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철 시집/좁은 하늘

나의 하눌에도
나의 이 좁은 하눌에도
새는 날아온다

웃처마와 아랫처마 사이의
발 남짓한 이 하눌에도
날진한몸 새는 날아온다

혹이 날아오다
이내 지나가노나
사라지는 그림자야
사라지는 그림자야
자최도없이 사라지는 그림자야
모든 사라지는 그림자는 헡될거나

새는 한가로이 지나가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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