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해배상(기) [대법원 1997. 6. 27., 선고, 97다15258, 판결] 【판시사항】 [1] 초등학생들 사이에서 일어난 교내 사고에 대한 교장 또는 교사의 보호·감독의무위반으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의 범위 및 그 판단기준 [2] 정규 학습 시작시간 전에 교실에서 아크릴판을 던져 중간에 앉아있던 급우의 눈을 다치게 한 경우, 교사 등에게 보호·감독의무위반의 책임을 지울 수 없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1] 초등학교의 교장이나 교사는 학생을 보호·감독할 의무를 지는 것이나 이러한 학생에 대한 보호·감독의무는 학교 내에서의 학생의 모든 생활관계에 미치는 것은 아니고 학교에서의 교육활동 및 이에 밀접불가분의 관계에 있는 생활관계에 한하며, 그 의무의 범위 내의 생활관계라고 하더라도 사고가 학교생활에서 통상 발생할 수 있다고 하는 것이 예측되거나 또는 예측가능성(사고발생의 구체적 위험성)이 있는 경우에만 교장이나 교사는 보호·감독의무위반에 대한 책임을 진다고 할 것이고, 그 예측가능성에 대하여는 교육활동의 때, 장소, 가해자의 분별능력, 가해자의 성행, 가해자와 피해자의 관계, 기타 여러 사정을 고려하여 판단할 필요가 있다. [2] 가해자와 피해자가 초등학교 6학년생들로서 비록 책임을 변식할 지능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초등학교 6학년 정도라면, 대체로 학교생활에 적응하여 상당한 정도의 자율능력, 분별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고, 가해자의 성격도 친구들과 잘 사귀고, 책임감이 강한 학생이었으며 피해자와도 원만한 사이였고, 이전에는 교실에서 학생들 사이에 아크릴판을 던지는 등의 장난 등은 없었던 경우, 호기심이 많은 학생들이 장난 등 돌발적인 행동을 할 가능성이 많다고 하여 자율학습이 시작되기 전에 교실에서 주인을 찾아주려는 마음에서 실과수업교재인 아크릴판을 던지는 등으로 인하여 잘못되면, 신체에 커다란 충격을 줄 수 있는 위험한 행위를 하리라는 구체적인 위험성이 있다거나 담임교사 등이 이를 예측하였거나 예측가능하였다고 보여지지는 아니하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돌발적이거나 우연한 사고에 대해서까지 교사 등에게 보호·감독의무위반의 책임을 지울 수는 없다고 한 사례.

【참조조문】

[1]

국가배상법 제2조 제1항 ,

민법 제753조 ,

제755조 ,

제756조

[2]

국가배상법 제2조 제1항 ,

민법 제753조 ,

제755조 ,

제756조

【참조판례】

[1]

대법원 1993. 2. 12. 선고 92다13646 판결(공1993상, 960),


대법원 1994. 8. 23. 선고 93다60588 판결(공1994하, 2502),


대법원 1995. 12. 26. 선고 95다313 판결(공1996상, 522),


대법원 1996. 8. 23. 선고 96다19833 판결(공1996하, 2853),


대법원 1997. 2. 14. 선고 96다38070 판결(공1997상, 753),


대법원 1997. 6. 13. 선고 96다44433 판결(공1997하, 2147)


【전문】 【원고,피상고인】 【피고,상고인】 서울특별시 (소송대리인 변호사 김승렬)

【원심판결】 서울고법 1997. 2. 19. 선고 96나35066 판결

【주문】 원심판결 중 피고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그 내세운 증거를 종합하여, 원고 1과 소외 1, 소외 노병환은 피고 산하의 서울 도곡초등학교 6학년 2반에 재학 중이던 학생들이었는데, 위 소외 1은 1992. 10. 12. 07:40경 위 교실 내에서 실과수업교재인 아크릴판(가로 약 25cm, 세로 약 28cm, 두께 약 2mm)을 발견하고 교실에 있던 학생들에게 누구 것이냐고 물어보자 위 노병환이 자신의 것이라고 말하고 자신이 가지러 갈테니 던지지 말라고 말하였음에도 위 소외 1은 이를 위 원고의 뒤에 서있던 위 노병환을 향하여 던졌는바, 위 아크릴판이 위 원고의 오른쪽 눈에 맞는 바람에 위 원고로 하여금 우안 천공성 각막열상 등을 입게 한 사실, 위 학교의 1교시 수업은 09:10에 시작되고, 08:40부터 09:00까지 자율학습이 시행되는데, 위 원고와 위 소외인들은 위 학교에서 정한 등교시간보다 일찍 등교하여 위 6학년 2반 교실에 있었고, 당시 위 학교의 교문과 교실문은 모두 열려 있었던 사실, 한편, 위 소외 1이 위 아크릴판을 던지려 할 때 위 원고는 자신의 책상에 앉아 숙제를 하고 있었는데, 뒷자리에 있던 다른 학생이 위 원고에게 "재욱아, 비켜"라고 이야기하였으나 위 원고는 자신이 맞지 않으리라고 생각하고 이를 무시한 채 계속 숙제를 하고 있었던 사실, 이 사건 사고 당시 위 원고는 만 12세 2개월 남짓, 위 소외 1은 만 11세 8개월 남짓 되었고, 위 초등학교의 교장은 소외 임덕재이고, 6학년 2반의 담임교사는 위 이문순인 사실을 인정한 다음, 위 인정 사실에 의하면, 위 초등학교의 교장인 소외 임덕재와 그 담임교사인 위 이문순은 그 보호·감독의 대상이 초등학교 학생들로서 위 아크릴판이 수업교재이어서 학생들이 이를 준비하여 학교에 오게 되므로 학생들이 이를 가지고 장난을 치거나 함부로 던지는 등의 위험한 행동을 하지 못하도록 지도하여야 할 주의의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위와 같은 주의의무를 게을리 한 과실로 인하여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하였다 할 것이어서 피고는 위 임덕재와 위 이문순의 사용자로서 이 사건 사고로 인하여 원고들이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판단하고, 이 사건 사고는 정규 학습시간 이전에 발생하였다는 점에서 위 도곡초등학교의 교장인 위 임덕재나 담임교사인 위 이문순이 보호·감독의무를 부담하는 학교에서의 교육활동 및 이에 밀접불가분의 관계에 있는 생활관계로부터 발생한 사고가 아니고, 가해자와 피해자의 평소 교우관계도 원만하였고 가해자인 위 소외 1이 학습교재의 주인을 찾아 주려다가 우발적으로 발생한 사고로서 학교생활에서 통상 발생할 수 있다고 예측되거나 또는 예측가능성이 있는 경우라고 할 수 없어 위 소외인들은 보호·감독의무위반에 대한 책임이 없다는 피고의 주장에 대하여, 위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사고는 위 도곡초등학교의 교실에서 일어났으며, 이 사건 사고발생 시각은 위 초등학교의 정규 학습 시작시간인 09:10보다 이른 시간이긴 하나 08:40부터 시작되는 자율학습 시간의 준비를 위해 통상 위 시간대부터 학생들이 등교하기 시작하는 관계로 위 초등학교의 교문과 교실문이 모두 열려있던 상태였고, 다소 이른 시간이라 할지라도 일단 학생들이 학습준비를 위해 학교의 교실 내에 들어가 있다면 학교의 교장이나 담임교사의 지도, 감독하에 놓여 있게 된다고 보아야 할 것이며, 위 아크릴판은 수업교재였고, 위 소외 1은 만 11세 8개월 남짓으로 분별능력이 있다고 보기 어려우며, 위 노병환이 위 소외 1에게 자신이 위 아크릴판을 가져가겠다고 하였음에도 위 소외 1이 이를 던져 위 아크릴판이 위 원고의 오른쪽 눈에 맞게 되었는데 이러한 사고유형이 위 어린이들에게서 전혀 예측할 수 없는 것은 아니라고 할 것이어서, 이러한 점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사고는 위 도곡초등학교에서의 교육활동 및 이에 밀접불가분의 관계에 있는 생활관계에서 발생하였다 할 것이고, 위 학교의 교장인 위 임덕재와 담임교사인 위 이문순에게 이 사건 사고의 예측가능성이 없었다고 볼 수 없다고 하여 피고의 위 주장을 배척하였다. 살피건대 지방자치단체가 설치·경영하는 초등학교의 교장이나 교사는 학생을 보호·감독할 의무를 지는 것이나 이러한 학생에 대한 보호·감독의무는 학교 내에서의 학생의 모든 생활관계에 미치는 것은 아니고 학교에서의 교육활동 및 이에 밀접불가분의 관계에 있는 생활관계에 한하며, 그 의무의 범위 내의 생활관계라고 하더라도 사고가 학교생활에서 통상 발생할 수 있다고 하는 것이 예측되거나 또는 예측가능성(사고발생의 구체적 위험성)이 있는 경우에만 교장이나 교사는 보호·감독의무위반에 대한 책임을 진다고 할 것이고, 그 예측가능성에 대하여는 교육활동의 때, 장소, 가해자의 분별능력, 가해자의 성행, 가해자와 피해자의 관계, 기타 여러 사정을 고려하여 판단할 필요가 있다 할 것인바( 대법원 1993. 2. 12. 선고 92다13646 판결, 1994. 8. 23. 선고 93다60588 판결, 1995. 12. 26. 선고 95다313 판결 등 참조), 이 사건 사고가 일어난 시간은 학생들이 등교하여 자율학습을 준비하는 시간으로서 교육활동과 밀접불가분의 관계에 있어 그 시간 중의 교실 내에서의 학생의 행위에 대하여는 교사의 일반적 보호·감독의무가 미친다고 할 것이다. 그러나 기록에 의하면, 초등학교 6학년생들인 가해자는 11세 8개월 남짓, 피해자는 12세 2개월 남짓되고, 비록 책임을 변식할 지능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초등학교 6학년 정도라면, 대체로 학교생활에 적응하여 상당한 정도의 자율능력, 분별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고, 가해자의 성격도 친구들과 잘 사귀고, 책임감이 강한 학생이었으며 피해자와도 원만한 사이였고, 이 사건 사고 전에는 교실에서 학생들 사이에 아크릴판을 던지는 등의 장난 등은 없었던 것으로 보이는바, 이러한 가해자들의 분별능력과 성행, 피해자와의 관계 등을 고려할 때 호기심이 많은 학생들이 장난 등 돌발적인 행동을 할 가능성이 많다고 하여 자율학습이 시작되기 1시간 전에 교실에서 주인을 찾아주려는 마음에서 실과수업교재인 아크릴판을 던지는 등으로 잘못되면, 신체에 커다란 충격을 줄 수 있는 위험한 행위를 하리라는 구체적인 위험성이 있다거나 담임교사 등이 이를 예측하였거나 예측가능하였다고 보여지지는 아니하므로 이 사건 사고는 돌발적이거나 우연한 사고로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러한 경우까지 교사 등에게 보호·감독의무위반의 책임을 지울 수는 없다고 봄이 상당하다 할 것이다. 그럼에도 원심이 이와 다른 견해에서 피고의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한 것은 학교의 교장이나 교사의 보호·감독의무위반 책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을 범한 것이라 할 것이므로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있다. 그러므로 피고의 상고이유 중 나머지 점에 관하여 판단할 필요 없이 원심판결 중 피고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관여 법관들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박만호(재판장) 박준서 김형선(주심) 이용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