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 깊은 밤
바람이 뒤설레며
문풍지가 운다.
방 텅 비인 방 안에는
등잔불의 기름 조는 소리뿐……

쥐가 천장을 모조리 써는데
어둠은 아직도 창 밖을 지키고,
내 마음은 무거운 근심에 짓눌려
깊이 모를 연못 속에서 자맥질한다.

아아, 기나긴 겨울 밤에
가늘게 떨며 흐느끼는
고달픈 영혼의 울음 소리……
별 없는 하늘 밑에 들어 줄 사람 없구나!

1923년 겨울, <검은돌> 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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