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천집/제5권/시○경술고

正月二十三日得滄江穀日見寄詩和之 편집

天涯濯足戱滄溟(천애탁족희창명)
幾樹梅花獨掩扃(기수매화독엄경)
回首辰韓悲點墨(회수진한비점묵)
揚帆南斗耀文星(양범남두요문성)
袖盈吳越才人剌(수영오월재인랄)
筆洗江淮戰地腥(필세강회전지성)
坐送春風西渡去(좌송춘풍서도거)
枕邊惟有涕雙零(침변유유체쌍령)

膏秣當年悔未忙(고말당년회미망)
望君去路只靑蒼(망군거로지청창)
十年別久忘顔髮(십년별구망안발)
萬里書來共室堂(만리서래공실당)
已矣應劉曾在鄴(이의응류증재업)
何時枚馬與游梁(하시매마여유량)
定知壽骨淸逾鍊(정지수골청유련)
揚子江光直上床(양자강광직상상)

筆筆狼山積翠痕(필필랑산적취흔)
史成何日更東轅(사성하일갱동원)
闡幽自許緣多愛(천유자허연다애)
尙直寧嫌近少恩(상직녕혐근소은)
好把沈金重洗面(호파침근중세면)
力追南董一還魂(력추남동일환혼)
此間便足千秋事(차간편족천추사)
灑墨淮雲當壽言(쇄묵회운당수언)

정월이십삼일득창강곡일견기시화지 편집


又和滄江寄季方之作 편집

我夢昨夜隨飛龍(아몽작야수비룡)
枕上栩然海溯江(침상허연해소강)
皷浪直入南通州(고낭직입남통주)
石尤颶母紛迎降(석우구모분영강)
翰墨林開人影頎(한묵림개인영기)
延津依舊蜿蜒雙(연진의구완연쌍)
鄕井東望不可思(향정동망불가사)
有似火宅千杵撞(유사화택천저당)
子幸高蹈能脫網(자행고도능탈망)
今此棲泊猶浮艭(금차서박유부쌍)
有書有眼天困子(유서유안천곤자)
靉靆兀兀晨褰窓(애체올올신건창)
宗文弄墨將繼杜(종문농묵장계두)
靈照挈籃能助龐(영조설람능조방)
卽此可以忘憂耳(즉차가이망우이)
何勞史筆替人扛(하로사필체인강)
不如棄置塵寰事(불여기치진환사)
力躡八仙窮遺跫(력섭팔선궁유공)
丹成勿許鷄犬嘗(단성물허계견상)
餘瀝貽我消膨肛(여력이아소팽항)
集君游淮以後作(집군유회이후작)
坐令東國歌新腔(좌령동국가신강)
間附拙詩爲驥蠅(간부졸시위기승)
不愧土壁施金缸(불괴토벽시금항)
覺來人事墮虛妄(각래인사타허망)
曉燈愁殺靑幢幢(효등수살청당당)

우화창강기계방지작 편집


挽朴祕丞周鉉 편집

鄕人共說地行仙(향인공설지행선)
獨自傷心望杞天(독자상심망기천)
夢斷春明抄舊錄(몽단춘명초구록)
山靑潁尾起閒田(산청영미기한전)
橫來難道非懷璧(횡래난도비회벽)
危授應嗟失著鞭(위수응차실저편)
灑淚滄桑驚小別(쇄루창상경소별)
燈前顔髮卄三年(등전안발입삼년)

만박비승주현 편집


絶命詩 편집

亂離溒到白頭年(난리료도백두년)
幾合損生却未然(기합연생각미연)
今日眞成無可奈(금일진성무가내)
輝輝風燭照蒼天(휘휘풍촉조창천)

妖氛掩翳帝星移(요분엄예제성이)
久闕沉沉晝漏遲(구궐침침주루지)
詔勅從今無復有(조칙종금무부유)
琳琅一綜淚千絲(임랑일지루천사)

鳥獸哀鳴海岳嚬(조수애명해악빈)
槿花世界己沉淪(근화세계이침륜)
秋鐙揜卷懷千古(추등엄권회천고)
難作人間識字人(난작인간식자인)

曾無支厦半椽功(증무지하반연공)
只是成仁不是忠(지시성인불시충)
止意僅能追尹穀(지경근능추윤곡)
當時愧不攝陣東(당시괴불섭진동)

절명시 편집

난리 속에 머리가 하얗게 되었구나
이 목숨 끊을까 하였지만 그러지도 못하였고
오늘에는 참으로 어쩔 수가 없구나
가물거리는 촛불이 창천을 비추도다.

요망한 기운에 가려 제성(황제) 사라지고
옛 궁궐은 가라앉아 글은 새고 느려터져
이제는 조칙을 받을 길 없으니
구슬같은 눈물이 주룩주룩 조칙에 얽히누나

새와 짐승마저 슬피울고, 강산도 들썩이니
무궁화 핀 강산 가라앉아 사라지고
가을 등불 아래 천고의 한 덮어두니
배운 사람 사람노릇 어렵구나

일찍이 나라 위해 반조각 공도 없었고
다만 인을 이뤘을 뿐, 충이라 할 수 없었으니
겨우 윤곡의 뜻을 따르를 뿐이요,
그때의 진동처럼 몰아부치지 못함이 부끄럽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