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철 시집/이대로 가랴마는

설만들 이대로 가기야 하랴마는
이대로 간단들 못간다 하랴마는

바람도 없이 고이떨어지는 꽃닢같이
파란하늘에 사라저버리는 구름쪽같이

조그만 열로 지금 숫더리는 피가 멈추고
가는 숨길이 여기서 끝맺는다면-
아- 얇은빛 들어오는 영창아래서
참아 흐르지못하는 눈물이 온가슴에 젖어나리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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