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상과실치사·업무상과실치상·업무상과실일반교통방해·업무상과실자동차추락 [대법원 1997. 11. 28., 선고, 97도1740, 판결] 【판시사항】 [1] 성수대교 붕괴사고에서 교량 건설회사의 트러스 제작 책임자, 교량공사 현장감독, 발주 관청의 공사감독 공무원 등에게 업무상과실치사상, 업무상과실일반교통방해, 업무상과실자동차추락죄 등의 유죄를 인정한 사례 [2] 업무상과실일반교통방해죄에 있어서 '손괴'의 개념 [3] 구 형법 제189조 제2항에서 말하는 '업무상과실'의 주체에 해당한다고 본 사례 [4] 업무상과실로 인하여 교량을 손괴하여 자동차의 교통을 방해하고 그 결과 자동차를 추락시킨 경우, 업무상과실일반교통방해죄와 업무상과실자동차추락죄의 죄수관계 [5] 교량붕괴에 있어서의 과실에 의한 공동정범 성립 여부(적극) [6] 독립행위 경합의 요건 [7] 업무상과실치사상죄의 공소시효 기산점

【판결요지】 [1] 성수대교 붕괴사고에서 교량 건설회사의 트러스 제작 책임자, 교량공사 현장감독, 발주 관청의 공사감독 공무원 등에게 업무상과실치사상, 업무상과실일반교통방해, 업무상과실자동차추락죄 등의 유죄를 인정한 사례. [2] 구 형법(1995. 12. 29. 법률 제505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89조 제2항, 제185조에서 업무상과실일반교통방해의 한 행위태양으로 규정한 '손괴'라고 함은 물리적으로 파괴하여 그 효용을 상실하게 하는 것을 말하므로, 이 사건 성수대교의 건설 당시의 부실제작 및 부실시공행위 등에 의하여 트러스가 붕괴되는 것도 위 '손괴'의 개념에 포함된다. [3] 구 형법(1995. 12. 29. 법률 제505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89조 제2항에서 말하는 '업무상과실'의 주체는 기차, 전차, 자동차, 선박, 항공기나 기타 일반의 '교통왕래에 관여하는 사무'에 직접·간접으로 종사하는 자이어야 할 것인바, 성수대교는 차량 등의 통행을 주된 목적으로 하여 건설된 교량이므로, 그 건설 당시 제작, 시공을 담당한 자도 '교통왕래에 관여하는 사무'에 간접적으로 관련이 있는 자에 해당한다고 본 사례. [4] 업무상과실로 인하여 교량을 손괴하여 자동차의 교통을 방해하고 그 결과 자동차를 추락시킨 경우에는 구 형법(1995. 12. 29. 법률 제505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89조 제2항, 제185조 소정의 업무상과실일반교통방해죄와 같은 법 제189조 제2항, 제187조 소정의 업무상과실자동차추락죄가 성립하고, 위 각 죄는 형법 제40조 소정의 상상적 경합관계에 있다. [5] 성수대교와 같은 교량이 그 수명을 유지하기 위하여는 건설업자의 완벽한 시공, 감독공무원들의 철저한 제작시공상의 감독 및 유지·관리를 담당하고 있는 공무원들의 철저한 유지·관리라는 조건이 합치되어야 하는 것이므로, 위 각 단계에서의 과실 그것만으로 붕괴원인이 되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합쳐지면 교량이 붕괴될 수 있다는 점은 쉽게 예상할 수 있고, 따라서 위 각 단계에 관여한 자는 전혀 과실이 없다거나 과실이 있다고 하여도 교량붕괴의 원인이 되지 않았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붕괴에 대한 공동책임을 면할 수 없다. [6] 2인 이상이 상호의사의 연락이 없이 동시에 범죄구성요건에 해당하는 행위를 하였을 때에는 원칙적으로 각인에 대하여 그 죄를 논하여야 하나, 그 결과발생의 원인이 된 행위가 분명하지 아니한 때에는 각 행위자를 미수범으로 처벌하고(독립행위의 경합), 이 독립행위가 경합하여 특히 상해의 경우에는 공동정범의 예에 따라 처단(동시범)하는 것이므로, 상호의사의 연락이 있어 공동정범이 성립한다면, 독립행위경합 등의 문제는 아예 제기될 여지가 없다. [7] 공소시효의 기산점에 관하여 규정한 형사소송법 제252조 제1항에 정한 '범죄행위'에는 당해 범죄행위의 결과까지도 포함하는 취지로 해석함이 상당하므로, 교량붕괴사고에 있어 업무상과실치사상죄, 업무상과실일반교통방해죄 및 업무상과실자동차추락죄의 공소시효도 교량붕괴사고로 인하여 피해자들이 사상에 이른 결과가 발생함으로써 그 범죄행위가 종료한 때로부터 진행한다고 보아야 한다.

【참조조문】 [1] 구 형법(1995. 12. 29. 법률 제505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85조, 제187조, 제189조, 제268조, 형사소송법 제323조 [2] 구 형법(1995. 12. 29. 법률 제505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85조 [3] 구 형법(1995. 12. 29. 법률 제505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89조 제2항 [4] 구 형법(1995. 12. 29. 법률 제505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85조, 제187조, 제189조 제2항 [5] 형법 제30조 [6] 형법 제19조 [7] 형사소송법 제252조 제1항

【참조판례】 [1][5] 대법원 1997. 11. 28. 선고 97도1741 판결(공1998상, 191) /[6] 대법원 1985. 12. 10. 선고 85도1892 판결(공1986, 280) /[7] 대법원 1994. 3. 22. 선고 94도35 판결(공1994상, 1377),대법원 1996. 8. 23. 선고 96도1231 판결(공1996하, 2937)


【전문】 【피 고 인】 피고인 1 외 4인

【상 고 인】 피고인들

【변 호 인】 변호사 이재후 외 3인

【원심판결】 서울지법 1997. 6. 11. 선고 95노2918 판결

【주 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상고 후의 구금일수 중 150일을 피고인 4에 대한 본형에 산입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이 사건 교량(성수대교)의 붕괴원인과 관련한 피고인들의 변호인 및 피고인 2, 피고인 3의 상고이유(기간 경과 후에 제출된 피고인 4, 피고인 5의 변호인의 상고이유보충서는 이를 보충하는 범위 내에서)에 대하여 가. 업무상과실 및 인과관계 부분에 관하여 원심판결과 원심이 인용한 제1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이 사건 교량의 붕괴사고는 다음에서 보는 바와 같은 피고인들의 업무상의 과실에 의하여 발생하였고 그 과실과 위 붕괴사고와의 사이에는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판시하였다. 이 사건 교량은 교각 위에 앵커트러스(Anchor Truss)를 설치한 후 앵커트러스에 캔틸레버트러스(Cantilever Truss. 이하 씨트러스라고만 한다)를 가설하고 양 교각의 씨트러스 사이에 서스펜디드트러스(Suspended Truss. 이하 에스트러스라고만 한다)를 달아매는 방식으로 가설하는 이른바 게르버트러스(Gerber Truss) 공법을 사용한 교량이다. 이러한 게르버트러스공법에 의한 교량은 이른바 단재하경로구조(single-load-path structure. 수직재나 핀 등 중요 부재 중의 하나라도 파단되는 경우 바로 붕괴로 이어지는 구조)로서, 하중이 용접과 볼트, 핀 등에 의하여 연결되는 철강재로 지탱되는 특성이 있어 트러스를 구성하는 각 부재의 용접이나 부재 상호간의 연결의 적정 여부가 교량의 역학구조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특히 교량에 부과되는 하중이 에스트러스의 수직재에 집중되기 때문에 수직재를 설계도면과 특별시방서에 따라 정밀하게 제작하고 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 사건 교량은 1977. 4. 9. 착공되어 1979. 10. 15. 완공되었으나 1994. 10. 21. 07:30경 제5번과 제6번 교각 사이의 에스트러스의 수직재가 끊어져 붕괴되어 한강으로 떨어지는 사고가 발생하였는바 여기에는 다음과 같은 여러 원인이 겹쳐 있다. 이 사건 교량의 시공을 맡은 동아건설 주식회사 부평공장의 당시 기술담당 상무이사인 피고인 5와 같은 공장의 철구부장인 원심 공동피고인 6은, 이 사건 트러스를 설계도대로 정밀하게 제작하도록 지휘·감독할 직접적이고 구체적인 업무상의 주의의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설계도면상으로는 수직재 하부에만 엑스(X)자형 용접으로 표시되어 있으나 그 상부에 엑스표시를 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상부와 하부는 구조가 동일하고 트러스 제작 당시 적용되었던 특별시방서에 완전 용접을 하도록 요구하고 있고 건설부의 용접강도로교표준시방서에도 응집력이 집중되는 용접 부위는 당연히 각 용접 부분을 브이(V)자형으로 개선한 후 이를 맞대어 완전 용접하도록 되어있으므로 수직재의 용접 부위를 엑스자형 용접으로 개선하여 용접하게 하는 등 트러스의 제작에 참여하는 자들을 제대로 지휘·감독하지 못함으로써, 아이(I)자형 용접을 하면서 용접도 양쪽을 각 1회씩만 하고 이를 충분히 하지 않아 용입부족 등으로 용접불량이 되게 하였고, 더욱이 당시 부평공장에는 용접공이 부족하여 일부를 외부 용접공에 하도급주어 트러스 제작에 투입하는바 일반적으로 외부 용접공의 기량이 부평공장의 용접공에 비하여 떨어지는 경우가 있음에도 이들에 대해 무리하게 트러스 제작 공기 단축을 독려하고 감독을 소홀히 하여 위와 같은 부실용접을 방치하였으며, 핀플레이트(Pin plate) 강판(상현재와 핀으로 연결하는 부분)을 절삭함에 있어서도 설계도대로 1:10으로 완만하게 절삭하지 아니하고 1:2.5 내지 1:3 정도의 급경사로 제작하여 추가적인 응력집중현상을 초래하게 하였으며, 트러스의 유재나 가로보, 브레이싱(Bracing) 등 각 부재도 설계도대로 정밀하게 제작되지 아니한 채 부재의 볼트구멍의 위치나 크기, 간격을 규격에 맞지 않게 제작하였으며, 제작 후에는 시공상태와 같은 모양으로 가조립을 하지 아니하고 트러스를 출고되게 하였다. 그리고 당시 동아건설 주식회사의 현장소장인 피고인 4는, 당시 기술사 자격이 있는 공소외 1이 현장대리인으로 선임되어 있기는 하였으나 그는 성수대교 시공현장에 거의 나타나지 아니하여 행정적인 업무뿐만 아니라 공사에 관한 기술적 지휘·감독을 하여야 하므로, 시공하는 교량의 공법과 구조 등을 숙지하여 공사를 지휘하고 시공에 사용되는 자재의 재질이나 규격이 설계도대로 제작되어 정확한지 여부 등을 최종적으로 확인·점검할 의무가 있고 또한 현장소장에게 요구되는 통상의 주의를 기울였다면 이 사건 트러스의 제작상의 잘못을 발견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핀플레이트 강판을 설계도대로 절삭하지 아니하고 급경사를 이루도록 제작된 것을 발견하지 못하고 이를 교량가설에 사용토록 하였고, 브레이싱과 가로보 등 트러스 일부 부재의 볼트의 구멍의 위치가 일치하지 않아 허용오차를 초과하여 볼트구멍을 다시 천공하거나 확장하거나 일부 연결부에는 설계도보다 적은 2개 내지 4개의 볼트만을 체결하여 시공되게 하였으며 가로보 끝 부분에 철근을 덧대어 용접하는 등의 시공상의 잘못을 방치하게 하였다. 한편 당시 이 사건 교량건설에 대한 발주청인 서울특별시의 현장감독공무원이었던 피고인 1, 피고인 2, 피고인 3은, 이 사건 교량이 국내 최초로 건설하는 게르버트러스공법에 의하여 건설되는 것이고 위 공법의 핵심은 트러스의 제작 및 가설이고 트러스의 제작에 있어서는 설계도에 따른 강재의 정밀한 절단 및 용접, 가설시에는 각 부재의 정확한 조립 및 연결이 요구되므로, 트러스를 제작함에 있어 특별시방서상 요구되는 자격을 갖춘 용접공이 용접을 실시하는지 여부, 각 트러스가 설계도면 및 특별시방서대로 용접, 제작, 조립되는지 여부 등을 확인하되 특히 에스트러스의 수직재를 제작함에 있어 핀플레이트 강판 접합 부분이 1:10의 완만한 경사로 깎아졌는지, 용접 부분을 엑스형으로 개선하고 용접하였는지 여부 등을 육안 및 방사선검사 등을 통하여 확인하고, 트러스의 제작완료 후에는 가조립을 실시하였는지 여부를 확인하는 등 현장감독을 철저히 할 구체적인 주의의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용접공의 자격확인, 방사선검사 등을 통한 용접공사, 가조립공사, 시공과정에서의 철저한 현장확인 등을 하지 아니하였다. 피고인들의 위에서 본 제작, 시공, 감독상의 여러 가지 과실과 원심 판시의 공소외 2 등 동부건설사업소 및 서울특별시 도로국 공무원들의 중차량 통행방치, 철강재 부식, 부적절한 수직재 고정 및 안전진단조치 불이행 등 유지·관리상의 과실 그리고 제1심 판시와 같은 설계상의 잘못이 겹쳐져서, 트러스 가설 후 교량 제5번과 제6번 교각 사이 에스트러스 북쪽 연결 부분에 있는 3개의 수직재의 용접 부분이 떨어져 나가 위 수직재들의 복부판에 균열이 생겨 끊어지기 시작하여 일시미상경 중앙부 에스트러스의 수직재 균열 부분이 먼저 끊어진 후 1994. 10. 21. 07:30경 한강 상류쪽 수직재, 한강 하류쪽 수직재 순으로 그 균열 부분이 완전히 끊어지고 이어 같은 트러스의 남쪽 연결 부분에 있는 3개의 수직재도 연쇄적으로 끊어져 같은 트러스를 포함한 상판 일체가 한강으로 떨어지면서 때마침 그 곳을 지나던 자동차 6대도 한강으로 떨어졌다.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사실인정과 판단은 수긍이 가고, 거기에 상고이유로 지적하는 바와 같이 심리미진 또는 채증법칙 위배로 인한 사실오인, 업무상과실치사상죄, 업무상과실일반교통방해죄 및 업무상과실자동차추락죄에 있어서의 업무의 범위나 업무상의 주의의무 또는 인과관계에 대한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고, 또한 원심판결의 설시방법에 있어서 다소 부적절한 표현이 있기는 하나 그것만으로 상고이유로 주장하는 바와 같은 이유모순의 위법이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 그리고 ① 원심이 인정한 피고인 5에 대한 공소사실 중 가로보나 브레이싱 등 각 부재의 볼트천공불량이 있다고 판단하면서 구체적으로 어느 부분인지를 표시하지 않았거나, 혹은 ② 피고인 4에 대한 범죄사실 중 가로보와 상현재 등의 연결시에도 설계도상으로는 볼트연결을 하도록 되어 있으나 가로보의 길이보다 연결 부위의 간격이 넓어 연결이 곤란하자 가로보 끝 부분에 철근을 덧대어 용접한 사실을 인정하였다고 하더라도, 기록에 의하여 살펴보면 위 ①의 경우는 이 사건 교량의 트러스의 부재로서 붕괴원인과 관련된 부분을 가리키는 것으로 보이고, 위 ②의 경우는 공소사실의 불충분한 내용을 보완하여 인정한 것으로 보이므로, 거기에 상고이유로 주장하는 바와 같이 공소사실이 특정되지 아니하였다고 할 수 없다. 그리고 가사 원심이 인정한 위 ①, ②의 사실이 이 사건 공소사실에 포함되어 있지 아니한 것이라고 하더라도 이로써 위 피고인들의 방어권 행사에 지장을 초래하였다고 볼 수도 없으므로 상고이유로 주장하는 바와 같이 반드시 공소장변경절차를 거쳐야만 인정할 수 있다고 볼 것은 아니다. 이에 관한 상고이유는 모두 받아들일 수 없다.

나. 예견가능성 및 기대가능성 부분에 관하여 기록에 의하면, 이 사건 성수대교는 위 가항에서 인정한 바와 같이 소위 게르버트러스 공법에 의해 시공된 교량으로서 교량에 부과되는 하중이 이 사건 에스트러스에 집중이 되고 수직재나 핀 등 중요 부재 중의 하나가 끊어지는 경우 바로 붕괴로 이어지는 특성이 있다는 것이고, 설사 피고인들이 이러한 특징을 알지 못하였다고 하더라도 기록에 나타난 피고인들의 학력 및 경력 등에 비추어 보면 트러스교는 일반적으로 교량의 하중이 용접과 용접볼트, 핀 등에 의하여 연결되는 각 부재로 지탱되는 특성이 있는 이상 트러스를 구성하는 각 부재의 용접이나 부재 상호간의 연결의 적정 여부가 교량의 구조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충분히 알 수 있는 것으로 보여지고, 여기에 위 가항에서 인정한 바와 같은 피고인들의 제작, 시공, 감독상의 주의의무 위반행위를 보태어 보면, 피고인들의 트러스의 제작, 시공 및 감독상의 과실은 이 사건 성수대교의 유지·관리상의 과실과 합쳐져서 결과적으로 교량의 붕괴원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은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고, 당시 이 사건 사고발생의 방지조치에 대한 기대가능성도 있었던 것으로 인정할 수 있다고 할 것이다. 같은 취지의 원심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로 지적하는 바와 같이 채증법칙 위배로 인한 사실오인 또는 예견가능성과 기대가능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이유도 받아들일 수 없다.

2. 업무상과실일반교통방해 및 업무상과실자동차추락에 관한 피고인 5, 피고인 4의 변호인의 법리오해의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 가. 업무상과실일반교통방해죄의 '손괴'의 요건에 관하여 구 형법 제189조 제2항, 제185조에서 업무상과실일반교통방해의 한 행위태양으로 규정한 '손괴'라고 함은 물리적으로 파괴하여 그 효용을 상실하게 하는 것을 말하는 것이므로, 이 사건에서와 같이 성수대교의 건설 당시의 부실제작 및 부실시공행위 등에 의하여 이 사건 에스트러스가 붕괴되는 것도 위 법조 소정의 '손괴'의 개념에 포함되는 것으로 풀이하여야 할 것이다.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상고이유는 독자적인 견해에 불과한 것이어서 받아들일 수 없다.

나. 업무상 과실의 주체에 관하여 구 형법 제189조 제2항에서 말하는 '업무상 과실'의 주체는 기차, 전차, 자동차, 선박, 항공기나 기타 일반의 '교통왕래에 관여하는 사무'에 직접·간접으로 종사하는 자이어야 할 것인바, 이 사건 성수대교는 차량 등의 통행이 주된 목적으로 하여 건설된 교량이므로, 그 건설 당시 제작, 시공을 담당한 피고인 이규대, 신동현도 '교통왕래에 관여하는 사무'에 간접적으로 관련이 있는 자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지 않을 수 없다. 따라서 이와 달리, 단순히 교통왕래에 제공될 교량을 건설한 것에 불과한 위 피고인들의 경우에는 위 법조 소정의 '업무상 과실'의 주체가 될 수 없다는 상고이유도 역시 받아들일 수 없다.

다. 죄수관계에 관하여 업무상 과실로 인하여 교량을 손괴하여 자동차의 교통을 방해하고 그 결과 자동차를 추락시킨 경우에는 구 형법 제189조 제2항, 제185조 소정의 업무상과실일반교통방해죄와 같은 법 제189조 제2항, 제187조 소정의 업무상과실자동차추락죄가 성립하고, 위 각 죄는 형법 제40조 소정의 상상적 경합관계에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같은 취지의 원심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로 지적하는 바와 같이 업무상과실일반교통방해죄와 업무상과실자동차추락죄의 죄수관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이 점에 관한 상고이유는 받아들일 수 없다.

3. 과실범의 공동정범에 관한 피고인들의 변호인의, 불능미수 및 독립행위경합에 관한 피고인 5, 피고인 4의 변호인의 각 법리오해의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 가. 공동정범에 관하여 이 사건 성수대교와 같은 교량이 그 수명을 유지하기 위하여는 건설업자의 완벽한 시공, 감독공무원들의 철저한 제작시공상의 감독 및 유지·관리를 담당하고 있는 공무원들의 철저한 유지·관리라는 조건이 합치되어야 하는 것이므로, 위 각 단계에서의 과실 그것만으로 붕괴원인이 되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합쳐지면 교량이 붕괴될 수 있다는 점은 쉽게 예상할 수 있고, 따라서 위 각 단계에 관여한 자는 전혀 과실이 없다거나 과실이 있다고 하여도 교량붕괴의 원인이 되지 않았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붕괴에 대한 공동책임을 면할 수 없다고 봄이 상당하다 할 것이다. 이 사건의 경우, 피고인들에게는 트러스 제작상, 시공 및 감독의 과실이 인정되고, 감독공무원들의 감독상의 과실이 합쳐져서 이 사건 사고의 한 원인이 되었으며, 한편 피고인들은 이 사건 성수대교를 안전하게 건축되도록 한다는 공동의 목표와 의사연락이 있었다고 보아야 할 것이므로, 피고인들 사이에는 이 사건 업무상과실치사상등죄에 대하여 형법 제30조 소정의 공동정범의 관계가 성립된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같은 취지의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로 주장하는 바와 같은 공동정범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이 점에 관한 상고이유는 받아들일 수 없다.

나. 불능미수에 관하여 앞서 본 바와 같이 위 피고인들의 트러스의 제작, 시공 및 감독상의 과실 및 감독공무원들의 제작시공상의 감독상의 과실 및 유지·관리를 담당하고 있는 공무원들의 유지·관리상의 과실이 합쳐져서 이 사건 교량의 붕괴사고가 발생하였다는 것이므로, 위 피고인들의 과실행위의 성질상 위 교량붕괴라는 결과의 발생이 불가능한 경우라고 할 수 없음이 명백하다 할 것이어서 위 피고인들의 행위가 불능미수범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 같은 취지의 원심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로 지적하는 바와 같은 불능미수범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이 점에 관한 상고이유는 받아들일 수 없다.

다. 독립행위의 경합에 관하여 2인 이상이 상호의사의 연락이 없이 동시에 범죄구성요건에 해당하는 행위를 하였을 때에는 원칙적으로 각인에 대하여 그 죄를 논하여야 하나, 그 결과발생의 원인이 된 행위가 분명하지 아니한 때에는 각 행위자를 미수범으로 처벌하고(독립행위의 경합), 이 독립행위가 경합하여 특히 상해의 경우에는 공동정범의 예에 따라 처단(동시범)하는 것이므로, 상호의사의 연락이 있어 공동정범이 성립한다면, 이에는 독립행위경합 등의 문제는 제기될 여지가 없는 것이다(대법원 1985. 12. 10. 선고 85도1892 판결 참조). 이 사건의 경우도,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인들에 대하여 업무상과실치사상죄, 업무상과실일반교통방해죄, 업무상과실자동차추락죄의 공동정범으로 인정되는 이상, 여기에는 독립행위의 경합문제가 제기될 여지가 없다고 할 것이다. 뿐만 아니라, 이 사건 붕괴는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인들의 제작시공 및 감독상의 과실과 공소외 2 등 서울시의 유지·관리담당 공무원들의 유지·관리의 잘못이 모두 합쳐져서 발생한 것이므로, 결과발생의 원인이 된 행위가 판명되지 아니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수도 없다. 이와 같은 결론을 취한 원심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로 지적하는 바와 같은 독립행위경합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이유는 받아들일 수 없다.

4. 공소시효에 관한 피고인들의 변호인 및 피고인 3의 법리오해의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 공소시효의 기산점에 관하여 규정한 형사소송법 제252조 제1항에 정한 '범죄행위'에는 당해 범죄행위의 결과까지도 포함하는 취지로 해석함이 상당하므로(대법원 1994. 3. 22. 선고 94도35 판결, 1996. 8. 23. 선고 96도1231 판결 등 참조), 업무상과실치사상죄, 업무상과실일반교통방해죄 및 업무상과실자동차추락죄의 공소시효도 이 사건 붕괴사고로 인하여 피해자들이 사상에 이른 결과가 발생함으로써 그 범죄행위가 종료한 때로부터 진행한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이 사건의 경우 피해자들이 사상에 이른 1994. 10. 21.부터 5년이 경과되기 전에 공소가 제기되었음이 역수상 명백하므로 이 사건 각 죄의 공소시효는 경과되지 아니하였다고 할 것이다. 같은 취지의 원심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로 지적하는 바와 같은 공소시효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이 점에 관한 상고이유는 받아들일 수 없다.

5. 그러므로 피고인들의 상고를 모두 기각하고 피고인 4에 대하여는 상고 이후의 구금일수 중 일부를 본형에 산입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송진훈(재판장) 천경송 지창권(주심) 신성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