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의 크기는 한개 궐련 기러기만하다고 그렇게보고,
처심(處心)은 숫제 성냥을 그어 궐련을 붙여서는
숫제 내게 자살을 권유하는도다.
내 마음은 과연 바지작 바지작 타들어가고 타는대로 작아가고,
한개 궐련 불이 손가락에 옮겨 붙으렬적에
과연 나는 내 마음의 공동(空洞)에 마지막 재가 떨어지는 부드러운 음향을 들었더니라.

처심(處心)은 재떨이를 버리듯이 대문 밖으로 나를 쫓고,
완전한 공허를 시험하듯이 한마디 노크를 내 옷깃에남기고
그리고 조인(調印)이 끝난듯이 빗장을 미끄러뜨리는 소리
여러번 굽은 골목이 담장이 좌우 못 보는 내 아픈 마음에 부딪혀
달은 밝은데
그 때부터 가까운 길을 일부러 멀리 걷는 버릇을 배웠 드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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