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세계 대백과사전/생물II·식물·관찰/식물의 생리와 발생/종자식물의 수정과 발생/열매의 형성(결실)
씨방과 열매의 관계
편집속씨식물에서는 씨의 근원인 밑씨가 씨방에 싸여 있으므로 씨가 발달하는 것과 동시에 씨방도 그만큼 부풀어오르지 않으면 안 된다. 만약 그렇지 않다면 씨방은 터져버리고 씨는 자연히 보호받을 수 없게 될 것이다. 이와 같이, 암배우체를 내부에서 성숙시키기 위하여 일단 완성된 씨방이 다시 생장을 시작하여 비대해진 것을 '열매'라고 한다. 그러나 모든 식물에서 씨방만이 비대해지는 것은 아니다. 일반적으로, 우리는 살구·사과·바나나·포도·딸기 등을 통상적으로 열매라고 하지만, 식물학적으로 보면 열매의 뜻이 매우 광범위하여, 그 속에 오이·가지 등의 다른 많은 종류를 내포하는 의미로 사용된다.
열매 형성(결실)의 방법
편집오이나 토마토는 품종에 따라서 수분(가루받이)하지 않아도 열매가 생긴다는 사실이 이미 19세기 말쯤부터 알려져 있었다. 그러나 대부분의 식물들은 수분하지 않으면 씨방이 비대해지지 않고 차차 시들어 떨어지고 만다. 따라서, 열매의 형성에는 수분이 큰 계기가 되는 것으로 생각된다.
이것은 수분에 의해 꽃가루의 식물 호르몬이 암술에 전해졌기 때문이다. 이러한 사실은 다음과 같은 실험으로 알 수 있다. 즉, 꽃가루를 암술에 주지 않아도 꽃가루에서 뽑은 액체를 암술머리에 묻혀 주면 씨방이 비대해지는 경우가 있는데, 이때의 액체 속에는 식물 호르몬인 옥신이 들어 있다는 것이 옥신 존재 실험인 아베나 테스트로 밝혀졌다. 한편, 이 액체 대신에 옥신의 용액을 암술에 묻혀도 마찬가지로 씨방이 비대해지는 사실은 이와 같은 사실을 증명해 주는 것이다.
그러나 이 때, 꽃가루 속에 있는 옥신량과 수분 후에 암술 안에 있는 옥신량을 비교해 보면 대체로 뒤의 경우에 훨씬 많다. 즉, 이것은 꽃가루에서 제공받는 옥신 외에 나머지 양이 암술 속에서 만들어진다는 것을 알려주는 것으로, 이에 대해서는 아직 충분히 연구되어 있지 않다. 그러나 한 가지 해석으로는 꽃가루에서 주어지는 무엇인가의 자극에 의하여 암술 속에서 옥신을 합성하는 효쇼가 형성되거나, 또는 그 활동이 활성화되는 것으로 생각된다. 아마도 수분이 열매 형성에 필요한 이유는 이와 같은 이유 때문일 것이다.
한편, 수분 없이 열매를 형성하기도 하는데 이러한 현상을 좁은 의미의 '단위 결과'라고 한다. 그러나 넓은 의미로는 씨를 만들지 않고 열매만 형성하는 경우를 말한다. 이 경우는 열매를 형성하는 방법에 있어서 자동적인 반면, 수분을 필요로 하는 경우는 타동적이라고 말할 수 있다. 또한, 단위 결과는 다시 자연 단위 결과, 인위 단위 결과로 분류되기도 하는데, 이 중 자연 단위 결과를 하는 것은 감굴류·감·포도·바나나 등의 몇 종류가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에는 인공적으로 단위 결과가 이루어진다. 예를 들어, 씨 없는 포도로 유명한 델라웨어 품종은 지베렐린으로 적절히 처리되지 않으면 단위 결과를 하지 않는다.
같은 식물 중 단위 결과를 하는 품종과 수분이 필요한 품종의 수분되지 않은 암술 속의 옥신량을 비교하면, 앞의 경우가 훨씬 많은 것을 알 수 있다. 사실은, 단위 결과를 하는 품종은 수분을 하지 않아도 스스로 필요한 옥신을 만들어 씨방을 생장시킬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것이다.
이 밖에, 씨방의 생장과 옥신량과의 관계에 대한 또 하나의 열쇠가 있다. 즉, 가까운 품종 사이에 잡종을 만들면 꽃가루관이 밑씨 가까이까지 자라기는 하지만, 수정을 하지 못하므로 씨가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가 있는데, 이 때 대부분의 씨방은 발육하지 않는다. 이와 같이 수분으로 자극이 주어졌음에도 불구하고 열매가 형성되지 않는 것은 난세포에서 배(胚)로 생장하는 일이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결과적으로 열매의 초기 형성은 수분에 의한 씨방 안의 옥신량 증가에 의해 이루어지며, 그 후의 생장은 씨가 발달하면서 생성된 옥신에 의하여 이루어지게 되는 것이라고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