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7마575
부동산처분금지가처분 [대법원 1997. 4. 7., 자, 97마575, 결정] 【판시사항】 [1]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매매계약을 해제하기 위한 당해 채무의 요건 [2] 주된 채무와 부수적 채무의 구별 기준 [3] 상가의 일부 층을 먼저 분양하면서 그 수분양자에게 장차 나머지 상가의 분양에 있어 상가 내 기존 업종과 중복되지 않는 업종을 지정하여 기존 수분양자의 영업권을 보호하겠다고 약정한 경우, 그 약정에 기한 영업권 보호 채무를 분양계약의 주된 채무로 본 사례
【판결요지】 [1]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매매계약을 해제하려면, 당해 채무가 매매계약의 목적 달성에 있어 필요불가결하고 이를 이행하지 아니하면 매매계약의 목적이 달성되지 아니하여 매도인이 매매계약을 체결하지 아니하였을 것이라고 여겨질 정도의 주된 채무이어야 하고 그렇지 아니한 부수적 채무를 불이행한 데에 지나지 아니한 경우에는 매매계약 전부를 해제할 수 없다. [2] 계약상의 의무 가운데 주된 채무와 부수적 채무를 구별함에 있어서는 급부의 독립된 가치와는 관계없이 계약을 체결할 때 표명되었거나 그 당시 상황으로 보아 분명하게 객관적으로 나타난 당사자의 합리적 의사에 의하여 결정하되, 계약의 내용·목적·불이행의 결과 등의 여러 사정을 고려하여야 한다. [3] 상가의 일부 층을 먼저 분양하면서 그 수분양자에게 장차 나머지 상가의 분양에 있어 상가 내 기존 업종과 중복되지 않는 업종을 지정하여 기존 수분양자의 영업권을 보호하겠다고 약정한 경우, 그 약정에 기한 영업권 보호 채무를 분양계약의 주된 채무로 본 사례.
【참조조문】
[1]
민법 제544조 ,
제563조
[2]
민법 제105조
[3]
민법 제105조 ,
제563조
【참조판례】
[1]
대법원 1994. 12. 22. 선고 93다2766 판결(공1995상, 611) /[2]
대법원 1987. 5. 26. 선고 85다카914, 915 판결(공1987, 1044),
대법원 1995. 12. 22. 선고 95다40397 판결(공1996상, 507),
대법원 1996. 7. 9. 선고 96다14364, 14371 판결(공1996하, 2453) /[3]
대법원 1995. 9. 5. 선고 94다30867 판결(공1995하, 3346),
대법원 1996. 8. 23. 선고 95다40557 판결(공1996하, 2824)
【전문】
【재항고인(채권자)】
윤동현 (소송대리인 변호사 윤태석)
【원심결정】 부산고법 1997. 2. 5.자 95라69 결정
【주문】 원심결정을 파기하고 사건을 부산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재항고이유를 본다.
1. 원심결정의 요지
원심결정의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거시 증거에 의하여, 부산 북구지역에 위치한 8개 회사의 무주택 근로자들이 각 회사별로 결성한 단위 주택조합이 연합하여 1988. 10. 4. 설립한 신청외 부산지역근로자주택조합(이하 '신청외 조합'이라 한다)이 이 사건 상가 건물을 건립하여 분양하였는데, 신청외 문병국이 1990. 4. 16. 이 사건 상가 건물 중 지하층 447.18㎡를 분양받아 그 무렵 재항고인(채권자)에게 그 중 285.7㎡를 전매하여 재항고인은 1991. 12. 6. 위 지하층 중 매수 부분에 상응하는 28570/44718 지분에 관하여 그 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한 사실, 재항고인을 비롯한 이 사건 상가 건물의 수분양자들은 1990년 10월경 채무자가 신청외 조합으로부터 이 사건 상가 건물 중 3, 4층 부분을 분양받아 그 곳에 소비조합 형식의 판매점을 개설하려는 계획을 추진하자 그 판매점에서 취급하는 업종이 자신들의 기존 업종과 중복되어 영업에 큰 타격을 받게 될 것을 우려한 나머지 위 3, 4층 부분을 공개입찰 방식에 의하지 아니하고 특혜분양하였다는 등의 이유로 관계 기관에 진정을 함과 아울러 업종을 중복되게 분양함으로써 영세상인들의 생존을 위협케 한다고 호소하는 등 집단민원을 일으킨 사실, 이에 신청외 조합은 신축한 조합아파트 및 이 사건 상가 건물 등의 준공검사를 받는 데에 급급하여 그에 장애되는 민원의 소지를 없애려고 재항고인을 비롯하여 이 사건 상가 건물을 분양받은 사람들에게 1990. 11. 16. 이 사건 상가 건물 중 3, 4층을 분양함에 있어서 지하 및 1, 2층의 영업이 활성화 될 수 있도록 지하 및 1, 2층과는 전혀 경업이 되지 않는 품목만 선정하여 분양하겠으며 향후 10년간 지하 및 1, 2층의 영업권에 지장이 없도록 적극 보호하겠다는 내용의 각서(소갑 제4호증)를, 또 같은 해 12. 12. 향후 상가를 분양함에 있어 이 사건 상가 건물 내 3, 4층에서는 지하층 및 1, 2층의 지정된 업종의 품목과 중복되는 것은 절대하지 않겠다는 내용의 각서(소갑 제5호증)를 각 제공함으로써 이를 약정한 사실(이하 '이 사건 약정'이라 한다), 신청외 조합은 이 사건 약정을 전후하여 위 3, 4층을 분양받을 채무자에게 직접 또는 조합회의를 통하여 그 곳에서 지하층 및 1, 2층 점포의 지정된 영업품목과 중복되지 아니하는 업종만을 취급·운영할 것을 수차 고지하여 그 약속하에 1990. 12. 15. 채무자에게 이 사건 상가 건물 중 301호 점포 447.18㎡(이하 '이 사건 계쟁 점포'라 한다)를 분양하고 채무자는 1991. 9. 18. 그 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한 후 같은 해 12월경 유통체인업체인 신청외 신성유통 주식회사에 이를 임대한 사실, 재항고인은 1990년 11월경 분양받은 지하층 점포에서 슈퍼마켓을 열어 현재까지 같은 영업을 계속하고 있으며 위 신성유통 또한 채무자로부터 위 점포를 임대받음과 동시에 슈퍼마켓을 개설하여 영업함으로써 그 취급 업종과 품목이 채권자의 그것과 중복된 사실 등을 인정한 다음, 이 사건 약정상의 채무불이행으로 인하여 신청외 조합에 대하여 가지는 손해배상채권을 보전하기 위하여 무자력자인 신청외 조합을 대위하여 이 사건 계쟁 점포에 관한 분양계약을 해제하여 발생한 동 점포의 반환청구권을 피보전권리로 하여 이 사건 계쟁 점포에 대한 처분금지가처분을 구하는 이 사건 신청에 대하여, 경업금지 합의에 위배할 경우 그 분양계약 자체를 해제할 수 있다는 내용의 해제권유보에 관한 약정을 하였음을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고, 또 위 경업금지의무는 단지 분양계약의 부수적 채무라고 봄이 상당하여 이의 불이행을 이유로 분양계약을 해제할 수도 없다고 판단하여, 이 사건 처분금지가처분신청을 기각한 제1심의 1995. 10. 30.자 결정을 정당하다고 보아 재항고인의 항고를 기각하였다.
2. 재항고이유 제1점에 대하여 기록에 의하여 검토하여 보면, 원심이 채무자가 신청외 조합 사이에 경업금지 합의에 위배할 경우 이 사건 분양계약 자체를 해제할 수 있다는 내용의 해제권유보에 관한 약정을 명시적 또는 묵시적으로라도 하였음을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다고 판시한 것은 정당하고, 거기에 소론과 같은 증거법칙의 위배로 인한 사실오인이나 가처분사건에 있어서 피보전권리의 소명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논지는 이유 없다.
3. 재항고이유 제2점에 대하여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매매계약을 해제하려면, 당해 채무가 매매계약의 목적 달성에 있어 필요불가결하고 이를 이행하지 아니하면 매매계약의 목적이 달성되지 아니하여 매도인이 매매계약을 체결하지 아니하였을 것이라고 여겨질 정도의 주된 채무이어야 하고( 대법원 1994. 12. 22. 선고 93다2766 판결 등 참조), 그렇지 아니한 부수적 채무를 불이행한 데에 지나지 아니한 경우에는 매매계약 전부를 해제할 수 없으며, 계약상의 많은 의무 가운데 주된 채무와 부수적 채무를 구별함에 있어서는 급부의 독립된 가치와는 관계없이 계약을 체결할 때 표명되었거나 그 당시 상황으로 보아 분명하게 객관적으로 나타난 당사자의 합리적 의사에 의하여 결정하되, 계약의 내용·목적·불이행의 결과 등의 여러 사정을 고려하여야 한다. 이 사건에 있어서, 신청외 주택조합이 재항고인을 비롯한 이 사건 상가 일부 층의 수분양자들과 사이에 장차 나머지 층을 분양함에 있어 상가 내의 기존 업종과 중복되지 아니하는 업종을 지정하여 분양함으로써 기존의 영업권을 보호하겠다고 한 이 사건 약정의 의미는, 그 경업금지를 분양계약의 내용으로 하여 만약 분양계약 체결 이후라도 수분양자가 경업금지의 약정을 위배하는 경우에는 그 분양계약을 해제하는 등의 조치를 취함으로써 기존 점포를 분양받은 상인들의 영업권을 실질적으로 보호되도록 최선을 다하여야 할 의무를 부담한다는 것이고( 대법원 1995. 9. 5. 선고 94다30867 판결), 한편 기록에 의하면 채무자는 신청외 조합의 전 조합장으로서 이 사건 약정의 취지를 잘 알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이 사건 계쟁 점포를 분양받음에 있어서 조합회의 석상에서까지 경업을 하지 않기로 약속한 사실, 채무자는 이 사건 계쟁 점포 447.18㎡(약 135평)를 평당 약 90만 원에 분양받은 반면 채무자가 이 사건 경업금지 약정을 위반함으로써 신청외 조합은 1997. 1. 30. 부산고등법원으로부터 동 법원 95나10869호로 재항고인에게 금 143,982,960원 및 1996. 1. 1.부터 2000. 11. 15.까지 사이의 기간 중 경업을 종료할 때까지 매월 금 3,832,500원을 지급하라는 판결을 선고받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바, 사실관계가 이와 같다면 신청외 조합이 채무자에게 이 사건 계쟁 점포를 분양할 당시 객관적으로 분명하게 나타난 당사자의 합리적 의사에 비추어 볼 때 채무자에게 부여된 이 사건 경업금지의무는 위 분양계약의 목적 달성에 있어 필요불가결하고 이를 이행하지 아니하면 분양계약의 목적이 달성되지 아니하여 신청외 조합이 분양계약을 체결하지 아니하였을 것이라고 여겨질 정도의 주된 채무라고 봄이 상당할 것이다. 따라서 주된 채무인 이 사건 경업금지의무의 불이행을 이유로 이 사건 계쟁 점포에 관한 분양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고 할 것인데도 불구하고, 원심은 이를 단지 분양계약상의 부수적 채무로 보아 그 불이행을 이유로 분양계약을 해제할 수 없다 판단하였으므로, 원심에는 법정 해제권의 발생요건으로서의 주된 채무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결정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할 것이고, 이 점을 지적한 논지는 이유 있다.
4. 그러므로 원심결정을 파기하고 사건을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대법관 이용훈(재판장) 박만호 박준서(주심) 김형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