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시사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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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민법상 조합과 비법인사단의 구별 기준 및 비법인사단으로서의 실체를 인정하기 위한 요건

[2] 민사소송법 제48조의 규정 취지

[3] 부도난 회사의 채권자들이 조직한 채권단이 비법인사단으로서의 실체를 갖추지 못했다는 이유로 그 당사자능력을 부인한 사례

【판결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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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민법상의 조합과 법인격은 없으나 사단성이 인정되는 비법인사단을 구별함에 있어서는 일반적으로 그 단체성의 강약을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하는바, 조합은 2인 이상이 상호간에 금전 기타 재산 또는 노무를 출자하여 공동사업을 경영할 것을 약정하는 계약관계에 의하여 성립하므로 어느 정도 단체성에서 오는 제약을 받게 되는 것이지만 구성원의 개인성이 강하게 드러나는 인적 결합체인 데 비하여 비법인사단은 구성원의 개인성과는 별개로 권리·의무의 주체가 될 수 있는 독자적 존재로서의 단체적 조직을 가지는 특성이 있다 하겠는데, 어떤 단체가 고유의 목적을 가지고 사단적 성격을 가지는 규약을 만들어 이에 근거하여 의사결정기관 및 집행기관인 대표자를 두는 등의 조직을 갖추고 있고, 기관의 의결이나 업무집행방법이 다수결의 원칙에 의하여 행하여지며, 구성원의 가입, 탈퇴 등으로 인한 변경에 관계없이 단체 그 자체가 존속되고, 그 조직에 의하여 대표의 방법, 총회나 이사회 등의 운영, 자본의 구성, 재산의 관리 기타 단체로서의 주요사항이 확정되어 있는 경우에는 비법인사단으로서의 실체를 가진다고 할 것이다.

[2] 민사소송법 제48조가 비법인의 당사자능력을 인정하는 것은 법인이 아닌 사단이나 재단이라도 사단 또는 재단으로서의 실체를 갖추고 대표자 또는 관리인을 통하여 사회적 활동이나 거래를 하는 경우에는, 그로 인하여 발생하는 분쟁은 그 단체의 이름으로 당사자가 되어 소송을 통하여 해결하게 하고자 함에 있다 할 것이므로 여기서 말하는 사단이라 함은 일정한 목적을 위하여 조직된 다수인의 결합체로서 대외적으로 사단을 대표할 기관에 관한 정함이 있는 단체를 말한다.

[3] 부도난 회사의 채권자들이 조직한 채권단이 비법인사단으로서의 실체를 갖추지 못했다는 이유로 그 당사자능력을 부인한 사례.

【참조조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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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민법 제31조 , 제703조 /

[2] 민법 제31조 , 민사소송법 제48조 /

[3] 민법 제31조 , 민사소송법 제48조

【참조판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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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대법원 1992. 7. 10. 선고 92다2431 판결(공1992, 2360) /

[2] 대법원 1991. 11. 26. 선고 91다30675 판결(공1992, 293), 대법원 1997. 12. 9. 선고 97다18547 판결(공1998상, 215)

【따름판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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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08.05.29. 선고, 2007다63683 판결 [미간행] , 대법원 2009.01.30. 선고, 2006다60908 판결 [공2009상,219]

【전 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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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고,상고인】 주식회사 하이센코리아의 채권단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미래 담당변호사 박장우 외 2인)

【피고,피상고인】 안창준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소망 담당변호사 김성룡)

【원심판결】 서울고법 1998. 12. 24. 선고 98나6666 판결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원고 대표자 한장조의 부담으로 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민법상의 조합과 법인격은 없으나 사단성이 인정되는 비법인사단을 구별함에 있어서는 일반적으로 그 단체성의 강약을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하는바, 조합은 2인 이상이 상호간에 금전 기타 재산 또는 노무를 출자하여 공동사업을 경영할 것을 약정하는 계약관계에 의하여 성립하므로(민법 제703조) 어느 정도 단체성에서 오는 제약을 받게 되는 것이지만 구성원의 개인성이 강하게 드러나는 인적 결합체인 데 비하여 비법인사단은 구성원의 개인성과는 별개로 권리·의무의 주체가 될 수 있는 독자적 존재로서의 단체적 조직을 가지는 특성이 있다 하겠는데, 어떤 단체가 고유의 목적을 가지고 사단적 성격을 가지는 규약을 만들어 이에 근거하여 의사결정기관 및 집행기관인 대표자를 두는 등의 조직을 갖추고 있고, 기관의 의결이나 업무집행방법이 다수결의 원칙에 의하여 행하여지며, 구성원의 가입, 탈퇴 등으로 인한 변경에 관계없이 단체 그 자체가 존속되고, 그 조직에 의하여 대표의 방법, 총회나 이사회 등의 운영, 자본의 구성, 재산의 관리 기타 단체로서의 주요사항이 확정되어 있는 경우에는 비법인사단으로서의 실체를 가진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1992. 7. 10. 선고 92다2431 판결 참조). 또한, 민사소송법 제48조가 비법인의 당사자능력을 인정하는 것은 법인이 아닌 사단이나 재단이라도 사단 또는 재단으로서의 실체를 갖추고 대표자 또는 관리인을 통하여 사회적 활동이나 거래를 하는 경우에는, 그로 인하여 발생하는 분쟁은 그 단체의 이름으로 당사자가 되어 소송을 통하여 해결하게 하고자 함에 있다 할 것이므로 여기서 말하는 사단이라 함은 일정한 목적을 위하여 조직된 다수인의 결합체로서 대외적으로 사단을 대표할 기관에 관한 정함이 있는 단체를 말한다고 할 것이고(대법원 1991. 11. 26. 선고 91다30675 판결 참조), 종중 또는 문중과 같이 특별한 조직행위 없이도 자연적으로 성립하는 예외적인 사단이 아닌 한, 비법인사단이 성립하려면 사단으로서의 실체를 갖추는 조직행위가 있어야 하는바, 만일 어떤 단체가 외형상 목적, 명칭, 사무소 및 대표자를 정하고 있다고 할지라도 사단의 실체를 인정할 만한 조직, 그 재정적 기초, 총회의 운영, 재산의 관리 기타 단체로서의 활동에 관한 입증이 없는 이상 이를 법인이 아닌 사단으로 볼 수 없는 것이다(대법원 1997. 9. 12. 선고 97다20908 판결 참조). 그리고, 사단으로서의 실체를 갖추는 조직행위가 사단을 조직하여 그 구성원으로 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구성원들의 의사의 합치에 기한 것이어야 함은 앞서 본 사단의 특성에 비추어 당연하다고 할 것이다.

2.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그 내세운 증거들에 의하여 다음과 같은 사실을 확정하였다.

(1) 의류제조업체인 소외 주식회사 하이센코리아(이하 소외 회사라 한다)가 1991. 1. 4. 부도를 내자, 소외 회사의 채권자 137명은 정관이나 규약을 작성하지는 아니한 채 다만 소외 홍천의, 유부근, 김병수 등 10인을 대표자로 선임하여 '주식회사 하이센코리아의 채권단'(이하 원래의 채권단이라 한다)을 구성하고 위 대표자들에게 채권회수를 위한 일체의 권한을 위임하였다.

(2) 위 대표자들은 1991. 1. 31. 소외 회사의 대표이사인 소외 박병우와 사이에 채권자 137명에 대한 채무변제에 갈음하여 소외 회사 소유의 기계설비, 임대차보증금반환채권, 상표권, 영업권 등 일체의 재산을 원래의 채권단이 양수하는 대신 원래의 채권단은 소외 회사에 대한 일체의 채권을 포기하기로 약정하였다.

(3) 그 후 위 대표자들은 원래의 채권단이 양수한 소외 회사의 재산을 처분하여 채권을 회수하고자 원매자를 물색하던 중, 원래의 채권단의 일원으로서 고액 채권자이던 피고, 제1심 공동피고 박정자, 소외 주식회사 에스더의 대표이사이던 제1심 공동피고 윤경애, 소외 주식회사 코마코 등 4인이 이를 공동으로 인수할 의사를 표시하였다. 이에 위 대표자들은 1991. 2. 8. 피고, 박정자, 에스더 및 코마코를 대신한 제1심 공동피고 변명섭(이하 '피고 등 4인'이라 한다)과 사이에, 동인들이 소외 회사의 재산을 대금 1,328,267,000원에 매수하되 그 대금은 1991. 5. 20.부터 1992. 2. 20.까지 10회에 걸쳐 매월 20일에 분할지급하고, 그 지급을 담보하기 위하여 피고 등 4인의 공동 명의로 약속어음을 발행ㆍ교부하며, 금 500,000,000원에 상당한 근저당권을 설정하여 주기로 하는 내용의 매매계약을 체결하였다(위 매매계약의 체결로 원래의 채권단에 속하는 채권자들은 133명이 되었다). (4) 위 매매계약에 따라 피고 등 4인은 1991. 2. 12. 위 대표자들 중 홍천의, 유부근, 김병수를 수취인으로, 위 각 분할 지급일을 지급기일로 하는 합계 금 1,331,927,000원 상당의 약속어음 23장을 발행ㆍ교부하고 약속어음공정증서를 작성하는 한편, 1991. 2. 23. 피고 소유의 서울 논현동 소재 토지 및 건물에 관하여 채권최고액을 금 500,000,000원, 근저당권자를 소외 임성근으로 한 근저당권을 설정하였으며, 그 후 위 대표자들과 피고 등 4인은 위 매매대금을 금 1,205,763,300원으로 감액하기로 합의하였다.

(5) 그런데, 피고 등 4인이 위 약속어음의 첫 지급기일인 1991. 5. 20.에 약속어음금을 지급하지 아니하자 위 대표자들 일부가 피고를 찾아가 항의하게 되었는바, 그 과정에서 1991. 5. 23. 피고와 홍천의, 유부근, 김병수 사이에 '채무면제증서'라는 제목의 문서(을 제1호증)가 작성되었고, 그 후 소외 회사 명의로 원래의 채권단의 채권자들에게 직접 송금하는 방식에 의하여 1991. 5. 24. 및 같은 해 6. 25. 위 매매대금 중 금 244,863,500원이 지급되었다.

(6) 그 후 피고 등 4인은 1991. 9. 4. 위 대표자들에게 소외 회사의 재산이 당초 평가액에 많이 미달되며 상표권은 위 매매계약 이전에 이미 소외 제일모직 주식회사가 가압류하였음에도 이를 사전에 고지하지 않았다는 등의 이유로 위 매매계약을 취소한다는 내용의 통고서를 보내는 등 이의를 제기하였고, 특히 피고는 위 '채무면제증서'에 의하여 어음금 지급채무뿐만 아니라 원인관계인 위 매매계약에 따른 매매대금 지급채무까지 면제되었다고 다투면서 나머지 매매대금 960,899,800원을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7) 이에 위 대표자들 중 홍천의, 유부근, 김병수 3인은 서울민사지방법원 92가합9703호로써 피고를 상대로 위 매매대금 중 일부의 지급을 구하는 소송을 제기하였으나, 1994. 7. 7. 위 매매계약에 있어서 매도인은 원래의 채권단이므로 위 대표자들 중 일부가 각자 위 매매대금의 지급을 구할 수 없다는 이유로 청구기각 판결이 선고되고 같은 해 8. 20. 위 판결이 확정되었으며, 또한 위 대표자들 중 소외 박영운을 제외한 9인이 서울지방법원 96가합5532호로써 피고 등 4인을 상대로 나머지 매매대금의 지급을 구하는 소송을 제기하였으나, 1996. 11. 12. 원래의 채권단과 같이 민법상 조합의 업무집행조합원이 수인인 경우 업무집행조합원 전원이 소송수행권을 행사하여야 함에도 위 박영운을 제외한 나머지 대표자들만이 제기한 위 소송은 부적법하다는 이유로 소각하 판결이 선고되고 그 무렵 위 판결도 확정되었다.

(8) 그 후 위 대표자들 중 1인인 김병수는 1997. 1. 24. 매일경제신문에 소외 회사 채권단 소집공고를 게재하고, 같은 해 3. 8. 자신의 사무실에서 소외 회사의 채권자들 133명 중 자신과 한장조, 최증수 3인이 참석하고 소외 이규경 등 66인이 자신에게 의결권을 위임한 가운데 개최된 총회에서, 전원의 찬성으로 원고 채권단의 정관이 채택되고, 원고 채권단의 회장으로 한장조, 부회장으로 최증수, 감사로 김병수가 각기 선임되었다. 한편, 원고 채권단의 정관에 의하면, 원고 채권단은 피고 등 4인을 상대로 위 매매대금을 청구하는 데 그 존립목적을 두며(제2조), 존립목적을 달성할 때까지 존립하고(제3조), 구성원은 소외 회사에 대하여 1991. 1. 10. 현재 채권을 가지고 있던 137인으로 하며(제5조), 임원으로 회장 1인, 부회장 1인, 감사 1인을 두되 총회에서 선출하고 그 임기는 존립목적 달성시까지로 하며(제6조, 제7조, 제9조), 회장은 필요하다고 인정할 때 총회를 소집할 수 있는데 회원 3분의 1 이상의 소집요구가 있으면 반드시 총회를 소집하여야 하고(제10조), 출석인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의결하도록(제12조) 규정되어 있다. 3. 위와 같은 사실관계 및 기록에 의하면, 원래의 채권단은 소외 회사의 채권자 133인이 채권을 회수할 목적으로 구성한 단체로서, 대표자 10인을 선임하여 채권 회수를 위한 일체의 권한을 위임하였을 뿐, 정관 또는 규약을 제정하거나 사단으로서의 실체를 갖추기 위한 일체의 조직행위가 없었고, 사단으로서의 실체를 인정할 만한 조직, 그 재정적 기초, 총회의 운영, 재산의 관리 기타 단체로서의 활동에 관한 입증도 없으므로, 이를 비법인사단으로 볼 수 없고, 한편 원고 채권단은 원래의 채권단이 피고 등 4인을 상대로 위 매매잔대금의 지급을 구하는 소송을 제기하는 데 따르는 당사자능력 문제의 어려움을 해결할 의도에서 그 구성원을 원래의 채권단과 같이하여 사단을 성립시킬 목적으로 급조된 것임을 알 수 있다. 그런데, 원래의 채권단의 대표자들 중 1인인 김병수는 소외 회사에 대한 채권자 133인을 원고 채권단의 구성원으로 내세우면서도 채권자 133인 전원에게 개별적인 통지를 하지 아니한 채 일간신문에 소외 회사 채권단 소집공고를 1회 게재하는 방식만으로 총회를 소집하였을 뿐만 아니라, 김병수 등 3인은 자신들만 참석하고 66인이 의결권을 위임한 가운데 개최된 총회에서 위와 같은 정관을 채택하고 회장 등 임원을 선임하였는바, 이러한 원고 채권단의 조직행위는, 구성원의 개인성과는 별개로 권리·의무의 주체가 될 수 있는 독자적 존재로서의 사단을 성립시켜 그 구성원으로 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채권자 133인의 의사 합치에 기한 것이라고 볼 수 없으므로, 이로써 이들 전원을 구성원으로 내세우는 원고 채권단이 원래의 채권단과는 달리 비법인사단으로서의 실체를 갖추게 되는 것이라고 할 수 없고, 따라서 원래의 채권단과 원고 채권단의 동일성 여부를 따져 볼 필요도 없이 원고 채권단의 당사자능력은 이를 인정할 수 없다고 할 것이다.

원심이 이와 같은 판단을 전제로 하여 원고의 당사자능력을 부정하고 이 사건 소를 각하한 조치는 그 판단의 설시 부분에 있어 적절하지 못하거나 미흡한 점이 있으나 결국 옳다고 여겨지고, 거기에 상고이유로 주장하는 바와 같은 민법상 조합과 비법인사단의 구별에 관한 법리오해, 기판력에 관한 법리오해, 비법인사단의 성립절차에 관한 법리오해나 심리미진 등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으며, 상고이유의 주장이 지적하는 대법원 판결들은 이 사건과는 사안을 달리한 것이어서 여기에서 원용하기에 적절한 것이 아니다. 그리고, 나머지 상고이유의 주장은 원고 채권단이 비법인사단임을 전제로 하여 원심의 가정적 판단을 비난하는 것에 불과하다.

4.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인 원고의 대표자로 표시된 한장조의 부담으로 하기로 관여 법관들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조무제(재판장) 정귀호 김형선(주심) 이용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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