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5다6601
부당이득금 [대법원 1996. 6. 25., 선고, 95다6601, 판결] 【판시사항】 [1] 교환계약의 대상인 양 토지에 대하여 공공용지의취득및손실보상에관한특례법에 따른 협의취득이 이루어진 경우, 쌍방의 소유권이전등기의무의 이행불능에 대한 귀책사유 유무(적극) [2] 쌍무계약 당사자 쌍방의 급부가 모두 이행불능이 된 경우, 당사자 일방이 상대방에 대하여 대상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는지 여부(소극)
【판결요지】 [1] 공공사업의 시행자가 공공용지의취득및손실보상에관한특례법에 따라 그 사업에 필요한 토지를 협의취득하는 행위는 토지수용의 경우와는 달리 사경제주체로서 하는 사법상의 법률행위에 지나지 아니하여, 토지 소유자는 그 협의매수의 제의에 반드시 응하여야 할 의무가 있는 것은 아니므로, 교환계약의 목적물인 양 토지가 이후 공공사업의 시행자에게 공공용지의취득및손실보상에관한특례법에 따라 각 협의취득되었다면, 쌍방은 그 각 토지에 관한 소유권이전등기의무의 이행불능에 대하여 각 귀책사유가 없다고 단정할 수 없다. [2] 쌍무계약의 당사자 일방이 상대방의 급부가 이행불능이 된 사정의 결과로 상대방이 취득한 대상에 대하여 급부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그 당사자 일방이 대상청구권을 행사하려면 상대방에 대하여 반대급부를 이행할 의무가 있는바, 이 경우 당사자 일방의 반대급부도 그 전부가 이행불능이 되거나 그 일부가 이행불능이 되고 나머지 잔부의 이행만으로는 상대방의 계약목적을 달성할 수 없는 등 상대방에게 아무런 이익이 되지 않는다고 인정되는 때에는, 상대방이 당사자 일방의 대상청구를 거부하는 것이 신의칙에 반한다고 볼 만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당사자 일방은 상대방에 대하여 대상청구권을 행사할 수 없다.
【참조조문】 [1] 민법 제390조, 제537조, 제596조, 공공용지의취득및손실보상에관한특례법 제2조 제4호 [2] 민법 제390조, 제536조
【참조판례】 [1] 대법원 1992. 10. 13. 선고 91다34394 판결(공1992, 3123), 대법원 1994. 12. 13. 선고 94다25209 판결(공1995상, 480), 대법원 1995. 10. 13. 선고 95다25497 판결(공1995하, 3772) /[2] 대법원 1992. 5. 12. 선고 92다4581, 4598 판결(공1992, 1849), 대법원 1995. 2. 3. 선고 94다27113 판결(공1995상, 1150), 대법원 1995. 12. 22. 선고 95다38080 판결(공1996상, 504)
【전문】
【원고,상고인】
여산송씨 여량군파 종친회 (소송대리인 변호사 이희태 외 1인)
【피고,피상고인】 【원심판결】 대구고법 1995. 1. 11. 선고 94나744 판결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원고의 부담으로 한다.
【이유】
원고와 그 소송대리인 변호사 이희태의 상고이유(소송대리인 변호사 배만운의 상고이유보충서에 기재된 것은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범위 내에서)를 판단한다.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1986. 12. 19. 원고 종친회의 당시 부회장이었던 소외인이 원고 종친회를 대리하여 피고와 사이에, 대구 달서구 (주소 1 생략) 임야 352㎡, (주소 2 생략) 임야 80㎡ 및 (주소 63 생략) 도로 263㎡ 중 195㎡(이하 이 사건 제1토지라고 한다)와 피고 소유의 (주소 4 생략) 대 630㎡(이하 이 사건 제2토지라고 한다)를 교환하여 1986. 12. 31.까지 서로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하기로 약정한 사실, 그런데 그 각 소유권이전등기가 경료되지 않고 있던 중 위 각 토지가 한국토지개발공사가 시행하는 택지개발지구에 편입되어 일부는 위 공사에 협의취득되고 일부는 수용됨으로써 원고가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하기로 약정하였던 위 제1토지에 대하여는 합계 금 98,501,439원이, 피고가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하기로 약정하였던 위 제2토지에 대하여는 금 157,500,000원이 각 지급된 사실을 인정하고, 쌍무계약인 위 교환계약은 서로가 그 이행의 제공을 하지 아니하고 있던 중 그 계약목적물인 토지가 위 공사에 협의취득 또는 수용됨으로써 쌍방 당사자에게 책임 없는 사유로 그 각 소유권이전등기절차의 이행이 불능으로 되어 민법 제537조의 채무자 위험부담주의의 원칙에 따라 원·피고의 위 각 토지에 대한 각 소유권이전등기의무는 모두 소멸되었다 할 것이므로 그 각 소유권이전등기의무가 소멸되지 않았음을 전제로 하여 그 대상인 위 각 보상금의 차액의 반환을 구하는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다고 판단하였다.
기록에 의하면, 이 사건 제1토지는 원고가 그 종친회원들에게 명의신탁한 원고 소유이고 이 사건 제2토지는 피고 소유인데, 피고는 위 제1토지의 일부를 자기가 경영하는 육계가공공장의 진입도로로 사용하기 위하여 위 토지교환계약을 체결한 사실, 이 사건 제1토지 및 제2토지가 모두 한국토지개발공사가 시행하는 택지개발지구에 편입되자 피고는 1991. 8. 16. 위 제2토지를 위 공사에 협의매도하여 1991. 8. 19. 위 제2토지에 관하여 위 공사 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하여 주었고, 그 직후 원고도 위 제1토지에 관한 일부 명의수탁자들 이름으로 1991. 10. 15. 위 제1토지의 5/6지분을 위 공사에 협의매도하여 1991. 10. 16. 위 토지지분에 관하여 위 공사 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하여 주었으며 위 제1토지의 1/6지분은 1992. 11. 11. 수용된 사실을 알 수 있으므로, 위 교환계약에 따른 이 사건 제1토지 및 제2토지에 관한 소유권이전등기의무는 모두 이행불능이 되었다고 할 것이다.
그런데, 공공사업의 시행자가 공공용지의취득및손실보상에관한특례법에 따라 그 사업에 필요한 토지를 협의취득하는 행위는 토지수용의 경우와는 달리 사경제주체로서 하는 사법상의 법률행위에 지나지 아니하여 토지 소유자는 그 협의매수의 제의에 반드시 응하여야 할 의무가 있는 것은 아니라 할 것이므로( 대법원 1995. 10. 13. 선고 95다25497 판결 참조), 이 사건 제1토지의 5/6지분 및 제2토지가 각 위 특례법에 따라 협의취득된 것이라면 피고는 위 제2토지에 관한 소유권이전등기의무의 이행불능에 대하여, 원고는 위 제1토지의 5/6지분에 관한 소유권이전등기의무의 이행불능에 대하여 각 귀책사유가 없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할 것이므로, 원심이 위 제1토지 및 제2토지가 모두 위 공사에 협의취득 또는 수용되었다는 이유만으로 곧바로 이 사건 교환계약에 기한 원·피고의 각 소유권이전등기의무가 모두 원·피고 쌍방에게 책임 없는 사유로 이행불능이 되었다고 본 것은 잘못이라고 아니할 수 없다.
그러나, 나아가, 가사 쌍무계약의 당사자 일방이 상대방의 급부가 이행불능이 된 사정의 결과로 상대방이 취득한 대상에 대하여 급부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는 경우가 있다고 하더라도, 그 당사자 일방이 대상청구권을 행사하려면 상대방에 대하여 반대급부를 이행할 의무가 있다고 할 것인바, 이 경우 당사자 일방의 반대급부도 그 전부가 이행불능이 되거나 그 일부가 이행불능이 되고 나머지 잔부의 이행만으로는 상대방의 계약목적을 달성할 수 없는 등 상대방에게 아무런 이익이 되지 않는다고 인정되는 때에는, 상대방이 당사자 일방의 대상청구를 거부하는 것이 신의칙에 반한다고 볼 만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당사자 일방은 상대방에 대하여 대상청구권을 행사할 수 없다고 봄이 상당하다 할 것이다.
이 사건에서, 쌍무계약인 위 토지교환계약의 목적물인 이 사건 제1토지 및 제2토지가 모두 공공사업의 시행자에 의하여 협의취득되거나 수용됨으로써 당사자인 원·피고의 상대방에 대한 각 토지 소유권이전등기의무가 이행불능으로 되었고, 피고가 원고의 대상청구를 거부하는 것이 신의칙에 반한다고 볼 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음을 인정할 만한 자료가 없으니, 원고는 위 교환계약에 따른 피고의 제2토지에 관한 소유권이전등기의무가 이행불능이 된 사정의 결과로 피고가 취득한 대상의 급부를 청구할 수 없다고 할 것이고, 따라서 원고가 피고에 대하여 그 대상청구를 할 수 있음을 전제로 피고가 위 공사로부터 받은 위 제2토지의 보상금에서 원고의 피고에 대한 소유권이전등기의무의 목적물인 제1토지의 보상금으로 원고가 위 공사로부터 받은 금원을 공제한 나머지 차액의 반환을 구하는 원고의 주장을 배척한 원심판결의 결론은 위 인정의 사실관계에 비추어 옳고, 거기에 상고이유로 주장하는 바와 같은 대법원판례 위반, 법리오해의 위법이나 심리미진의 위법 등이 있다 할 수 없다.
그리고, 위와 같은 경우에 위 교환계약에 따라 피고가 원고에게 이전하기로 약정하였던 제2토지에 대한 보상금이 원고가 피고에게 이전하기로 약정하였던 제1토지에 대한 보상금보다 많다고 하더라도 피고가 원고와의 관계에서 위 보상금의 차액을 법률상 원인 없이 이득한 것이라고 볼 수 없다. 이 점에 관한 주장도 이유 없다.
따라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의 부담으로 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임수(재판장) 김석수 정귀호(주심) 이돈희