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불허가처분취소 [대법원 2000. 6. 9., 선고, 98두2621, 판결] 【판시사항】 [1] 구 행정소송법 제18조 제3항 제1호 소정의 '동종사건'의 의미 [2] 불비된 사항이 있거나 취지가 불명확한 행정심판청구서의 처리방법 [3] '진정서'라는 제목의 서면 제출이 행정심판청구로 볼 수 있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1] 구 행정소송법(1994. 7. 27. 법률 제477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8조 제3항 제1호에서 행정심판의 제기 없이도 행정소송을 제기할 수 있는 경우로 규정하고 있는 '동종사건에 관하여 이미 행정심판의 기각재결이 있은 때'에 있어서의 '동종사건'이라 함은 당해 사건은 물론 당해 사건과 기본적인 점에서 동질성이 인정되는 사건을 가리킨다. [2] 행정심판법 제19조, 제23조의 규정 취지와 행정심판제도의 목적에 비추어 보면 행정소송의 전치요건인 행정심판청구는 엄격한 형식을 요하지 아니하는 서면행위로 해석되므로, 위법 부당한 행정처분으로 인하여 권리나 이익을 침해당한 자로부터 그 처분의 취소나 변경을 구하는 서면이 제출되었을 때에는 그 표제와 제출기관의 여하를 불문하고 이를 행정소송법 제18조 소정의 행정심판청구로 보고, 불비된 사항이 보정가능한 때에는 보정을 명하고 보정이 불가능하거나 보정명령에 따르지 아니한 때에 비로소 부적법 각하를 하여야 할 것이며, 더욱이 심판청구인은 일반적으로 전문적 법률지식을 갖고 있지 못하여 제출된 서면의 취지가 불명확한 경우도 적지 않으나, 이러한 경우에도 행정청으로서는 그 서면을 가능한 한 제출자의 이익이 되도록 해석하고 처리하여야 한다. [3] 비록 제목이 '진정서'로 되어 있고, 재결청의 표시, 심판청구의 취지 및 이유, 처분을 한 행정청의 고지의 유무 및 그 내용 등 행정심판법 제19조 제2항 소정의 사항들을 구분하여 기재하고 있지 아니하여 행정심판청구서로서의 형식을 다 갖추고 있다고 볼 수는 없으나, 피청구인인 처분청과 청구인의 이름과 주소가 기재되어 있고, 청구인의 기명이 되어 있으며, 문서의 기재 내용에 의하여 심판청구의 대상이 되는 행정처분의 내용과 심판청구의 취지 및 이유, 처분이 있은 것을 안 날을 알 수 있는 경우, 위 문서에 기재되어 있지 않은 재결청, 처분을 한 행정청의 고지의 유무 등의 내용과 날인 등의 불비한 점은 보정이 가능하므로 위 문서를 행정처분에 대한 행정심판청구로 보는 것이 옳다고 한 사례.

【참조조문】

[1]

구 행정소송법(1994. 7. 27. 법률 제477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8조 제3항 제1호

[2]

행정심판법 제17조 ,

제19조 ,

제23조 ,

행정소송법 제18조

[3]

행정심판법 제17조 ,

제19조 ,

제23조 ,

행정소송법 제18조

【참조판례】

[1]

대법원 1992. 11. 24. 선고 92누8972 판결(공1993상, 276),


대법원 1993. 9. 28. 선고 93누9132 판결(공1993하, 2984),


대법원 1994. 11. 8. 선고 94누4653 판결(공1994하, 3292) /[2]

대법원 1993. 6. 29. 선고 92누19194 판결(공1993하, 2166),


대법원 1995. 9. 5. 선고 94누16250 판결(공1995하, 3410),


대법원 1995. 11. 10. 선고 94누12852 판결(공1995하, 3931),


대법원 1997. 2. 11. 선고 96누14067 판결(공1997상, 782),


대법원 1999. 6. 22. 선고 99두2772 판결(공1999하, 1522)


【전문】 【원고,상고인】 【피고,피상고인】 안산시장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안산종합법률사무소 담당변호사 박세경 외 2인)

【원심판결】 서울고법 1997. 12. 17. 선고 97구20665 판결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제1점에 대하여 구 행정소송법(1994. 7. 27. 법률 제477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8조 제3항 제1호에서 행정심판의 제기 없이도 행정소송을 제기할 수 있는 경우로 규정하고 있는 '동종사건에 관하여 이미 행정심판의 기각재결이 있은 때'에 있어서의 '동종사건'이라 함은 당해 사건은 물론 당해 사건과 기본적인 점에서 동질성이 인정되는 사건을 가리키는 것이다(대법원 1992. 11. 24. 선고 92누8972 판결, 1993. 9. 28. 선고 93누9132 판결 등 참조). 기록에 의하면 소외인에 대한 건축불허가처분과 이 사건 처분은 동일한 행정청인 피고에 의하여 같은 날 같은 사유로 이루어졌다는 점에서 공통적인 면이 없지 아니하나, 한편 처분대상인 소외인의 건축허가신청과 원고의 이 사건 건축허가신청은 신청지, 신청지의 지목, 건축할 건물의 규모, 용도, 구조 등이 전혀 다르므로 두 사건은 기본적인 점에서 동질성이 인정되는 사건이라고는 할 수 없다. 원심이 같은 취지에서 위 두 사건은 구 행정소송법 제18조 제3항 제1호 소정의 동종사건에 해당하지 아니한다고 판단한 조치는 옳고, 거기에 지적하는 바와 같은 법리오해의 위법은 없다. 이 점에 관한 상고이유는 받아들일 수 없다.

2. 제2점에 대하여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피고가 1995. 10. 25. 이 사건 처분을 하고 이 사건 처분의 이유 및 내용이 기재된 통보서를 이 사건 건축허가신청서에 표시된 원고의 주소지로 송달하였으나 그 통보서는 주소불명으로 송달불능된 사실, 원고는 이 사건 처분을 통보받지 못하여 이를 모른 채 1997. 4. 11. 이 사건 건축허가신청의 조속한 처리를 요청하는 서면을 피고에게 접수시켰고, 피고는 같은 달 17일 이미 1995. 10. 25.자로 원고의 이 사건 건축허가신청을 불허가처분하였다고 통보하여 원고가 1997. 4. 19.경 이를 수령한 사실, 그러자 원고는 같은 달 29일 '진정서'라는 제목으로 원고의 주소와 연락전화번호 등과 '피고가 1995. 10. 25.자로 이 사건 처분을 하였다고 하나 원고는 이를 통보받은 바 없으므로 이를 면밀히 관찰하여 원고에게 그 내용을 통지하여 달라'는 취지를 기재한 서면을 피고에게 제출하였고, 피고는 1997. 5. 7. 위 진정서에 대한 회신으로 이 사건 처분에 대한 통보서를 원고의 주소지로 발송하였으나 주소지 불명의 사유로 반송되었다는 취지의 회신을 한 사실을 인정한 다음, 위 진정서는 원고가 이 사건 처분의 통보를 받지 못한 경위를 밝혀 달라는 취지의 서면에 불과하고 이를 이 사건 처분의 취소나 변경을 구하는 취지의 서면으로 보기는 어려워 위 진정서의 제출을 이 사건 처분에 대한 행정심판의 청구로는 볼 수 없으므로, 전심절차를 거치지 아니하고 제기된 이 사건 소는 부적법하다고 하여 이 사건 소를 각하하였다. 그러나 행정심판법 제19조, 제23조의 규정 취지와 행정심판제도의 목적에 비추어 보면 행정소송의 전치요건인 행정심판청구는 엄격한 형식을 요하지 아니하는 서면행위로 해석되므로, 위법 부당한 행정처분으로 인하여 권리나 이익을 침해당한 자로부터 그 처분의 취소나 변경을 구하는 서면이 제출되었을 때에는 그 표제와 제출기관의 여하를 불문하고 이를 행정소송법 제18조 소정의 행정심판청구로 보고, 불비된 사항이 보정가능한 때에는 보정을 명하고 보정이 불가능하거나 보정명령에 따르지 아니한 때에 비로소 부적법 각하를 하여야 할 것이며, 더욱이 심판청구인은 일반적으로 전문적 법률지식을 갖고 있지 못하여 제출된 서면의 취지가 불명확한 경우도 적지 않으나, 이러한 경우에도 행정청으로서는 그 서면을 가능한 한 제출자의 이익이 되도록 해석하고 처리하여야 하는 것이다(대법원 1995. 9. 5. 선고 94누16250 판결, 1995. 11. 10. 선고 94누12852 판결, 1997. 2. 11. 선고 96누14067 판결 등 참조). 그런데 원심이 인정한 사실에 의하더라도 원고는 1997. 4. 19. 피고로부터 1995. 10. 25.자로 이 사건 처분을 하였다는 내용을 통보받자 1997. 4. 29. 위 진정서를 제출하였다는 것이므로 이 사건 처분이 원고에게 고지되어 처분이 있음을 안 날이나 처분이 있은 날부터 90일 또는 180일 이내에 위 진정서를 제출하였음은 역수상 명백하고, 한편 기록에 의하면 위 진정서에는 이 사건 처분을 통지받지 못한 경위를 알려달라는 내용뿐만 아니라 이 사건 처분을 재고하여 달라거나 이 사건 처분에 불복한다는 취지도 포함되어 있음을 알 수 있는바, 위 문서는 비록 제목이 "진정서"로 되어 있고, 재결청의 표시, 심판청구의 취지 및 이유, 처분을 한 행정청의 고지의 유무 및 그 내용 등 행정심판법 제19조 제2항 소정의 사항들을 구분하여 기재하고 있지 아니하여 행정심판청구서로서의 형식을 다 갖추고 있다고 볼 수는 없으나, 피청구인인 처분청과 청구인의 이름과 주소가 기재되어 있고, 청구인의 기명이 되어 있으며, 위 문서의 기재 내용에 의하여 심판청구의 대상이 되는 행정처분의 내용과 심판청구의 취지 및 이유, 처분이 있은 것을 안 날을 알 수 있고, 여기에 기재되어 있지 않은 재결청, 처분을 한 행정청의 고지의 유무 등의 내용과 날인 등의 불비한 점은 보정이 가능하므로 이를 이 사건 처분에 대한 행정심판청구로 보는 것이 옳을 것이다. 그렇다면 원고로서는 위 진정서의 제출로서 이 사건 처분에 대한 행정심판청구를 한 것임에도 원심은 이 사건 소가 전심절차를 거치지 아니하여 부적법하다고 판단하였으니 원심판결에는 행정소송의 전심절차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할 것이고, 이 점을 지적하는 데서 상고는 이유 있다.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관여 법관들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송진훈(재판장) 이돈희(주심) 윤재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