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7다31113
【판시사항】
편집[1] 어음상의 어음채무자가 자신의 기명날인이 위조되었음을 주장하는 경우, 그 기명날인의 진정 여부에 대한 입증책임의 소재
[2] 무권대리행위가 범죄가 되는 경우에 그 사실을 알고도 장기간 형사고소를 하지 아니하였다는 사실만으로 무권대리행위에 대한 묵시적 추인을 인정할 수 있는지 여부(소극)
【판결요지】
편집[1] 어음에 어음채무자로 기재되어 있는 사람이 자신의 기명날인이 위조되었다고 주장하는 경우에는 그 사람에 대하여 어음채무의 이행을 구하는 어음의 소지인이 그 기명날인이 진정한 것임을 증명하지 않으면 안 된다.
[2] 무권대리행위에 대한 추인은 무권대리행위로 인한 효과를 자기에게 귀속시키려는 의사표시이니만큼 무권대리행위에 대한 추인이 있었다고 하려면 그러한 의사가 표시되었다고 볼 만한 사유가 있어야 하고, 무권대리행위가 범죄가 되는 경우에 대하여 그 사실을 알고도 장기간 형사고소를 하지 아니하였다 하더라도 그 사실만으로 묵시적인 추인이 있었다고 할 수는 없는바, 권한 없이 기명날인을 대행하는 방식에 의하여 약속어음을 위조한 경우에 피위조자가 이를 묵시적으로 추인하였다고 인정하려면 추인의 의사가 표시되었다고 볼 만한 사유가 있어야 한다.
【참조조문】
편집[1] 민사소송법 제261조, 어음법 제1조, 제8조[2] 민법 제132조, 어음법 제1조, 제8조
【참조판례】
편집[1] 대법원 1993. 8. 24. 선고 93다4151 전원합의체 판결(공1993하, 2594)
[2] 대법원 1967. 12. 18. 선고 67다2294, 2295 판결(집15-3, 민384) 대법원 1982. 6. 22. 선고 81다카804 판결(공1982, 684) 대법원 1990. 3. 27. 선고 88다카181 판결(공1990, 948)
【전 문】
편집【원고,상고인】 주식회사 서울은행 (소송대리인 변호사 황의채)
【피고,피상고인】 주식회사 유일금속 (소송대리인 변호사 장준철)
【원심판결】 서울지방법원 1997. 6. 13. 선고 96나43606 판결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원고의 부담으로 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본다.
1. 상고이유 제1점에 대하여
어음에 어음채무자로 기재되어 있는 사람이 자신의 기명날인이 위조되었다고 주장하는 경우에는 그 사람에 대하여 어음채무의 이행을 구하는 어음의 소지인이 그 기명날인이 진정한 것임을 증명하지 않으면 안 된다(당원 1993. 8. 24. 선고 93다4151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피고 회사가 자신을 나타내는 표시로서 소외 태진기업 주식회사의 인감을 날인하여 소외 한국진카트 주식회사에게 이 사건 약속어음을 발행·교부하였다는 원고의 주장에 대하여 그 채택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판시와 같은 사정만으로는 이를 인정하기에 부족하다고 판단하였는바, 기록과 대조하여 검토하여 보면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여기에 논하는 바와 같은 채증법칙 위반으로 인한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논지는 이유가 없다.
2. 상고이유 제2점에 대하여
무권대리행위에 대한 추인은 무권대리행위로 인한 효과를 자기에게 귀속시키려는 의사표시이니만큼 무권대리행위에 대한 추인이 있었다고 하려면 그러한 의사가 표시되었다고 볼 만한 사유가 있어야 하고, 무권대리행위가 범죄가 되는 경우에 대하여 그 사실을 알고도 장기간 형사고소를 하지 아니하였다 하더라도 그 사실만으로 묵시적인 추인이 있었다고 할 수는 없는 것인바(당원 1990. 3. 27. 선고 88다카181 판결, 1982. 6. 22. 선고 81다카804 판결, 1967. 12. 18. 선고 67다2294, 2295 판결 등 참조),권한 없이 기명날인을 대행하는 방식에 의하여 약속어음을 위조한 경우에 피위조자가 이를 묵시적으로 추인하였다고 인정하려면 그와 마찬가지로 추인의 의사가 표시되었다고 볼 만한 사유가 있어야 할 것이다.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이 사건에서 묵시적인 추인으로 볼 소지가 있는 사정으로 ① 소외 1이 피고가 사용하는 약속어음 용지를 피고의 허락 없이 임의로 가져가 소외 태진기업 주식회사의 인감을 날인하여 이 사건 약속어음을 발행한 후, 피고가 소외 이은모를 통하여 위 어음용지에 붙어있던 부전지를 건네받으면서 소외 1이 이 사건 약속어음을 발행하였으나 소외 한국진카트 주식회사에서 해결할 테니 걱정하지 말라는 말을 듣고 이를 믿은 나머지 소외 1에 대하여 형사 고소를 하거나, 이 사건 약속어음에 대하여 사고신고를 하지 아니한 사실, ② 그 이후 피고가 거래 은행인 신한은행으로부터 새로운 약속어음 용지를 교부받기 위하여 신한은행에 위 약속어음 용지를 포함하여 종전에 교부받은 약속어음 용지의 사용 내역을 기재한 발행사실확인서와 위 부전지를 제출한 사실 등을 인정하고{원심이 채택한 증인 문태영(피고로부터 위 발행사실확인서와 부전지를 제출받은 신한은행 주임)의 증언에 의하면 피고가 신한은행 퇴계로 지점에 위 발행사실확인서와 부전지를 제출하면서 피고의 인감이 아닌 다른 인감이 찍힌 약속어음이 있는데 그 추심에 응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고지하기도 하였다는 것이다.} 그와 같은 사유만으로는 피고가 이 사건 어음 위조에 대하여 묵시적으로라도 추인을 하였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는바, 위와 같은 사실관계라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하고, 여기에 논하는 바와 같이 약속어음 발행행위의 추인에 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논지도 이유가 없다.
3.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의 부담으로 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최종영(재판장) 이돈희 이임수(주심) 서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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