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8다17381
손해배상(기) [대법원 1998. 10. 23., 선고, 98다17381, 판결] 【판시사항】 [1] 국가배상법 제5조 제1항 소정의 '공공의 영조물'의 의미 [2] 국가배상법 제5조 제1항 소정의 '설치상의 하자'의 의미 [3] 공사 중이며 아직 완성되지 않아 일반 공중의 이용에 제공되지 않는 옹벽이 국가배상법 제5조 제1항 소정의 영조물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1] 국가배상법 제5조 제1항 소정의 '공공의 영조물'이라 함은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에 의하여 특정 공공의 목적에 공여된 유체물 내지 물적 설비를 말하며,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가 소유권, 임차권 그 밖의 권한에 기하여 관리하고 있는 경우뿐만 아니라 사실상의 관리를 하고 있는 경우도 포함된다. [2] 국가배상법 제5조 제1항 소정의 '설치상의 하자'라 함은 공공의 목적에 공여된 영조물이 그 용도에 따라 통상 갖추어야 할 안전성을 갖추지 못한 상태에 있음을 말한다. [3] 지방자치단체가 비탈사면인 언덕에 대하여 현장조사를 한 결과 붕괴의 위험이 있음을 발견하고 이를 붕괴위험지구로 지정하여 관리하여 오다가 붕괴를 예방하기 위하여 언덕에 옹벽을 설치하기로 하고 소외 회사에게 옹벽시설공사를 도급 주어 소외 회사가 공사를 시행하다가 깊이 3m의 구덩이를 파게 되었는데, 피해자가 공사현장 주변을 지나가다가 흙이 무너져 내리면서 위 구덩이에 추락하여 상해를 입게된 사안에서, 위 사고 당시 설치하고 있던 옹벽은 소외 회사가 공사를 도급받아 공사 중에 있었을 뿐만 아니라 아직 완성도 되지 아니하여 일반 공중의 이용에 제공되지 않고 있었던 이상 국가배상법 제5조 제1항 소정의 영조물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고 한 사례.
【참조조문】 [1] 국가배상법 제5조 제1항 [2] 국가배상법 제5조 제1항 [3] 국가배상법 제5조 제1항
【참조판례】 [1] 대법원 1981. 7. 7. 선고 80다2478 판결(공1981, 14157), 대법원 1995. 1. 24. 선고 94다45302 판결(공1995상, 1137) /[2] 대법원 1997. 5. 16. 선고 96다54102 판결(공1997하, 1834), 대법원 1997. 10. 10. 선고 97다27022 판결(공1997하, 3446), 대법원 1998. 1. 23. 선고 97다25118 판결(공1998상, 584), 대법원 1998. 2. 13. 선고 95다44658 판결(공1998상, 700)
【전문】
【원고,피상고인】
【피고,상고인】
속초시 (소송대리인 변호사 성봉경)
【원심판결】 춘천지법 1998. 2. 20. 선고 97나2652 판결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사건을 춘천지방법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그 판결에서 채용하고 있는 증거들을 종합하여 다음과 같은 사실을 인정하고 있다.
피고는 속초시 금호동 15통 4반에 있는 길이 약 7m, 높이 약 5m, 경사도 약 60°의 잡목이 우거진 비탈사면인 자연상태의 언덕에 대하여 현장조사 결과 사면의 부분적 훼손이 진전되고 기초 부분의 균열이 초기상태에 있음이 발견되자, 위 지점을 붕괴위험지구로 지정하여 이에 관한 관리대장을 작성하고 산하 공무원인 소외 1을 관리책임자로 지정하여 이를 관리하여 오다가, 위 지점에 높이 약 30m의 옹벽시설공사를 하기로 결정하여 1994. 4. 21. 소외 주식회사 영창건설(1994. 6. 30. 주식회사 대창건설로 상호가 변경됨, 이하 '소외 회사'라고 한다)에 위 옹벽시설공사를 금 29,070,000원에 도급 주었다.
소외 회사는 위 공사의 시행과정에서 위 공사현장에 깊이 약 3m의 구덩이를 파게 되었는데, 이러한 경우 위 공사현장 부근에 주택가가 형성되어 있으므로 인근 주민이 통행할 수 있는 여지를 남기고 추락에 대비한 안전시설을 갖춘 다음 땅을 파든가, 그것이 불가능하다면 공사장 출입금지 푯말을 세우고 다른 길로 통행하도록 유도하는 등의 조치를 하거나, 야간에 공사장 주변을 통행하는 사람들의 안전을 고려하여 조명시설 및 위험표지판을 설치하여야 함에도 이러한 제반 안전조치를 강구하지 않은 채 공사를 강행하였다.
한편 피고는 위 지점을 사실상 관리하여 왔고, 위 옹벽의 시설책임자로서 피고 시 산하의 공무원인 소외 2를 현장에 파견하여 위 공사를 지휘·감독하고 있었으므로 소외 회사로 하여금 위와 같은 제반 안전조치를 취하게 한 후 공사를 진행하도록 하였어야 함에도 이를 게을리 하였다.
위와 같은 소외 회사 및 피고의 과실로 인하여 1994. 5. 13. 00:00경 원고 1이 위 공사현장 주변에 마을 주민들이 편의상 임시로 설치한 소로를 따라 귀가하다가 흙이 무너져 내리면서 3m 아래의 구덩이 바닥으로 추락하여 제12흉추 방출성 골절 및 신경손상의 상해를 입었다.
원심은 위 인정 사실에 터잡아, 원고 1은 피고가 관리하는 위 옹벽시설의 위와 같은 설치상의 하자로 말미암아 위와 같은 사고를 당하였다고 할 것이므로 그 설치·관리자인 피고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국가배상법 제5조 제1항에 의하여 원고 1이 위와 같은 사고로 상해를 입게 됨에 따라 원고 1 및 그 가족인 나머지 원고들이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판단하여, 원고들의 이 사건 청구의 일부를 인용하고 있다.
2. 그러나, 국가배상법 제5조 제1항 소정의 '공공의 영조물'이라 함은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에 의하여 특정 공공의 목적에 공여된 유체물 내지 물적 설비를 말하며,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가 소유권, 임차권 그 밖의 권한에 기하여 관리하고 있는 경우뿐만 아니라 사실상의 관리를 하고 있는 경우도 포함된다고 할 것이고(대법원 1981. 7. 7. 선고 80다2478 판결, 1995. 1. 24. 선고 94다45302 판결 등 참조), 설치상의 하자라 함은 공공의 목적에 공여된 영조물이 그 용도에 따라 통상 갖추어야 할 안전성을 갖추지 못한 상태에 있음을 말하는 것이다(대법원 1997. 5. 16. 선고 96다54102 판결 등 참조). 그런데 원심이 인정한 사실관계에 의하더라도,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한 공사현장은 원래 잡목이 우거진 자연상태의 비탈사면인 언덕으로서, 피고가 현장조사 결과 사면의 부분적 훼손 및 기초 부분의 균열로 인하여 붕괴의 위험이 있음을 발견하고 위 언덕을 붕괴위험지구로 지정하여 관리대장을 작성하고 산하 공무원을 관리책임자로 지정하여 이를 관리하여 오다가, 붕괴를 예방하기 위하여 언덕에 옹벽을 설치하기로 하고 1994. 4. 21. 소외 회사에게 옹벽시설공사를 도급 주어 소외 회사가 공사를 시행하게 되었고, 원고 박정식은 공사 도중인 1994. 5. 13. 공사현장 주변을 지나가다가 흙이 무너져 내리면서 소외 회사가 공사시행 과정에서 파놓은 깊이 3m의 구덩이로 추락하여 원심 판시와 같은 상해를 입었다는 것인바, 이와 같이 이 사건 사고 당시 설치하고 있던 옹벽은 소외 회사가 그 공사를 도급받아 공사 중에 있었을 뿐만 아니라 아직 완성도 되지 아니하여 일반 공중의 이용에 제공되지 않고 있었던 이상 원심 판시와 같이 국가배상법 제5조 제1항 소정의 영조물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고, 따라서 이 사건 사고를 영조물의 설치상의 하자로 인하여 발생한 것이라고는 볼 수 없다고 할 것이다. 또한 원심 판시와 같이 피고 시가 붕괴위험이 있는 위와 같은 자연상태의 언덕을 사실상 관리하여 왔다고 하더라도 이를 국가배상법 제5조 제1항 소정의 영조물로 볼 수도 없다. 다만 원심의 판시 취지를 이 사건 사고는 피고가 관리하는 이 사건 옹벽시설 공사현장이 원심 판시와 같이 안전성을 갖추지 못함으로 인하여 발생한 것이며 이러한 공사현장의 안전성의 결여가 이 사건 사고의 원인이 된 것이므로 피고가 그 책임을 부담하여야 한다는 취지라면, 원심으로서는 마땅히 피고와 소외 회사와 사이의 이 사건 옹벽시설공사 도급계약의 내용 및 계약체결 후의 피고의 감독경위 등에 관하여 더 나아가 심리하여, 위 옹벽시설공사의 도급인인 피고의 공사감독의 정도가 수급인인 소외 회사의 공사의 운영 및 시공의 정도가 설계도 또는 시방서대로 시행되고 있는지 여부 등을 확인하여 공정을 감독하는 이른바 감리정도에 불과한 것인지, 아니면 현장에서 구체적인 공사의 운영 및 시행을 직접 지시·지도하고 감시·독려함으로써 시공 자체를 관리하는 정도에까지 이르렀다고 볼 수 있는 것인지 여부를 판단한 연후에 원고의 청구를 인용할 것인지 여부를 결정하였어야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이 사건 사고를 국가배상법 제5조 제1항 소정의 영조물의 설치상의 하자로 인한 사고로 단정하고 말았으니,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공공의 영조물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의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할 것이다. 상고이유 중 이 점을 지적하는 부분은 이유 있다.
3. 그러므로,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케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관여 법관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정귀호(재판장) 김형선 이용훈(주심) 조무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