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의례준칙 공포에 즈음한 담화문

가정의례준칙 공포에 즈음한 담화문
제6대 대통령 박정희
가정의례준칙 공포에 대한 담화문 1969년 3월 5일 수요일


― 「가정의례준칙」 공포에 즈음하여 ―

친애하는 국민여러분!

오늘 「가정의례준칙」을 공포함에 즈음해서 나는 국민여러분이 이 준칙의 내용과 정신을 옳게 이해하고 자발적으로 실천하여 하루속히 널리 보급되어 번잡한 옛의례에 따르는 고루(固陋)와 낭비가 빨리 시정되기를 바라마지 않는 바입니다.

무릇 의례란 한편으로는 조상이래의 전통을 무시할 수 없는 것이지만, 또 한편으로는 생활의 역사적 사회적 변화에 따라 수정되어 발전하지 않는한 우리 사회생활은 불편과 번거로움을 면치 못할 것입니다.

전통이나 전래의 방법이란, 마땅히 길이 보전되고 전승되어야 할 문화적 유산이기도 하나, 그것은 그 정신이 중요한 것이지 결코 형식적인 절차가 중요한 것은 아닙 니다.

실제로 우리의 관혼상제만 하더라도 이를 존중하는 그 정신이 귀중한 것이지 음복(飮福)이나 다과(茶菓)가 많고 적고하는 절차나 형식이 중요한 것은 아닙니다.

지금 우리는 모든 국민이 한 덩어리가 되어 조국근대화작업에 총력을 기울이고있읍니다.

그러나 먼저 생활의 합리화, 근대화가 이룩되지 않는한 이 과업수행은 어려운 것입니다.

이러한 시대적요청에 따라서 우리는 그 동안 많은 국민들과 더불어 「가정의례준칙」의 제정과 그 실천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껴왔던 것입니다.

이번 제정된 이 준칙은 이 여망에 따라 사계의 권위있는 인사들이 한데 모여 오랜 시일을 두고 심혈을 기울여 심의 검토한 끝에 마련된 것이며, 국민 여러분이 이 준칙에 대해 각별한 이해와 협조만 해 주신다면 좋은 준칙으로 생활화 될 것을 나는 확신하는 바입니다.

정녕 우리는 옛부터 「동방예의지국」이라는 이름아래 일상생활에서 조차 남의 이목과 체면을 두려워한 나머지, 오랫동안 허례허식에 얽매어 왔읍니다.

그러나 이제는 예의의 정신과 형식이 부합되는 생활의 근대화를 국민각자가 과감하게 실천에 옮겨야 할 때가 왔읍니다.

특히 국민의 지도층에 있는 여러분이 솔선수범하여 이 준칙이 철저하게 실천될 수 있도록 힘써주시기 바라며 또 언론・사회・교육기관에서도 이 준칙의 보급과 계몽에 앞장서 협조하여 주시기를 간절히 부탁드리는 바입니다.

끝으로 국민여러분의 새로운 이해와 적극적인 실천으로서 하루바삐 이 준칙이 우리의 새로운 의례로 생활화 되기를 간절히 바라 마지 않습니다.


1969년 3월 5일

대통령 박정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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