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이 오면/채련곡

(一)
이호(裏湖)로 일엽주방(一葉晝舫) 소리 없이 저어드니
연(蓮) 잎새 뱃바닥을 간지리듯 쓰다듬네
사르르 풍기는 향기(香氣)에 잠이 들듯하구나.

『백낙천(白樂天)이 쌓은 백제(白堤)로터 서북(西北)으로 보초탑(保塔) 아래까지가 이호(裏湖)니 백련(白蓮) 인련(仁蓮)이 뒤덮인 것이 온통 연포(蓮浦)다.』

(二)
콧노래 부르면서 연근(蓮根) 캐는 저 고랑(姑娘)
걷어 붙인 팔뚝 보소 백어(白魚) 같이 노니누나
연(蓮)밥 한톨 던졌더니 고개 갸웃 웃더라

姑娘(꾸냥)은 처자(處子).』

(三)
누에가 뽕잎 썰듯 세우성(細雨聲) 잦아진듯
연(蓮)봉오리 푸시시 기지개 켜는 소릴러라
연붉은 꽃입술 담쑥 안고 입맞춘들 어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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