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8두2768
도시계획결정취소 [대법원 2000. 3. 23., 선고, 98두2768, 판결] 【판시사항】 [1] 행정소송에서의 주장·입증책임 [2] 법원의 석명권 행사의 내용 및 그 한계 [3] 행정계획의 의미 및 행정주체의 행정계획결정에 관한 재량의 범위 [4] 도시계획안의 공고 및 공람절차에 하자가 있는 도시계획결정의 적부(위법)
【판결요지】 [1] 행정소송에 있어서 특단의 사정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면 당해 행정처분의 적법성에 관하여는 당해 처분청이 이를 주장·입증하여야 할 것이나 행정소송에 있어서 직권주의가 가미되어 있다고 하여도 여전히 변론주의를 기본 구조로 하는 이상 행정처분의 위법을 들어 그 취소를 청구함에 있어서는 직권조사사항을 제외하고는 그 취소를 구하는 자가 위법사유에 해당하는 구체적인 사실을 먼저 주장하여야 한다. [2] 법원의 석명권 행사는 사안을 해명하기 위하여 당사자에게 그 주장의 모순된 점이나 불완전·불명료한 부분을 지적하여 이를 정정·보충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또 그 계쟁사실에 대한 증거의 제출을 촉구하는 것을 그 내용으로 하는 것이며, 당사자가 주장하지도 않은 법률효과에 관한 요건사실이나 공격방어방법을 시사하여 그 제출을 권유하는 행위는 변론주의의 원칙에 위배되고 석명권 행사의 한계를 일탈한 것이다. [3] 행정계획이라 함은 행정에 관한 전문적·기술적 판단을 기초로 하여 도시의 건설·정비·개량 등과 같은 특정한 행정목표를 달성하기 위하여 서로 관련되는 행정수단을 종합·조정함으로써 장래의 일정한 시점에 있어서 일정한 질서를 실현하기 위한 활동기준으로 설정된 것으로서, 도시계획법 등 관계 법령에는 추상적인 행정목표와 절차만이 규정되어 있을 뿐 행정계획의 내용에 대하여는 별다른 규정을 두고 있지 아니하므로 행정주체는 구체적인 행정계획을 입안·결정함에 있어서 비교적 광범위한 형성의 자유를 가지는 한편, 행정주체가 가지는 이와 같은 형성의 자유는 무제한적인 것이 아니라 그 행정계획에 관련되는 자들의 이익을 공익과 사익 사이에서는 물론이고 공익 상호간과 사익 상호간에도 정당하게 비교교량하여야 한다는 제한이 있는 것이고, 따라서 행정주체가 행정계획을 입안·결정함에 있어서 이익형량을 전혀 행하지 아니하거나 이익형량의 고려 대상에 마땅히 포함시켜야 할 사항을 누락한 경우 또는 이익형량을 하였으나 정당성·객관성이 결여된 경우에는 그 행정계획결정은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으로서 위법하게 된다. [4] 도시계획법 제16조의2 제2항과 같은법시행령 제14조의2 제6항 내지 제8항의 규정을 종합하여 보면 도시계획의 입안에 있어 해당 도시계획안의 내용을 공고 및 공람하게 한 것은 다수 이해관계자의 이익을 합리적으로 조정하여 국민의 권리자유에 대한 부당한 침해를 방지하고 행정의 민주화와 신뢰를 확보하기 위하여 국민의 의사를 그 과정에 반영시키는데 있는 것이므로 이러한 공고 및 공람 절차에 하자가 있는 도시계획결정은 위법하다.
【참조조문】
[1]
행정소송법 제26조[입증책임]
[2]
행정소송법 제8조 제2항 ,
민사소송법 제126조
[3]
도시계획법 제2조 제1항 제1호 ,
제10조의2 ,
제11조 ,
제12조 ,
행정소송법 제27조 ,
헌법 제37조 제2항
[4]
도시계획법 제16조의2 제2항 ,
도시계획법시행령 제14조의2 제6항 ,
제7항 ,
제8항 ,
행정소송법 제1조[행정처분일반]
【참조판례】
[1]
대법원 1981. 6. 23. 선고 80누510 판결(공1981, 14104),
대법원 1994. 11. 25. 선고 94누9047 판결(공1995상, 131),
대법원 1995. 4. 11. 선고 94누8020 판결(공1995상, 1893),
대법원 1995. 7. 28. 선고 94누12807 판결(공1995하, 3013) /[2]
대법원 1990. 4. 27. 선고 89다카7563 판결(공1990, 1155),
대법원 1991. 4. 23. 선고 90누5047 판결(공1991, 1529),
대법원 1997. 4. 25. 선고 96다40677, 40684 판결(공1997상, 1570),
대법원 1997. 12. 26. 선고 97다39742 판결(공1998상, 495),
대법원 1998. 4. 28. 선고 98다4712 판결 대법원 1999. 4. 23. 선고 98다61463 판결(공1999상, 1014),,
대법원 1999. 4. 23. 선고 98다61463 판결(공1999상, 1014),
대법원 1999. 7. 9. 선고 98다13754, 13761 판결(공1999하, 1579) /[3]
대법원 1985. 7. 23. 선고 83누727 판결(공1985, 1188),
대법원 1990. 4. 27. 선고 89누4093 판결(공1990, 1170),
대법원 1995. 12. 22. 선고 95누3831 판결(공1996상, 578),
대법원 1996. 11. 29. 선고 96누8567 판결(공1997상, 210),
대법원 1998. 4. 24. 선고 97누1501 판결(공1998상, 1511) /[4]
대법원 1988. 5. 24. 선고 87누388 판결(공1988, 998)
【전문】
【원고,피상고인】
【피고,상고인】
군산시장 (소송대리인 변호사 이재성)
【원심판결】 광주고법 1997. 12. 26. 선고 96구3080 판결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피고의 부담으로 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상고이유 제1점에 대하여
행정소송에 있어서 특단의 사정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면 당해 행정처분의 적법성에 관하여는 당해 처분청이 이를 주장·입증하여야 할 것이나 행정소송에 있어서 직권주의가 가미되어 있다고 하여도 여전히 변론주의를 기본 구조로 하는 이상 행정처분의 위법을 들어 그 취소를 청구함에 있어서는 직권조사사항을 제외하고는 그 취소를 구하는 자가 위법사유에 해당하는 구체적인 사실을 먼저 주장하여야 하는 한편(대법원 1981. 6. 23. 선고 80누510 판결, 1995. 7. 28. 선고 94누12807 판결 등 참조), 법원의 석명권 행사는 사안을 해명하기 위하여 당사자에게 그 주장의 모순된 점이나 불완전·불명료한 부분을 지적하여 이를 정정·보충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또 그 계쟁사실에 대한 증거의 제출을 촉구하는 것을 그 내용으로 하는 것이며, 당사자가 주장하지도 않은 법률효과에 관한 요건사실이나 공격방어방법을 시사하여 그 제출을 권유하는 행위는 변론주의의 원칙에 위배되고 석명권 행사의 한계를 일탈한 것이다(대법원 1990. 4. 27. 선고 89다카7563 판결, 1999. 7. 9. 선고 98다13754, 13761 판결 등 참조).
원심판결 이유를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은 이 사건 도시계획결정이 그 입안과정에서의 기초조사의 흠결로 위법하다고 판단하고 있으나, 원고는 원심 변론절차에서 그러한 기초조사의 흠결에 관하여 아무런 주장을 하지 아니하였음에도 원심이 직권으로 피고에 대하여 그에 대한 자료 제출을 명하였다가 그 자료 제출이 없다는 이유로 위와 같은 판단을 하고 있음을 알 수 있으므로, 원심의 위와 같은 조치는 결국 원고가 아무런 주장을 하지 아니한 처분의 위법사유에 관하여 석명을 구한 후 그에 대한 판단을 하기에 이른 것이어서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볼 때 변론주의의 원칙에 위배되고 석명권 행사의 한계를 일탈한 것이라고 아니할 수 없다.
2. 상고이유 제3점에 대하여 행정계획이라 함은 행정에 관한 전문적·기술적 판단을 기초로 하여 도시의 건설·정비·개량 등과 같은 특정한 행정목표를 달성하기 위하여 서로 관련되는 행정수단을 종합·조정함으로써 장래의 일정한 시점에 있어서 일정한 질서를 실현하기 위한 활동기준으로 설정된 것으로서, 도시계획법 등 관계 법령에는 추상적인 행정목표와 절차만이 규정되어 있을 뿐 행정계획의 내용에 대하여는 별다른 규정을 두고 있지 아니하므로 행정주체는 구체적인 행정계획을 입안·결정함에 있어서 비교적 광범위한 형성의 자유를 가지는 한편, 행정주체가 가지는 이와 같은 형성의 자유는 무제한적인 것이 아니라 그 행정계획에 관련되는 자들의 이익을 공익과 사익 사이에서는 물론이고 공익 상호간과 사익 상호간에도 정당하게 비교교량하여야 한다는 제한이 있는 것이고, 따라서 행정주체가 행정계획을 입안·결정함에 있어서 이익형량을 전혀 행하지 아니하거나 이익형량의 고려 대상에 마땅히 포함시켜야 할 사항을 누락한 경우 또는 이익형량을 하였으나 정당성·객관성이 결여된 경우에는 그 행정계획결정은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으로서 위법하게 된다(대법원 1996. 11. 29. 선고 96누8567 판결, 1998. 4. 24. 선고 97누1501 판결 등 참조). 그런데 원심판결 이유를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은 위와 같은 법리를 전제로 하면서도, 이 사건 도로가 도시계획시설기준에관한규칙상의 도로배치기준과 맞지 아니하고 준공업지역과 일반사업지구의 가구를 획정하지도 못하며, 그 개설에도 불구하고 인근의 일부 토지에 대한 접근이 불가능할 뿐만 아니라, 이 사건 도로의 노폭이 좁고 연계 도로와 어긋나게 설치되는 것이어서 교통상의 혼란을 가중시킬 우려가 있는 한편 그 개설에도 불구하고 다른 도로를 이용할 가능성이 많고 또 보다 적절한 다른 도로를 개설할 수 있다는 사정을 주된 근거로 하여 원고 소유의 이 사건 토지 상에 이 사건 도로를 설치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이 사건 도시계획결정이 재량권을 남용·일탈한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음이 분명하다. 그러나 원심이 들고 있는 도시계획시설기준에관한규칙에 의하더라도 도로의 배치는 지형조건이나 토지이용계획 등의 사정을 감안하여 배치간격을 달리할 수 있게 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위 규칙 제10조 제1호 단서) 그 외 원심이 들고 있는 사정 역시 도시계획결정의 재량권 남용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 고려대상이 되는 공·사익 간의 적정한 형량요소에 해당한다거나 달리 전문적인 조사에 근거한 것이라고 볼 수가 없다. 그러므로 위와 같은 사정만을 들어 이 사건 도시계획결정에 재량권 남용·일탈의 위법이 있다고 본 원심의 조치는 결국 행정계획에 있어서의 재량권 남용·일탈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할 것이다.
3. 상고이유 제2점에 대하여 도시계획법 제16조의2 제2항과 같은법시행령 제14조의2 제6항 내지 제8항의 규정을 종합하여 보면 도시계획의 입안에 있어 해당 도시계획안의 내용을 공고 및 공람하게 한 것은 다수 이해관계자의 이익을 합리적으로 조정하여 국민의 권리자유에 대한 부당한 침해를 방지하고 행정의 민주화와 신뢰를 확보하기 위하여 국민의 의사를 그 과정에 반영시키는데 있는 것이므로 이러한 공고 및 공람 절차에 하자가 있는 도시계획결정은 위법하다고 하여야 할 것이다(대법원 1988. 5. 24. 선고 87누388 판결). 그런데 원심판결의 이유를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피고가 원고 소유의 이 사건 토지를 관통하여 이 사건 도로(소로 3류 194번 도로)를 설치하는 것 등을 내용으로 하는 이 사건 도시계획안을 입안하면서 두 차례에 걸쳐 일간신문에 그에 관한 공고를 하였으나 도로에 관한 내용은 '중로 132개 노선, 연장 85,563m, 면적 1,484,815㎡', '소로 1611노선, 연장 338,069m, 면적 2,663,676㎡', '합계 1743개 노선, 연장 423,632m, 면적 4,148,491㎡'라고 전체적으로만 표시하여 이 사건 도로 등 개별 도로의 신설·변경 여부나 그 위치·면적 등과 같은 최소한의 기본적인 사항을 밝히지 아니하였으므로 이에 기하여 이 사건 토지 상에 도로를 개설하는 내용으로 이루어진 이 사건 도시계획결정은 그 공람공고 절차상의 하자로 인하여 위법하고, 달리 피고가 이 사건 도시계획안의 내용을 읍·면·동사무소 게시판에 게시하고 도시계획구역 내 일부 가구에 배부 등의 조치를 취하였더라도 그로써 도시계획안의 내용이 공고와 마찬가지로 주민들에게 도달될 수 있는 것은 아니어서 위와 같은 공람공고 절차상의 하자가 치유될 수 없다고 판단한 조치는 옳다고 여겨지고, 거기에 상고이유로 주장하는 바와 같이 도시계획법 규정의 해석을 그르쳐서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그러므로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도시계획안의 입안에 있어서의 기초조사의 이행 여부와 이 사건 도시계획결정의 재량권 남용 여부에 관한 원심의 판단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은 위법이 있더라도 이처럼 이 사건 도시계획결정이 공고절차의 하자로 위법하다고 본 원심의 조치가 옳은 이상, 그와 같은 위법은 결국 판결에 아무런 영향이 없다고 할 것이어서 상고이유의 주장들은 결국 이유 없는 것으로 된다.
4.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인 피고의 부담으로 하기로 관여 법관들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조무제(재판장) 김형선(주심) 이용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