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해배상(자) [대법원 1998. 5. 12., 선고, 97다36989, 판결] 【판시사항】 [1] 행위자가 타인 명의로 계약을 체결한 경우, 계약 당사자의 확정 방법 [2] 지입회사가 지입된 차량에 대하여 보험료 절감을 목적으로 보험계약자 및 피보험자 명의를 계열회사로 하여 보험계약을 체결한 경우, 계약 당사자는 지입회사가 아니라 계열회사라고 본 사례

【판결요지】 [1] 계약을 체결하는 행위자가 타인의 이름으로 법률행위를 한 경우에 행위자 또는 명의인 가운데 누구를 계약의 당사자로 볼 것인가에 관하여는, 우선 행위자와 상대방의 의사가 일치하는 경우에는 그 일치한 의사대로 행위자 또는 명의인을 계약의 당사자로 확정하여야 하고, 행위자와 상대방의 의사가 일치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그 계약의 성질·내용·목적·체결 경위 등 그 계약 체결 전후의 구체적인 제반 사정을 토대로 상대방이 합리적인 사람이라면 행위자와 명의자 중 누구를 계약의 당사자로 이해할 것인가에 의하여 당사자를 결정하여야 한다. [2] 지입회사 직원이 자기 회사의 명의로 등록되어 있는 지입차량에 관하여 자기 회사가 사고가 많아 보험료율이 높은 관계로 보험료율이 낮은 계열회사의 명의로 보험계약을 체결하기 위하여 보험회사 직원에게 그 차량이 계열회사 소유라고 말하여 보험계약자 및 피보험자 명의를 계열회사로 하는 보험계약을 체결한 경우, 지입회사의 내심의 의사는 자신을 보험계약자 내지 피보험자로 하려는 의사가 있었을지 모르나 상대방인 보험회사와 사이에 그렇게 하기로 하는 의사의 합치가 있었다고 볼 수 없고, 또 보험회사로서는 계약 명의자인 계열회사가 실제의 보험계약자 및 피보험자인 것으로 이해하고 그에 따른 보험료율 등을 정하여 보험계약을 체결한 것이라고 보여지므로, 보험계약자 및 기명피보험자는 계약 명의자인 계열회사라고 본 사례.

【참조조문】 [1] 민법 제105조 [2] 민법 제105조

【참조판례】 [1] 대법원 1995. 10. 13. 선고 94다55385 판결(공1995하, 3769), 대법원 1996. 7. 30. 선고 95다1019 판결(공1996하, 2618), 대법원 1996. 11. 26. 선고 96다32003 판결(공1997상, 63), 대법원 1998. 3. 13. 선고 97다22089 판결(공1998상, 1011)


【전문】 【원고,피상고인】 【원고보조참가인】 【피고,상고인】 현대해상화재보험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대전제일법률사무소 담당변호사 김인중)

【원심판결】 대전고법 1997. 7. 18. 선고 95나5507 판결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대전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1. 원심은, 이 사건 덤프트럭를 매수하여 소외 대영중기 주식회사(이하 대영중기라 한다)에 지입하고 이를 운행하던 원고들 보조참가인(이하 보조참가인이라 한다)은 위 차량에 대한 자동차종합보험에 가입함에 있어 대영중기의 보험담당 직원으로부터 대영중기는 사고가 많아 보험료율이 높기 때문에 그 계열회사로서 보험료율이 낮은 주식회사 동신건기(이하 동신건기라 한다) 앞으로 위 차량의 등록 명의를 이전하여 그 회사 명의로 보험에 가입할 것을 권유받고, 그 직원에게 차량의 이전등록비와 보험료 등을 지급하면서 위 차량을 동신건기 명의로 이전하여 보험에 가입하여 줄 것을 부탁한 사실, 그런데 위 대영중기의 보험담당 직원은 위 차량에 대한 이전등록이 이루어지기 전인 1994. 3. 23. 피고 회사의 담당직원에게 전화로 위 차량에 대한 종합보험 가입을 의뢰하면서 위 차량은 동신건기 소유의 차량이라고 말하고 차량등록증 대신 차대번호 등을 기재한 메모를 팩스로 송부하여 보험계약자 및 피보험자 명의를 동신건기로 하고 보험기간을 1994. 3. 23.부터 1995. 3. 23.까지로 하는 자동차종합보험계약을 체결한 사실, 위 차량의 운전기사인 소외 1은 보험기간 내인 1994. 5. 23. 위 차량을 운전하다가 그의 과실로 소외 2를 충격하여 사망에 이르게 한 사실, 원고들은 소외 2의 처와 자녀들인 사실을 인정하고, 위 자동차종합보험의 보험계약자 및 피보험자는 대영중기임을 전제로, 대영중기가 위 보험계약을 체결함에 있어 피보험자를 사실과 다르게 피고 회사에 고지하였으므로 위 보험계약은 보험계약자의 고지의무위반 및 사기행위를 이유로 해지되었거나 무효라는 등의 피고의 항변을 그 판시와 같은 이유로 배척한 다음, 피고는 위 자동차종합보험계약에 따라 위 사고로 인하여 원고들이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판단하였다. 2. 그러나 위 자동차종합보험의 보험계약자 및 피보험자를 대영중기로 본 원심의 판단은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수긍하기 어렵다. 계약을 체결하는 행위자가 타인의 이름으로 법률행위를 한 경우에 행위자 또는 명의인 가운데 누구를 계약의 당사자로 볼 것인가에 관하여는, 우선 행위자와 상대방의 의사가 일치하는 경우에는 그 일치한 의사대로 행위자 또는 명의인을 계약의 당사자로 확정하여야 하고, 행위자와 상대방의 의사가 일치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그 계약의 성질·내용·목적·체결 경위 등 그 계약 체결 전후의 구체적인 제반 사정을 토대로 상대방이 합리적인 사람이라면 행위자와 명의자 중 누구를 계약의 당사자로 이해할 것인가에 의하여 당사자를 결정하여야 한다(대법원 1998. 3. 13. 선고 97다22089 판결, 1996. 11. 26. 선고 96다32003 판결 등 참조). 원심이 확정한 사실에 의하면, 대영중기의 보험담당 직원은 자기 회사의 명의로 등록되어 있는 이 사건 덤프트럭에 관하여 피고 회사와 자동차종합보험계약을 체결함에 있어 자기 회사가 사고가 많아 보험료율이 높은 관계로 보험료율이 낮은 계열회사인 동신건기 명의로 보험계약을 체결하기 위하여 피고 회사의 담당 직원에게 위 차량은 동신건기 소유의 차량이라고 말하여 보험계약자 및 피보험자 명의를 동신건기로 하는 보험계약을 체결하였다는 것이므로, 대영중기의 내심의 의사는 자신을 보험계약자 내지 피보험자로 하려는 의사가 있었을지 모르나 상대방인 피고 회사와 사이에 그렇게 하기로 하는 의사의 합치가 있었다고 볼 수 없고, 또 피고 회사로서는 계약 명의자인 동신건기가 실제의 보험계약자 및 피보험자인 것으로 이해하고 그에 따른 보험료율 등을 정하여 이 사건 보험계약을 체결한 것이라고 보여진다. 그렇다면 이 사건 자동차종합보험의 보험계약자 및 기명피보험자는 계약 명의자인 동신건기로 보아야 할 것이므로, 원심으로서는 이를 전제로 위 보험계약의 유효 여부와 그것이 유효하다면 위 차량의 지입차주인 보조참가인이 동신건기의 승낙피보험자 등에 해당할 수 있는지 여부를 심리하여 이 사건 사고에 대한 피고의 손해배상책임 유무를 가렸어야 했다. 원심이 이에 이르지 아니하고 대영중기가 이 사건 자동차종합보험의 보험계약자 및 피보험자임을 전제로 그 보험계약을 유효한 것으로 판단하여 피고의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한 것은 보험계약의 당사자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였거나 그 해석을 그르치고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함으로써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는 때에 해당한다. 따라서 이 점을 지적하는 취지의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가 있다.

3.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돈희(재판장) 최종영 이임수 서성(주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