 스스로를 가리키는 말
- ↑ 처부(妻父): 아내의 아버지
- ↑ 연인지의(緣因之誼):인연을 맺는 도리, 여기서는 사돈지간이 됨을 말함
- ↑ 원문의 형체만중(兄體萬重)은 사돈을 형으로 높이고 건강을 비는 관용어
- ↑ 여식(女息):부모가 남에게 딸을 가리키는 말
- ↑ 불민(不敏)하다: 총명하지 못하다
- ↑ 이성지친(二姓之親): 두 성이 한 가족이 됨, 즉 결혼
- ↑ 승평세계(昇平世界):더할 나위 없이 태평한 세상
- ↑ 강구연월(康衢煙月):번화한 큰 거리에 저녁밥 짓는 연기가 달빛을 향해 피어오른다는 뜻으로, 태평한 세상을 말함
- ↑ 격앙가(擊壤歌): 논밭 두덩이를 두드리는 노래, 즉 풍년이 든 편안한 세월을 기리는 노래
- ↑ 신이화(辛夷花):목련꽃 봉우리
- ↑ 부귀영화(富貴榮華): 많은 재산을 놓고 호화롭게 생활함.
- ↑ 구구(區區)하다: 길고 구차하다
- ↑ 탁족(濯足): 찬물에 발을 담그고 더위를 식히는 피서법
- ↑ 도잠(陶潛): 중국 동진, 송나라 시대의 시인
- ↑ 격조(隔阻)하다:서로 오랫동안 소식이 끊기다.
- ↑ 송덕(頌德):덕을 기림.
- ↑ 세시(歲時): 새해의 첫 머리.
- ↑ 회포(懷抱): 마음에 품은 정
- ↑ 시하(侍下):부모님을 모시는 처지, 여기서는 부모님 생전에 급제를 한 경사를 가리킨다.
- ↑ 쳔은(天恩): 임금의 하늘 같은 은혜
- ↑ 팔결(八結): 엄청나게 차이가 남
- ↑ 관(貫): 백 냥
- ↑ 대금을 어음으로 발행하고자 한다는 뜻
- ↑ 환표(換標):제3자에게 돈으로 바꾸어 달라는 편지, 즉 어음
- ↑ 발기(件記): 물건의 목록
- ↑ 시탕(侍湯): 부모님께 약을 달여 봉양하는 일, 즉 병 수발
- ↑ 젼황(錢荒): 돈이 융통되지 않는 현상. 조선 시대에는 동전 발행량도 부족하였고 이를 축재의 수단으로 삼아 쌓아두기만 하는 경우도 많아 종종 전황이 발생하였다.
- ↑ 신질(身疾):몸에 생긴 병
- ↑ 내환(內患):아내의 병
- ↑ 초민(焦悶):속이 타들어 갈 정도로 걱정함.
- ↑ 친환(親患):부모님의 병환
- ↑ 흉변(凶變):사람이 죽는 것과 같은 나쁜 일
- ↑ 선부군(先府君):상대방의 돌아가신 아버지를 높이는 말
- ↑ 부음(訃音):사람이 사망한 일을 알리는 소식. 부고
- ↑ 초종장사(初終葬事):돌아가시는 곁을 지키는 임종에서 무덤에 관을 넣는 하관에 이르기까지 장례의 모든 절차
- ↑ 예제(禮制):예식을 정한 규범. 예제를 쫓으란 것은 마음이 상하여 과도하게 슬퍼하지 말라는 의미
- ↑ 기복(朞服):장례 후 1년 동안 입던 상복
- ↑ 중제(重制):부모가 아닌 일가 친척의 장례
- ↑ 기복 좌전(朞服座前):상복을 입으신 분에게.
- ↑ 죄역(罪逆):순리를 거스른 큰 죄. 여기서는 부모님이 돌아가신 것이 자신이 효도를 다하지 못한 탓이라는 뜻.
- ↑ 오장(五臟):몸 속의 다섯 장기, 즉 심장, 폐, 간, 비장, 신장.
- ↑ 궤연(几筵):죽은 사람의 관을 모시고 유품을 정리해 놓은 곳
- ↑ 조선 시대에는 사위가 처가로 가 혼례를 올리고 얼마간 지낸 뒤 신부와 함께 시댁으로 귀환하였다. 이 편지는 혼례를 치른 후 아직 시댁에 가지 않은 며느리가 먼저 편지로 인사하는 의례에 따른 것이다.
- ↑ 자부(子婦): 아들의 아내, 즉 며느리
- ↑ 질부(姪婦):조카 며느리
- ↑ 시삼촌의 아내, 즉 시숙모
- ↑ 탐탐히(耽耽-): 마음에 들어 매우 즐겁고 좋게
- ↑ 자신의 성을 쓰는 곳. 예를 들어 김 성 등
- ↑ 자매의 남편 사이 또는 형제의 아내 사이에 부르는 호칭. 여기서는 형제의 아내 사이를 상정하였다.
- ↑ 체절(體節): 웃어른의 건강 상태
- ↑ 본데없다: 보고 배운 것 없어 예의범절을 모른다.
- ↑ 안상하다(安詳--):차분하고 세심하다.
- ↑ 성하다: 병이나 탈이 없다.
- ↑ 처모(妻母): 아내의 어머니, 즉 장모.
- ↑ 외생(外甥):사위가 스스로를 가리키는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