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시사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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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박에 의한 법률행위가 무효로 되기 위한 요건

【판결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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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박에 의한 법률행위가 하자 있는 의사표시로서 취소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나아가 무효로 되기 위하여는 강박의 정도가 단순한 불법적 해악의 고지로 상대방으로 하여금 공포를 느끼도록 하는 정도가 아니고, 의사표시자로 하여금 의사결정을 스스로 할 수 있는 여지를 완전히 박탈한 상태에서 의사표시가 이루어져 단지 법률행위의 외형만이 만들어진 것에 불과한 정도이어야 한다.

【참조조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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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법 제110조

【참조판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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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984. 12. 11. 선고 84다카1402 판결(공1985, 163)
대법원 1992. 11. 27. 선고 92다7719 판결(공1993상, 242)
대법원 1996. 4. 26. 선고 94다34432 판결(공1996상, 1667)
대법원 1996. 10. 11. 선고 95다1460 판결(공1996하, 3285)

【전 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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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고,상고인】 권철현 외 2인 (원고들 소송대리인 변호사 박우재)

【피고,피상고인】 주식회사 국제상사 외 1인 (피고들 소송대리인 변호사 임동진 외 3인)

【원심판결】 부산고법 1996. 10. 10. 선고 91나10725 판결

【주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원고들의 부담으로 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본다.

원심은 거시 증거에 의하여 원고들은 소외 연합철강공업 주식회사와 그 계열회사인 소외 연합물산 주식회사, 연합통운 주식회사(1977. 12. 20. 국제통운 주식회사로 상호변경됨), 연합개발 주식회사(1978. 1. 1. 국제토건 주식회사로 상호변경됨)의 주식을 보유하고, 그 경영권을 행사해 오다가 1977. 2. 26. 판시와 같이 원고들의 주식을 피고들 또는 후에 피고 국제상사 주식회사에 흡수합병된 국진기업 주식회사에 각 매도하는 일련의 매매계약들을 체결한 사실, 위 계약 당시에 매매대금 합계액 5,724,000,000원 중 일부 지급에 갈음하여 원고들이 당시 부담하고 있던 세금 등 5,224,000,000원의 채무를 피고들이 인수하였고, 원고들은 그 무렵 나머지 대금 500,000,000원을 지급받은 사실을 인정한 다음, 이 사건 매매계약은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중앙정보부, 청와대사정비서실, 재무부장관, 검찰 등이 주장과 같은 일련의 부정한 공권력을 행사하여 이루어진 것이므로 반사회질서의 법률행위에 해당되어 무효이거나, 원고들로서는 항거할 수 없는 국가권력기관의 위법·부정한 공권력에 의한 강요로 원고들의 의사결정의 자유가 완전히 빼앗긴 상태에서 이루어진 것이어서 무효이고, 또한 그 공권력행사로 원고들의 신체적, 경제적 궁박상태에 있는 것을 이용하여 위 회사들의 실제 재산가치에 훨씬 못 미치는 금액으로 매매대금이 결정되었으므로, 불공정한 법률행위로서도 무효라는 원고들의 주장에 대하여, 원고들 주장과 같은 위헌·불법적인 공권력행사가 계약의 성립에 영향을 미쳤다고 보아 그 의사표시의 하자가 있다고 함은 몰라도 주식의 매매를 목적으로 한 이 사건 계약이 선량한 풍속이나 사회질서에 반하여 무효라고 볼 수 없으며,강박에 의한 법률행위가 하자 있는 의사표시로서 취소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나아가 무효로 되기 위하여는 단순한 불법적 해악의 고지로 상대방으로 하여금 공포를 느끼도록 하는 정도가 아니고, 강박의 정도가 의사표시자로 하여금 의사결정을 스스로 할 수 있는 여지를 완전히 박탈한 상태에서 이루어져 단지 법률행위의 외형만이 만들어진 것에 불과한 경우를 말하는 것인데, 원고들이 제출한 증거에 의하여도 이 사건 계약이 국가권력기관이나 주거래은행의 강박에 의하여 원고들의 의사결정의 자유가 완전히 빼앗긴 상태에서 이루어졌다고 단정하기에는 부족하므로 이에 관한 주장은 이유 없고, 나아가 이 사건 계약이 원고들의 궁박을 틈탄 현저히 불공정한 행위라는 점을 인정할 만한 증거도 없다고 하여 위 원고들의 주장을 모두 배척하고, 이 사건 계약이 무효임을 전제로 하는 원고들의 이 사건 청구를 모두 기각한 제1심 판결을 유지하였다.

살피건대 반사회질서의 법률행위나 강박에 의한 법률행위에 관한 원심의 판시는 당원의 확립된 견해( 당원 1984. 12. 11. 선고 84다카1402 판결, 1992. 11. 27. 선고 92다7719 판결, 1996. 4. 26. 선고 94다34432 판결등 참조)에 따른 것으로 정당하고, 나아가 관계 증거를 살펴보면 이 사건 계약이 원고들의 의사결정의 자유가 완전히 빼앗긴 상태에서 이루어졌다거나 원고들의 궁박을 틈탄 현저히 불공정한 행위라고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는 원심의 판단도 수긍할 수 있으므로, 원심판결에 소론과 같은 법리오해나 심리미진, 채증법칙 위배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논지는 이유 없다.

그러므로 상고를 모두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들의 부담으로 하기로 관여 법관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최종영(재판장) 정귀호 이돈희(주심) 이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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