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헐벗은 나의 뮤―즈는
한번도 기야 싶은 날이 없어
사뭇 밤만을 왕자(王者)처럼 누려왔소

아무것도 없는 주제언만도
모든 것이 제 것인듯 버티는 멋이야
그냥 인드라의 영토(領土)를 날아도 다닌다오

고향은 어데라 물어도 말은 않지만
처음은 정녕 북해안(北海岸) 매운 바람속에 자라
대곤(大鯤)을 타고 다녔단 것이 일생(一生)의 자랑이죠

계집을 사랑커든 수염이 너무 주체스럽다도
취(醉)하면 행랑 뒷골목을 돌아서 다니며
복보다 크고 흰 귀를 자조 망토로 가리오

그러나 나와는 몇 천겁(千劫) 동안이나
바루 비취(翡翠)가 녹아나는 듯한 돌샘가에
향연(饗宴)이 벌어지면 부르는 노래란 목청이 외곬수요

밤도 지진하고 닭소래 들릴 때면
그만 그는 별 계단(階段)을 성큼성큼 올라가고
나는 촛불도 꺼져 백합(百合)꽃밭에 옷깃이 젖도록 잤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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