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세계 대백과사전/언어I·한국문학·논술/삼국-통일신라의 문학/상고시대 문학/상고시대의 문학〔개설〕

上古時代-文學〔槪說〕

아득한 옛날인 상고시대의 역사에 대해 자세한 답변을 해줄 수 있는 기록은 없다. 단지 중국의 역사서적이나 몇 안 되는 우리나라의 서적이 오랜 후대에 씌어져 상고시대의 생활풍습을 이야기해 줄 뿐이다.

이런 상황에서도 볼 수 있듯이 상고시대의 문학에 대해 알 수 있는 기록이나 작품도 극히 드물다. 단지 몇 개의 시가(詩歌)와 신화만이 후대에 알려지고 있는 것이다. 한반도를 중심으로 만주에 걸쳐 우리 선조들이 최초로 정착문화를 이룩한 것은 대략 기원전 2천년 내지 3천년경으로 추정되고 있다. 혈연적 씨족사회와 채집경제의 단계에 있었던 원시인들은 상호 교섭이 없는 폐쇄된 생활공간에서 공동체적인 생활을 영위하였다.

이와 같은 미분화된 생활단계에 있던 원시인에게 자연은 공포와 외경의 대상이었다. 애니미즘·토테미즘 등 원시사상의 출발점이 바로 자연숭배 사상인 것이다.

문학사에 있어서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서사양식과 서정양식이 문학의 양대(兩大) 장르로 다루어지고 있다. 서구문학사의 경우 일반적으로 서사양식이 서정양식에 선행하여 나타나 있다. 하지만 한민족(韓民族)의 상고시대에는 서사양식이 본격적으로 생성될 수 있는 국가적·역사적 배경이 이룩되지 못했다. 역사적 사건 속에서 영웅적으로 활동하는 주인공의 등장을 보지 못한 것이다.

한 시대를 웅대하게 살아간 영웅이라 하더라도 그들의 위치는 사회와 개인, 주체와 객체의 분리되지 않는 조화로 승화되지 못하고 대개는 위국충절·입신양명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렇게 서사양식이 발달하지 못한 상황 속에서 이에 대체되는 문학양식은 신화·전설·설화 등이 되었다. 신성관념(神性觀念)이 지배적인 신화시대에 있어서 민족 및 건국(建國)에 대한 신이함, 조상신 및 자연물상의 창시에 관한 신화와 역사적 인물의 업적이나 기념비적인 위업에 관한 전설, 그리고 흥미본위의 전설 등은 모두 훌륭한 문학이다.

이상과 같은 서사문학은 때로는 서정적인 가요를 삽입하기도 하였으며 혹은 구승(口承)도 되고 혹은 기록으로 정착되기도 하였다.

단군신화 또한 이러한 의미에서 살펴볼 수 있다. 고려 때 중 일연(一然)의 <삼국유사(三國遺事)>의 기록을 볼 때 단군의 어머니 웅녀는 곧 천왕 환웅(桓雄)의 연녀(戀女)로서 왕권세습제의 무군(巫君)인 단군을 낳았고, 범은 또 무사의 상징으로서 표상된 것이 아니라면 이는 당시 원시 단수림(壇樹林) 속에 곰과 범을 숭배하는 두 개의 부족이 병서생활을 하다가 원시 농업경제의 주권 쟁탈전에서 웅계(熊系)의 부족이 승리하여 호계(虎系)의 부족을 구축하였음을 의미한 것이라 생각된다.

그리하여 웅계에서 전제(專制)왕권이 세습되어 내려왔으므로 곰에 대한 설화와 전설은 이로써 끝나 버리고, 호계에 대해서는 다만 신화와 전설만을 남겼던 것이다.

서정양식은 서정시로 대표된다. 시가의 기원은 원시고대적 공동체 사회의 제의(祭儀)에서 발생하였고, 분화되어 악기를 연주하는 노래로 발전하고, 지금은 음악으로부터 유리된 가사만이 변천의 과정을 겪고 문자로 정착되어 있는 것이다. 공동체 사회의 노래는 집단적·민중적인 색채가 짙어서 집단의 공통감정에 영합되는 것이었다.

개인의 감정 표현이 배제된 고대 가요는 차츰 개인의식의 발달에 따라 개인의 주정(主情)을 읊는 서정시로 변천하게 된다. 그러나 이 때에는 독립시가(獨立詩歌)로 발전되는 것이 아니라 다른 문학 장르, 즉 광의(廣義)의 설화문학과 결부된다. 즉 설화적인 배경을 가진다.

고조선의 <공후인>도 바로 설화문학과 결부된 시가이다. <공후인>은 한시체의 시가로 전해지고 있는데 노래가 성립되기까지의 설화가 노래와 함께 전해져 내려오는 것이다. 고구려 유리왕이 지었다는 <황조가>도 기원전 1세기경의 서정시로 설화를 배경으로 한 뛰어난 작품이다.

서정시는 그 초기 형태에 있어서 음악적 반주에 수반하였을 뿐 아니라 감정 내용을 율동적으로 표현한 것이기 때문에 음률형태를 취하였다. 고대 서정시는 대체로 사언고시체(四言古詩體)의 한시(漢詩)로 전해지고 있으며, 이후 향가의 형성에도 많은 영향 관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